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 일인지 내로라하는 원로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늘 따라붙는 관록 대신 청춘을 보여주겠다는 그들의 야심찬 무대가 사뭇 궁금해진다.

전북연극협회(회장 조민철)가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창작소극장에서 ‘두 주막-싸우지 맙시다 2016(원작 박동화/각색 곽병창/연출 조민철)’을 올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2015 원로예술인 공연지원사업’에 선정, 개최하는 공연으로 김기홍 류영규 강택수 배수연 이부열 등 전북 연극을 이끌어온 만 60세 이상 원로배우 5명을 비롯해 현재 활동 중인 이들까지 20여명이 함께한다.

의지완 달리 젊고 빠른 현대연극에서 소외돼 온 원로배우들이 오랜만에 참여하는 데다 그 작품이 ‘두 주막’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고 박동화 선생님의 여러 업적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작품으로 1960년대 전국단위 공모 당선, 전국연극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안겨주는가 하면 창작극회를 창단하는 원동력이 됐던 희곡이기 때문이다.

이후 1993년 곽병창이 시대 배경을 바꾸고 유장영이 작곡한 ‘싸우지 맙시다’로 5개 지역 순회공연과 이듬해 초 앵콜 공연을 이어가며 흥행했다. 20여년 만에 다시금 선보이는 건 그 의미 때문이다. 

앙숙이었던 두 집안의 아들, 딸이 사랑하는 구도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지만 해피엔딩으로 마감,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와는 또 다른 따스함과 행복감을 준다. 나아가 관객과 직접 소통하고 교감코자 한다. 

조민철 회장은 “원로연극인 사업을 계기로 극단 ‘청춘’(가칭)을 창단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일단 단원을 증원하면서 젊은 배우들과 공동 작업하고, 일반 원로들에게도 교육 및 출연 기회를 제공해 전문가와 아마추어 원로들이 함께 꾸려가는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277-7440. 전석 1만 5,000원./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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