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 대왕묘에서 성인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를 비롯해 몇몇 유물이 나왔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조선총독부박물관 자료 공개사업으로 익산 쌍릉 출토 유물에 대한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여러 유물이 발견됐다.

‘익산 쌍릉’은 1917년 일본인 학자 야쓰이 세이이치에 의한 수습조사 후 아주 간략한 보고만 이뤄졌는데 대왕묘와 소왕묘 모두 백제 수도 부여에 있는 왕릉과 동일한 굴식돌방무덤이라는 게 밝혀졌으며, 학계에서는 무덤의 주인공을 백제 무왕(재위 600~641)과 왕비로 추정해 왔다.

박물관이 최근 과학적 조사·분석을 통해 쌍릉 대왕묘 목관 내부에서 4점의 치아를 출토했다. 전반적인 마모 정도가 유사하며 중복된 부위가 없어 한 사람 것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 중 상태가 양호한 견치와 어금니는 성인(20~40세) 여성의 것일 경우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 대왕묘 석실 내부 목관 앞에서 적갈색 연질 토기 1점이 출토됐다. 바닥이 둥글고 물레를 이용, 표면을 마무리한 건 당시 백제 지역에서 유행한 바닥이 편평한 회색계통 그릇과 다르고 경주 방내리 고분군 등 신라 지역에서 출토되는 7세기 전반 무렵 토기와 유사해 주목된다.

대왕묘에서 금송으로 만든 대형 목관과 함께 수습된 여러 목재 중 두 개의 목재 편은 수종이 금송인 나무 베개로 예상된다. 파손이 심해 전체적인 형태는 파악키 어려우나 가장자리 한 면이 곡선을 이루며 경사져 무령왕릉에서 나온 왕비의 나무 베개와 같은 유물 가장자리 편으로 추정되는데 외면 일부에는 금박이 얇게 부착돼 있다.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백색 안료 바탕에 묵서로 그린 넝쿨무늬를 확인했다. 매듭 상으로 묶인 넝쿨무늬가 두 갈래로 이어져 639년에 조성된 미륵사지석탑(서탑) 출토 금동제사리외호 문양과 유사하다.

목관에서 발견된 위금 직물은 경금에서 위금으로 직물의 구조가 변하는 걸 보여준다. 불국사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위금 유물보다 시기적으로 1세기 정도 앞서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힌다.

이러한 성과는 백제 사비기 익산 성격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하는 계기가 되고 백제 무왕으로 알려진 대왕묘 피장자의 정체성 논의와 함께 설화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선화공주의 존재에 대한 본격적임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출토유물은 이 달 말 공개하며 학술세미나(3월 말)와 익산시 및 관련학계와 연계한 대규모 학술대회(10월 중)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