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춘추전국시대 백가쟁명, 백화제방의 활발한 사상적 토론이 가능할까? 미국처럼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을까?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주권의 형성과 실천의 장’을 펴낸 이춘구 전북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방법으로는 영국 존 밀턴의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을 택했다.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진리가 항상 승리하고, 공동체 구성원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며 공동체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사회 즉 우리가 바라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상과 지식을 시장에 내놓고 검증 받아야 한다.

이는 존 밀턴이 주장한 것처럼 진리가 허위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우리가 진리에 도달할 때, 사전에 검열을 받지 않는 표현 및 언론의 자유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 근대시대의 이정표적 이론으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구축하는 밑바탕이 됐으며 영국에서 싹을 틔우고 미국으로 건너가 꽃을 피웠다.

영국의 압제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사전억제를 받지 않는 표현 및 언론의 자유가 새로운 국가 건설에 가장 절실한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주권자들이 모여 일반의지를 형성하고 일반의지에 따라 국가공동체를 형성한다고 본 것이다.

글쓴이는 대한민국도 다르지 않다고 언급한다. 우리 역사 전체에서 영국과 미국, 그리스 등지에서 논의되는 이론을 유추할 수 있는 장면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일례로 일제 식민사관이 신화로 폄하하는 고조선의 개국과정을 보면 그리스 아고라처럼 신시에서 만인의 논의로 임금이 세워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결정판은 홍익인간 재세이화의 숭고한 개국이념이다. 화백회의, 소도, 풍류도, 제천의식 등을 시원적 사상의 자유시장으로 유추한다. 왕정시대의 활발한 상소나 간언, 마을 공동체의 의사결정구조에서 단초를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동학혁명, 3‧1운동, 독립운동을 통해 계승됐다.

그러나 이후 연구는 깊게 진전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우리 언론은 ICT 같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다채널 다매체의 무한경쟁시대로 돌입하는 등 보수독재논리와 자유민주논리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미국과는 상당히 다른 사상의 자유시장을 갖게 됐다는 것.

그만큼 영국과 미국의 이론을 충분히 해석, 전달할 뿐 아니라 우리 역사와 법 감정에 맞는 한국식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을 정립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완주 출생으로 전북대 법학과를 마쳤다. 30년 동안 KBS 기자로 재직하면서 KBS 모스크바 지국장과 전주총국 보도국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논문 ‘자유민주주의의 공법적 고찰’ ‘학생인권조례의 공법적 고찰’과 한시집 ‘모란꽃 동행’ ‘경제민주화: 자유와 평등의 조화’가 있다.

이지출판. 568쪽. 28,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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