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병천이 5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 ‘북쪽녀자’는 한국이 아니면 불가능한 러브스토리에서 출발한다.

지난 2008년 7월 활발하게 추진되던 금강산 관광사업의 안내자였던 남쪽의 남자 백산서와 북쪽의 여자 림채하. 이 두 사람은 금강산의 구룡연 코스를 안내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갑작스런 총격사건으로 관광객 한 명이 죽는 일이 발생하고 금강산 관광사업은 중단되고 만다.

그렇게 기약 없는 이별이 시작되자 고통 속에 있던 두 사람은 2011년 8월 두만강을 건너고야 만다. 북으로, 남으로 서로를 위해 목숨 건 긴 여정을 시작했지만 남한 정권이 바뀐 후  급속도로 얼어 붙어가는 남북관계와 정치계의 검은 음모에 휘말려 둘의 사랑과 운명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데. 

40여일을 만나고 7년 간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다소 비현실적인 남남북녀의 사랑은 작가의 꼼꼼한 자료조사와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토대로 생생하게 회고하고 진술하면서 사실성과 애절함을 지닌다. 절절한 로맨스에 그치지 않고 남북분열이라는 뼈아픈 현실까지 들춰내 무게감도 더한다.

전주 출신으로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우리의 숲에 놓인 몇 개의 덫에 관한 확인’,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더듬이의 혼’이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소설집 ‘사냥’ ‘홀리데이’, 중편집 ‘모래내 모래톱’, 장편소설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 ‘저기 저 까마귀떼’ ‘에덴동산을 떠나며’ ‘90000리’, 어른을 위한 동화 ‘세상이 앉은 의자’등이 있다. 다산책방. 281쪽. 13,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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