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 온 만큼 긴 연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라면 맛과 멋의 고장 전북을 추천한다.
전주 한옥마을은 국내를 넘어서 세계로 뻗어가는 관광지인 만큼 두 번 말할 필요도 없는 전북의 얼굴이다.
거기에 겨울이면 눈꽃의 향연을 이루는 지리산과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지는 부안 변산과 채석강 등도 더할 나위 없는 명소다.
설 명절을 맞아 가 볼만한 도내 대표 관광지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껴본다.<편집자 주>

길거리 음식, 전통 체험, 전동 성당 등 한옥마을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 맛과 멋,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전주 한옥마을
- 연간 965만 명이라는 어마한 수의 관광객이 찾는다는 한옥마을은 오늘이 있기까지 40여년의 긴 시간이 걸렸다.
지난 1977년 1977년 한옥마을보존지구로 지정된 한옥마을은 우리 전통의 가옥 양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풍남동과 교동 일대에 걸쳐 700여 채의 한옥으로 이루어졌다.
1930년 형성된 한옥마을은 양곡수송을 위해 전군가도가 생기면서 전주부성이 허물어지자 서문 밖 천민 거주 지역에 모여 살던 일본인들이 성 안으로 들어와 상권을 형성하면서 세력이 커지자 주민들이 이에 대한 반발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한옥마을의 전경은 오목대에 오르면 한눈에 볼 수 있다. 팔작지붕에 검은 기와가 멋스러운 한옥마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질 때면 숨이 막힐 정도다.
한옥마을 안에는 경기전과 전동성당, 전주향교, 오목대, 학인당 등 문화유적 등이 자리하고 있다.
경기전에는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모셔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전동성당도 꼭 둘러봐야 할 곳 중 하나다.
이외에도 이성계가 왜적을 무찌른 후 승전 기념으로 지은 오목대와 선조 때 지어진 전주향교, 상류층 가옥의 전형적인 예로 민속자료 제8호인 학인당 등이 있다.
또 전통술박물관, 전통한지원, 한방문화센터 등의 전시관과 ‘혼불’의 작가 고 최명희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최명희문학관, 전주전통문화센터도 잊지 말아야 할 곳이다.
이것들과 함께 빠지지 않는 것이 한옥마을의 ‘맛’이다.
거리 곳곳에 줄지어있는 각종 길거리 음식들은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그것들 중 하나다.
맛의 고장 전북인 만큼 길거리음식 맛 또한 뒤지지 않아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다.
맛과 함께 한옥 전통 방식의 숙박도 꼭 해봐야 터.
게스트하우스와 호텔은 한옥 전통 방식을 살려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거기에 주인 네들이 내주는 다과로 요즘 느끼기 힘든 정(情)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눈의 꽃,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이 자리한 지리산
지리산.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6.77m)을 주봉으로 하는 지리산은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하여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렀다고 한다. 동서 100여리의 거대한 산악군으로 위엄을 보이고 있는가 하면 비극적인 민족상잔의 아픔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또 깊고 맑은 계곡을 품고 있는 수려한 풍광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부르고 있다. 특히 한 겨울 눈 시린 맑은 하늘과 하얀 눈의 조화는 지리산의 절경 가운데 하나다.
지리산은 서쪽 끝의 노고단(1507m), 서쪽 중앙의 반야봉(1751m), 그리고 동쪽 끝 천왕봉을 주봉으로 봉을 중심으로 하여 100여 리의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한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종주는 대개 노고단 아래 성삼재에서 시작해 반야봉, 영신봉 등을 거쳐 천왕봉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종주는 봄, 여름, 가을은 물론, 한 겨울에도 2박 내지 3박 일정으로 이뤄진다. 겨울 지리산의 묘미는 깨끗함이다. 물론 폭설이나 한파가 몰아치는 날을 제외하곤 말이다.
전북지역에서 지리산에 오르는 길은 대개 지리산 북부 쪽에서 이뤄진다.
남원 주천을 지나 정령치로 가거나, 인월을 거친 뱀사골이 주요 이용지역이다. 천왕봉에 가까운 함양 백무동도 자주 이용되는 코스다. 특히 하동바위~참샘~소지봉~장터목~천왕봉으로 이어지는 백무동 코스는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정상 등정 코스다.
반면 지리산 남쪽은 전북에서 접근하기가 수월치 않다. 하지만 남쪽에도 중산리, 거림, 의신, 피아골 등 지리산 주 능선으로 올라가는 기점이 많다. 이 가운데 거림은 세석평전으로 올라가는 최단 코스로 인기가 많다. 경사가 심한 북쪽 백무동~한신계곡~세석평전 코스보다 덜 힘들기 때문이다.
거림(巨林)은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하게 계곡을 메우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거림계곡은 세석평전에서 시작되는 거림골을 본류로 하여 연하봉과 촛대봉에서 발원한 도장골, 세석평전에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한벗샘에서 발원한 자빠진골 등의 지류가 모여 형성된 약 8㎞의 계곡이다.
거림은 전주에서 승용차로 2시간 조금 더 걸린다. 전주에서 승용차로 소양IC(익산~포항고속도로)로 진입, 장수JC를 지나 함양을 거쳐 단성 IC(통영~대전고속도로)로 진출한다. 여기서 20번 국도를 타고 중산리 입구를 지나 거림으로 가면 된다.

■ 영화와 같은 절경을 자랑하는 부안 변산과 채석강
해안 절경이 빼어난 외변산을 대표하는 격포를 찾아가는 길이 명승이다.
외변산을 대표하는 명승지로 손꼽히는 격포일대 채석강은 바닷물의 침식작용으로 독특한 해안 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화강암과 편마암 위에 퇴적암이 성층을 이뤄 마치 책을 수만 권 쌓아놓은 듯하다.
중국 당나라 이태백이 즐겨 찾은 채석강과 유사하다고 ‘채석강’이라 이름 붙였으며, 적벽강과 함께 명승 13호로 등재되었다. 물이 들고 날 때를 기다려 바위에 올라서려는 사람들로 늘 번잡하다.
그 안으로 펼쳐지는 격포해변은 소담스런 풍광의 아름다움이 황홀하기까지 하다.
드넓은 해수욕장은 아니어도 인근의 기암절벽과 아담한 모래 해변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붉은 석양이 바다의 수평선에 일렁일 때 마실 나온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은 마치 가지런히 세워놓은 피큐어같다.
인근 격포항에는 수산물어판장이 있고 맛난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부안 스타일로 친절함이 일색이다.
또 선상낚시를 즐길 수는 배들이 있고 격포항 방파제로 이어진 산책로엔 영화 아바타에 나올 법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격포 사내에 다다르면 변산반도 최고의 명소인 채석강이 있다. 자연이 이뤄낸 비경을 감상 할 수 있다
끝으로 부안의 변산9경 가운데 절경으로 꼽히는 직소폭포를 빼놓을 수 없다.
높이 30m 암벽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한여름이면 청아함을 더한다.
내변산 중심에 자리 잡은 직소폭포는 조선이 낳은 여류 시인 매창 이계생, 촌은 유희경과 함께 부안삼절로 꼽힌다. “직소폭포와 중계계곡을 보지 않고는 변산에 관해 얘기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경을 자랑한다.
직소폭포 탐방은 내변산분소에서 시작해 직소폭포까지 2.2km 거리로 주변을 감상하며 걸으면 왕복 2시간가량 걸린다.
폭포 앞에 다다르는 몇몇 돌길 외에는 대부분 완만한 코스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찾아 갈 수 있다.
중간에는 봉래구곡과 실상사 등 주변 볼거리들이 발걸음을 더욱 들뜨게 만들기도 한다.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드넓은 직소보가 먼저 모습을 드러내며 바람 없는 날에 직속폭포는 내변산의 빼어난 풍광을 몸 안에 담아낸다.
빼어난 자태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직속폭포는 선녀탕과 분옥담이 폭포의 전조를 알려준다. 폭포에서 떨어진 물은 작은 폭포수 줄기와 만나 탐스러운 소를 만든다.
이곳에서 올려다보면 직소폭포가 암벽 가운데서 물줄기를 쏟아내며 물 아래는 푸른 기운이 깃든 웅덩이가 하늘을 머금고 있다.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바라볼 수 있지만, 좁은 산길을 거쳐 폭포 앞까지 다가서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폭포는 보고, 듣는 것은 물론 그 포말이 닿을 것 같은 바위에서 땀을 닦아낼 때야 진면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신혜린기자·say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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