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수대

레저- 변산 마실길 4코스

부안군 변산마실길은 지난 2009년 10월 공식 개통됐다. 당시에는 새만금전시관에서 격포항까지 모두 3개 코스 17.5㎞가 개방됐지만 현재는 8개 코스 약 66㎞의 마실길이 여행객을 맞고 있다.

4코스(격포항~이순신 세트장~궁항마을~상록해수욕장~솔섬)이름은 ‘해넘이 솔섬길’이다. 사진작가는 아니더라도 사진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나무 몇 그루가 보아는 작은 섬 뒤로 넘어가는 해를 찍은 사진을 한번쯤 봤을 것이다. 바로 이 섬이 솔섬이다. 솔섬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전북학생해양수련원이 코스 종점이다.
시작은 격포항 옆 해넘이 공원이다. 이곳에는 전차, 장갑차, 유도탄, 항공기 등 퇴역한 각종 무기들이 전시됐지만 이제는 전폭기 등 2대만 남기고 모두 철거한 상태. 본격적인 코스로 들어서기 전 요트계류장으로 이어지는 목재 다리를 건너가 보는 것도 좋다.
안내판을 따라 ‘궁항’방향으로 오르막길을 올라간다. 평지에서 가파르게 올라가지만 거리는 짧다. 중간에 임도를 만나 20여분 정도 걸으면 작은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월고리 봉수대’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며 이 길을 따라 가파른 등산길을 10분 정도 올라가면 봉수대가 나온다.
봉수대가 있는 봉화산은 해발 174.2m로 내륙의 산에 비해 비교적 낮은 산이나 바닷가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르기 쉽지만은 않은 산이다.
월고리 봉수대에 오르면 격포 앞바다와 궁항마을이 잘 보인다. ‘섬과 좌우 해안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안내판 설명이 이해간다. 변산면 자치위원회가 만든 안내문에는 ‘月古里 봉수대는 격포의 ‘닭이봉’ 건너편의 봉화산을 말한다. 해발 174.2m의 정상에 오르면 섬과 좌우 해안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격포리 봉수대는 호리산 봉수대와 월고리 봉수대 두 가지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월고리는 문헌상 이름이고 호리산은 민가에서 구전으로 전해오는 명칭이다. 격포는 일찍이 수군의 요새지로서 수군의 별장이나 첨사가 주둔했었던 곳으로 조선시대에는 전라우수영 관할의 격포진이 있었다‘고 적고 있다.
또 봉수대 옆의 안내문에는 ‘월고리 석축 봉수대의 둘레는 9m이고 주요 노선은 전남 영광의 신호를 받아 고창 주장 소응포~격포 월고리-변산 대항리 점방산-계화도 계화산-김제 심포(갈곳)로 연결돼 있어 서남해안 방어에 일익을 담당했다’라고 적혀 있다.

▲ 상록해수욕장

온 길을 되짚어 내려서 작은 도로를 따라가면 2005년에 제작됐던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이 나온다. 이곳에 세트장이 지어진 이유는 전체세트장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장점 외에도 세트장에서 바라보는 낙조의 경관이 뛰어나 주인공 이순신의 강정과 고뇌를 표현하는데 적합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전라좌수영의 동헌, 내아, 군청등 19개 동의 건물이 서있다. 하지만 이곳이 세트장인 만큼 정확히 알고 봐야 한다. 세트장은 ‘전라좌수영’으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 조선시대 이 곳 관할은 ‘전라우수영’이었다는 사실. 착각하면 안된다. 바람이 차가운 날씨임에도 10여 팀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밀물 때라 바닷가 길을 포기하고 도로를 따라 궁항마을로 향한다. 궁항에서 세트장으로 가는 길 옆에는 잘 꾸며진 펜션들이 많이 있다. 마실길이 열리기 몇 년전만해도 인적이 드물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다 옛 말이다. 펜션 구경을 하다 궁항마을로 들어서니 담장들이 눈에 띈다. 궁항마을의 볼거리다. 집마다 담장 위에 설치한 작은 소품들이 마을의 변화를 대변한다. 귀여운 아이부터 은빛 비늘이 반짝이는 커다란 물고기, 또 채석강 절벽을 연상시키는 담장까지, 여행객들에게 작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궁항(弓亢)마을은 ‘반월 모양 산에 둘러 쌓여있는 마을’로 역시 몇 년전까지만 해도 외부 발길이 뜸했던 곳이지만 이제는 옆 상록해수욕장까지 반듯한 도로로 연결돼 있고 길가에는 많은 가게들이 있어 여행객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게 돼 있다. 궁항마을을 지난 언덕길을 오르면 최근 설치한 작은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른 뒤 상록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길게 형성된 모래톱을 바라보며 길을 내려서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갯벌체험장’으로 가는 작은 다리가 있다.
이곳으로 들어서면 해수욕장 해변을 가로 질러 언포마을로 갈 수 있다. 겨울철 해수욕장이라서 청소는 안돼 있지만 겨울바다 풍치를 느끼기엔 크게 부족하진 않다. 해수욕장을 지나면 작은 어촌인 언포마을이 나오고 해안가를 따라 가다보면 해안 철책이 보인다. 관리가 안돼 흉하게 망가진 철책과 군 주둔 흔적을 얼마간 따라 가면 바로 목적지인 전북학생수련원이 눈에 들어온다. 솔섬이 앞에 있다. 격포항에서 2시간 30분이 흘렀다. 실제 걷는 시간은 안내 책자에 적힌 1시간 30분 정도면 된다. 봉수대에 오를지 오르지 않을지, 느릿느릿 걸을지 빨리 걸을지 등등 개인에 따라 다르다.

▲바지락 죽
부안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이 있다. 바지락죽이다. 지금은 새만금사업 때문에 땅으로 변해버린 해창. 이곳에서 나는 바지락은 영양 면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다. 이 때문만은 아니다. 바지락은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질이 좋은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들어 있어 건강에 좋다고 한다. 여기에 녹두, 인삼, 조, 참기름 등 몸에 좋은 재료들이 섞여 최고의 음식으로 재탄생한다. 가격은 약 8,000원~1만원 선.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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