▲ 심보균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지난 1년을 소화하며 "민선6기 전북도정의 순항에 일조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장태엽 기자

심보균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고향 전북에서 1년 남짓한 부지사 재임기간 미래 전북의 희망을 심었다고 평가했다. 심 부지사는 다시 중앙부처로 자리를 옮기게 됐지만 마지막까지 전북에 깊게 자신의 마음을 심어 놓고 있었다.

심 부지사는 그동안 내세웠던 ‘농도 전북’을 이제는 ‘농생명 수도 전북’이라고 바꿔 불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 산업인 농업을 6차 산업을 넘어 융복합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 농생명 전북을 주창했다.

심 부지사는 전북은 산업화와 정보화는 늦었지만 전통문화와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 기회의 땅 새만금을 합치면 전북은 향후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핵심지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북은 한옥마을과 군산근대문화, 국립공원에 인간의 가치, 문화의 가치, 역사의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다”며 “송하진 지사의 농생명은 그동안 농업 잠재력을 끌어내 전북의 새로운 산업으로 토대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무원들에게는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도내 공무원들은 공심(公心)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는 공무원이 공공마인드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음주운전 등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공심을 저버리고 유혹에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심 부지사는 “공무원들의 봉급이 적지 않다. 국민의 세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민의 세금을 받는 만큼 도민에게 보상하고 자세가 있어야 한다. 비용의식에 대해 두려울 정도로 도민에게 보상이 되돌아가야 한다”고 했다./편집자

-고향에서 행정부지사를 지내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인가.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지난 1년은 저 개인적으로는 크나큰 영광으로 감회가 새로웠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큰 보람은 송 지사님을 도와 민선6기 전북도정의 순항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민선6기 시작과 함께 조직의 틀을 잡고 도정 3대 키워드의 추진기반을 마련했다는 점과 오랜 숙원인 연구개발 특구 지정,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 백제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등 경사와 함께했다는 점도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메르스가 전북에서 발생했을 때 총지휘를 맡았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과 잘 마무리 된 것을 첫 번째로 뽑는다면.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로 조기종식을 가져왔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메르스 발생후 정부의 초기대응 미숙으로 불안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전북지역의 확진판정을 받은 3명 중 두 분은 안타깝게도 사망하는 등 도민들의 불안감은 확산일로에 있었다.
이러한 불안감은 전주, 김제, 순창 등 메르스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구매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농민과 소상공인 관련 매출액 감소가 빠르게 나타났다. 지금은 그 여파가 많이 줄었지만 피해를 입은 도민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외지 관광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상가 및 숙박업소 매출액이 평소대비 3분의1로 급감하고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도 감염을 우려한 도민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구매활동이 위축돼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고통이 가시화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도민들께서 큰 동요 없이 일상생활을 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위기 속에서도 도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슬기롭게 극복하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도민께 감사드린다.

-민선6기 핵심공약인 삼락농정의 경우, 전임 지사와 달리 농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성공을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농업은 특성상 단시일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는 것 모두가 알고 있지 않는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차분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민선6기 핵심정책인 삼락농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IT산업, 관광산업 등과 융복합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해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전용산업단지가 준공했으며, 김제 민간육종단지 조성으로 ‘글든시드’의 거점지역으로 급부상하며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더욱이 쟁쟁한 지역을 물리치고 농식품 소프트웨어 융복합 클러스터 유치로 ‘농생명 산업의 1번지’로서 위상도 갖추어 가고 있어 혁신도시의 근간이 되고 있는 농진청을 비롯한 농업관련 국가기관과 연구개발특구의 연계 활성화도 기대된다.
농업과 관광의 융복합도 농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  

-한중FTA로 농도전북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는데.

맞는 말이다. 한중 FTA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대 중국 수출액은 12억6200만달러, 수입액은 10억3300만달러로 2억3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금액대비 대 중국 수출은 14.29%, 수입은 22,69%다. ‘물이 흘러 곧 도랑이 될 것이다(水到渠成).’ 지난 1992년 국교를 수립하면서 당시 중국 이붕 총리가 한 말임.
그가 예측한 양국간 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은 도랑을 넘어 ‘바다’를 이루고 있다. 2014년말 기준 양국의 수출입 규모가 2,354억 달러로 지난 2000년 대비 10배 가까이 확대되면서 양국의 경제발전을 돈독히 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
한중 FTA가 체결된 2015년을 계기로 양 지역간의 교역이 더욱 활성화되어 성장기반 강화에 실질적 기회가 제공되고 있어 앞으로 한?중 FTA가 발효되면 경제 총량 규모로 12조 달러의 거대 시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중 양국은 인적 교류에서 '1000만 명 시대'를 열어가고 있기 때문에 전북도의 입장에선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1일 생활권’으로서 양국의 인적·물적 교류가 증가함에 따라 '한류(韓流?한국 문화 열풍)'와 '한풍(漢風?중국 문화 바람)'의 시너지 효과가 전북도가 농업을 기반으로 한 농식품산업을 발전시켜 거대시장인 중국을 겨냥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전북은 경제화와 정보화가 늦었지만 천혜의 자연과 문화유산이 있다. 이를 통한 토탈관광을 역점으로 삼고 있는데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항이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항공오지로 인한 국제선 항공이용 불편을 해소하고, 중국과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항공수요 창출과 국내외 대기업 투자유치를 통하여 새만금지역 개발촉진 및 전라북도 지역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공항은 필수다.
전북도는 그동안 차별화된 인센티브와 새만금 지구라는  매우 유리한 해외자본 유치 여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공항 등 필수 SOC여건 부족으로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적자였던 청주공항이 흑자 직전까지 이른 것은 중국 관광객인 요우커들의 항공이용도 큰 몫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새만금사업과 함께 한·중 FTA에 의한 한·중간 인적, 물적 교류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이전, 국가식품클러스터 착수, 국립태권도원 개원으로 새로운 국제항공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새만금 지역에 외자유치와 한중경협단지 조성 발표와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예정 등으로 국제공항은 필수 SOC이고, 눈앞의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국가기간 필수 SOC인 공항 건설의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포스트 새만금이 없다. 장기적인 전북 프로젝트는 뭐가 있나
사실 그동안 개발방향이 하드웨어에 치중되다보니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면 거의 대형 SOC와 연관되어 있다. 전라북도의 경우 용담댐에 이어 새만금사업과 같은 대형토목사업 위주의 사업에 치중하다보니 매년 국가예산확보 평가에서도 실질적인 신규 사업 위주의 ‘질적’인 부분보다는, 이른바 큰 거 ‘한방’이라는 ‘양적’인 문제에 치중하게 된다.
이젠 도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내실 있는 예산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새만금사업의 경우 국가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전북지역에서 추진된다는 이유로 주요 현안의 ‘블랙홀’로 작용, 오랜 기간 동안 신규 사업 추진이나 국가예산 확보에 있어서 불이익을 감내해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토목사업 위주의 하드웨어를 지양하고 성장동력산업을 이끌 소프트웨어에 집중을 해야 한다. 2015년도 신규사업 200개에 대한 예산을 확보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총2조8000억원 사업 효과를 가지고 있다. 농생명과 탄소산업이 ‘포스트 새만금’이라 할 수 있다.

-노령화가 급격히 되면서 전북도의 발전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우리 아들딸들이 고향에서 대기업에 다닐 수 있도록 하면 될 것 같다. 기업유치가 중요하다.
전북은 현재 산업인프라가 취약하여 취업이나 창업여건도 좋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전북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도 있다. 전북도의 장점은 식품과 농생명, 문화콘텐츠, 탄소분야가 대표적이다.
앞으로 이런 분야에서 창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기업이 전북에 몰려오도록 기업환경을 조성해 나간다면 청년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일자리’의 개념이 성과위주의 일자리정책 추진으로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으로 한정된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일자리는 3차 산업까지 포함해 넓게 생각해야 하며, 관광 등 서비스 산업분야를 포함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찾아내야 할 때다.

-기업 유치를 하고 있지만 기존에 있던 도내 기업들의 역차별도 부각되고 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전라북도는 산업인프라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전북도는 중소기업 비중이 99.4%, 10인이상 50인미만 기업 비중이 35.3%로 중소기업 중심으로 제조업이 운영되고 있다.
농공단지 및 개별입지 중소기업은 전체 제조업체 중 71%를 차지하고 대부분 농촌에 소재하고 있어 기업환경도 매우 열악하다.
현재 전북도의 친기업 환경조성을 위한 주요시책으로 기업애로 해소 시스템 운영, 중소기업육성자금 원금 상환 유예조치, 기업유치투자보조금(인센티브)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식품, 농생명, 탄소분야 등 산업인프라를 확대하고, 도내 기업들의 친 기업환경 조성을 위해 기업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다양한 기업지원 시책 발굴에 도정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확신고 있다.

-지방자치는 중앙정부 통치에 불과하다. 행정부지사로 겪어본 지방자치의 중요성은 무엇인가.
1991년(지방의회)과 1995년(민선단체장) 부활한 지방자치가 지역의 일꾼을 내가 뽑는다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산시켰다는 점에서 우리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지역특성에 맞게 실국하나 늘리려 해도 지방자치법(112조)에 의거 대통령의 기준에 따르도록 하는 등 자율성이 매우 부족하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63.5%였으나 현재는 45.1%로 크게 떨어지는 등 중앙정부의 권한과 예산을 이양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사업임에도 지방재정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고 기존의 국고 보조사업도 보조율 인하와 지방비 매칭비율을 높이고 있어 열악한 지방재정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자치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법률 제·개정이 필요하다.

-후배 공무원들이 마음속에 가져할 명제가 무엇이 있을까.
어떤 조직의 구성원들이 바쁘게는 움직이는데 성과가 없다면 그 조직은 살아 있다고 볼 수 없다. 이는 일은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일하는 것과 일을 잘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주어진 임무에 충실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만족을 해서는 자기 발전은 물론 조직, 나아가 전라북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전북의 미래에 대한 통찰이 없다거나, 더 이상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없다면 행정은 신뢰를 잃고 결국은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 또 뒤로 밀리고 말 것이다.
소관업무에 대해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일을 잘해 나간다면, 겉으론 유연한 것 같으면서도 내적으로는  부서 간 유기적인 소통으로 이어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본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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