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인들의 숨결 한 자락마저 오롯이 담아내는 귀한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윤석중)이 국악 본고장으로서 전통예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구술 채록한 ‘전북의 전통예인 구술사 16,17,18권’을 펴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개년 연속사업으로 전북도 지정 예능보유자 중 연장자 순으로 구술 의지가 있는 이들 24명을 취재하는 것의 일환이다.

예술가의 길로 접어든 계기부터 과정, 인생의 크고 작은 사건, 희로애락에 이르기까지 삶과 예술세계를 모두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주인공들의 말씨를 그대로 기록해 정보와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생생하다.

16~18권 3권을 엮은 이번에는 전북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춘향가 보유자 이용길△제40호 가야금산조 보유자 지성자△제7-3호 김제농악 설장고 보유자 김해순이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구술채록은 국악원 학예연구사인 김정태 김무철 서경숙이 각각 맡았다.

현재 창극계에서 왕이나 황제 역할로 손꼽히는 이용길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가 하면 전국각지에서 안 해 본 장사가 없었으나 꿈을 붙잡은 채 오늘에 이른 과정을 소개한다.

지성자를 언급함에 있어 한국 근대음악의 아버지인 생부 지영희와 성금연제 가야금 산조를 정립한 어머니 성금연을 빼 놓을 수 없지만 역량이나 개성만큼은 온전히 그의 것임을 엿볼 수 있다.

센 사주를 누르기 위해 얼떨결에 농악을 배우기 시작한 김해순은 불행했던 어린 시절과 험난한 결혼생활, 괴로웠던 인간관계 속에서도 유일한 쉼터 농악을 붙들었던 지난날을 풀어놨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