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400여 '농업인품목연구회'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선진 농법을 선도하며, 농작물에 대한 재배법과 판로 확대까지 연구한다. 이들 모임은 앞서간 선배의 기술을 배움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호 협조로 문제를 쉽게 해결할 뿐만 아니라, 해당 품목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면서 품목 장악력도 강화해 간다. 어려워지는 영농 현실 속에서 농업·농촌의 뿌리와 기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품목연구회'다. 그런데 농산물이 아닌, 특정 판매기법의 발전을 모색하는 연구모임이 있다. 판매방법을 발전시켜 각종 농산물 매출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킴으로써 생산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모임이다. 결성 11년차인 '익산시정보화농업인연구회(익정농)'를 찾아 봤다./

◆익정농

익산시정보화농업인연구회(익정농)는 농산품 생산을 연구하는 단체가 아니라 다양한 농산품 및 가공품을 판매하는 개인 블로그거들이 모여 상호 협조하는 모임이다.
농업인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블로그 포스팅'을 교육하고, 상호 판매방법을 교환한다.
2006년 결성된 '익정농'은 현재 회원 53명이 활동하며, 각자 블로그를 통해 떡, 차, 누룽지, 블루베리, 콜라비, 비트, 쌀, 보리, 버섯, 김치 등을 판매한다.
특히, 농한기에는 자체 블로그 교육을 강화해 판매 활성화를 꾀하기도 한다.
이 때 단골 소비자까지 불러 농촌활동 및 생산을 체험케 하고, 소비자들이 도시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하도록 '열성 블로거'로 양성시킨다.
회원들은 이미 다년간 블로그 활성화를 통해 매출 향상의 효과를 봤다.
고수 회원 블로그의 경우 방문자 수가 2,000~2,500명이 넘고, 이곳에서 충성고객이 된 수가 1~2% 이상이다.
이들의 매출은 어느날 갑자기 전월대비 수천퍼센트씩 성장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생산 확대와 매출 활성화 방법으로는 이룰 수 없는 성장세다.
물론, 소규모 영세 농식품가공업이 이제 막 '조금 많이 팔리는 수준'이 된 것이지만, 개인 농가로서는 만족할만하면서도 이루고 싶은 성장치다.
이에 회원들은 블로그 포스팅(기사나 사진, 영상 게시) 기술 습득에 집중한다.
전북지역에서는 김제, 완주, 고창 등의 사이버농업인연구회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열성 회원
 
회원들은 연간 100시간 이상 익산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이버 교육을 받음으로써 센터에서 추진하는 각종 지원사업의 대상 조건을 취득했다.
익산농기센터의 정보화 교육에 참여했던 교육생들이 모여 결성한 '익정농'은 각 단체(전북도, 농진청 등)의 블로그 기자단에 회원을 파견시킬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전자상거래 교육을 등급별로 실시하며, 회원간 각종 연찬회로 실력과 우의를 다진다.
스스로 자율학습하는 단계까지로 발전해 자발적 교육을 진행하는데, 매주 화요일 익산농기센터 오후교육(1시~5시)이 끝나면 6시부터 10시까지 자율학습을 진행하고, 모임 및 토론을 진행한다.
익정농 전용순 회장(57)은 "월요일 심화반, 화요일 기본반, 목요일 기초반 등 교육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열정은 타 연구회와 크게 비교된다"고 말한다.
이어 "모두 교육에 열성이다 보니 모임이 잦아져 이제는 한 식구일 정도"라며 "각자 자비를 들여 투어·교육 등을 진행하는 모임이 결성되기도 한다"고 결속력을 자랑한다.
또 아직 블로그 방문자 수가 100명 미만일 정도의 신참 교육자들도 있지만,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실력은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귀농인 주도

'익정농' 회원 30% 이상은 귀농인이다. 귀농인들일수록 정보화 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한다.

▲현 전용순 회장은 목욕탕 및 원룸임대사업을 하다가 지난 2009년 익산 웅포 고향으로 귀농했다.
이곳에서 남편은 3만평 수도작(벼) 농사를 짓고, 본인은 '고사리아주맘' 브랜드로 황토생강을 가공 판매한다.
신절랑영농법인 '고사리아주맘'으로 전자상거래상 전용순 회장이 2015년 판매한 금액은 1,500만원으로, 전년(800만원)대비 88% 성장했다.
이로 인해 전체 소득 또한 5,000만원으로, 전년(3,000)대비 67% 성장했다.
생강 한 품목의 성과가 이정도면 매우 괄목할만한 성과다.

▲정선화 회원(57)은 귀농 5년차로, 1,200평 논에서 무농약 인증 쌀을 생산한 후, 떡과 식혜를 가공·판매한다.
아이들이 모두 커 익산 삼기로 귀농을 결심한 정선화씨는 서울에서 20년간 Kt 통신기술직업 경력을 바탕으로 블로그 활동에 적극 참여한 결과, 2015년 전라북도정보화농업인 경진대회에서 개인UCC 1등을 차지했다.
직원 1인을 두고 지난해 8,5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정성화 회원은 올해 매출 1억원 돌파 목표를 세웠다.

▲전은경 총무(46)는 익산 오산면에서 비트 농원을 운영한다.
전 총무 또한 귀농 6년차로, 남편 고향으로 귀농해 2,400평 비트 농장을 비롯, 콜라비·콩·채소를 키우며, 비트 분말·차·즙 등을 가공·판매한다.
특히, 전 총무는 귀농에 대한 보람이 남보다 더욱 크다.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았던 남편이 비트 복용으로 현재 완치됐기 때문이다.
농산물 판매에 대한 순수익이 아직 적은 편이지만, 블로그 활성화로 획기적인 매출 증대를 꿈 꾸고 있다.

▲이남옥 회원(46)은 '색깔있는 농부' 브랜드로 익산시 금마면에서 땅콩, 콜라비, 천연비누, 초석잠, 히카마 등을 생산 판매하는 귀농 7년차이자 '익정농' 5년차 회원이다.
이남옥 회원은 2014년 1,000만원이던 매출이 2015년 5,000만원으로 400% 늘었다.
특히, 2014년에는 오프라인에서의 매출이 70%였는데, 지난해에는 온라인 매출이 80%였다.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전자상거래로 인한 매출 및 이익금 상승은 더욱 효과적이다.
이남옥 회원이 '익정농'을 사랑하는 이유다.

◆익정회의 보물

익정회 회원들은 모두 경반석씨(52)를 '익정회'의 보물로 꼽았다.
'너러바회'란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경반석씨는 처음엔 자원봉사로 참여해 '익정농' 회원들을 가르쳤다.
지금은 회원들의 열성에 감동해 회원들의 자발적 교육에서 무료 봉사하고 있다.
회원들은 경반석씨의 재능기부가 없었다면 '익정농'의 현재가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블로그계에서 전국적 초고수인 경반석씨가 서울로 옮기지 않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익정농' 회원들을 이끄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는게 회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전용순 회장은 "경반석 선생의 존재 유무에 따라 '익정농' 회원 전체의 기술 수준과 매출이 달라지는 만큼 경 선생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고 싶은게 회원들의 욕심"이라며 "회원들은 경 선생의 능력에 맞는 일감을 찾아주고서라도 경 선생에게 교육을 받고싶어 한다"고 말했다.
'익정회' 블로그 포스팅의 핵심 기술이 경반석씨로부터 나오고, 방문자 및 매출 상승 또한 거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어려움

'익정농' 회원들의 목표는 확실하다. 각자의 블로그 활성화를 통한 매출 확대다. 그만큼 방법과 목표는 뚜렷하다. 때문에 교육에 열성적이며, 교육에 필요한 환경 조성을 무엇보다 아쉬워한다.
회원들의 자발적 교육 및 토의가 주로 야간에 이뤄지는데, 익산농기센터 교육실이 좁고, 항상 사용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며, 최근 새로 준비했다는 센터 정보화교실의 인터넷 포트 및 컴퓨터가 15대 뿐인 것이 아쉽다.
경반석씨가 계속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것 또한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와 관련, 정선화 회원은 "지자체 및 유관기관이 컴퓨터 및 주변기기 교체시 관심을 갖고 기회를 제공한다면 우리 전문가가 교체되는 물품 중에서도 회원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기기를 조합해낼 수도 있다"며 "관련 기관들의 작은 관심이 우리에게는 큰 지원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열의에 가득찬 교육생은 많은데, 정작 교육 환경이 부족한 반면, 해결책은 작은 관심이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선화 회원은 경반석씨의 강의 지속 여부가 '익정농'의 성공 지표와 맞물려 있음을 강조했다.
'익정농' 고수 회원이 아직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기술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국 최초 자생적 로컬푸드조합

익산시 중심가인 어양동 근린공원에서 매주 열리는 '토요어울림장터'에는 '익정농' 회원 상당수가 참여한다. '익정농' 회원들이 상품을 판매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그런데 이곳 장터에 3년 이상 참여했던 300명이 출자해 공원 옆에 150평 규모의 '익산로컬푸드' 매장을 만들었다.
회원들이 30~300만원씩 자발적으로 출자해 100평 매장(12억5,000만원) 규모의 로컬푸드 매장을 3월 1일 오픈했는데, 시군 주도가 아닌 회원들이 주도하고 출자해 만든 전국 최초의 자생적 로컬푸드협동조합이다.
회원들이 토요장터 이외의 시간에도 상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매장 오픈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최초이기에 초기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1인1표 의결제인 300명 협동조합원이 판매해야 할 품목은 많은데, 기간이 겹치고, 매장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두부를 제조·판매하는 '익정농' 김동령 회원(46)은 "완주로컬푸드와는 다르게 운영까지도 회원들이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 회원들의 분기별 상품 출하 및 생산량까지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착오도 예상되지만, 오랜 기간 함께했던 회원들이기에 어려움을 이겨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시행착오 등을 제대로 겪는다면, 자발적 협동조합이기에 강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모델이 될 수도 있다.

◆미래

올해는 팜플렛 공동제작 및 배포를 계획하고 있다. 각자 적은 부담으로 홍보 효과를 늘리겠다는 판단이다.
또한, 소비자 블로거와 회원이 참여하는 팜파티를 농가별로 개최하는 등 상품 홍보활동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익정농' 인터넷 카페를 활성화해 고객을 유도하는 일은 항상 중요한 일이다.
농기센터 및 농진청 등과 협업을 모색하고, 회원 농산물의 판매를 늘리는게 최종 목표다.
전용순 회장은 "익정농 회원 모두 파워블로거로 성장해 생산 농산물을 전량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모두 억대 농부가 됐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주변 소규모 농가에게도 희망을 주고, 이들과 연계해 농산물울 팔아주고 싶다"고 말했다./황성조기자

 

 

익산시정보화연구회가 성장하는 이유.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유영석 농업연구사

전라북도 정보화농업연구회 밑에 11개 시군에 사이버연구회가 있다. 이 중 활동이 왕성하고 정보화 우수성과를 올리고 있는게 익산시정보화농업연구회다.

연구회는 10년 전 발족했다. 정보통신 기술 및 온라인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 소비자와 직거래를 실천하고 있는 농업인의 관심 사항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온라인 시장 개척이었다. 이에 쇼핑몰에서 온라인 시장을 경험한 사람들이 뜻을 모아 소비자 상품, 온라인 시장 등의 정보 공유 및 홍보, 광고 등 마케팅 기술 개발에 대한 공동 노력을 위한 연구회가 결성된 것이다.

현재 연구회는 전용순 회장을 주축으로 53명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연구회는 의사결정을 위한 정기모임, 전자상거래 교육 및 행사 참여, 그리고 자체 블로그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연구회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연구회가 조직화되고 성장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시장 개척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회원들의 전자상거래 역량 개발이다. 매년 익산시농업기술센터 주관으로 실시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비 트렌드 이해, 온라인 시장의 변화, 온라인 마케팅 기술, SNS활용 기술 등을 꾸준히 습득함으로써 온라인 매출 증대에 힘쓰고 있다. 둘째, 미리 준비하는 자세이다. 매년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 주관하고 있는 정보화경진대회에서 최근 블로그 포스팅, UCC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는 경진대회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참가 의사가 있는 농업인들에게 경진부문에서 요구되는 수준이 될 수 있도록 별도의 자체 교육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연구회는 자체 블로그 교육을 실시해 운영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2014년부터 연구회 주관으로 농한기를 이용해 익산시농업기술센터 정보화교육장에서 사진 촬영 기술, 호감 있는 제목 잡기, 콘텐츠 작성 기술 등 블로그 운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완주, 정읍 등 타 지역 현장 투어를 통해 교육장에서 배운 기술을 현장 및 블로그에 직접 적용해 보고, 그에 따른 효과를 검증하는 실천적인 배움을 실시하고 있다.  넷째, 연구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를 통해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연구회 모임, 농업기술센터 및 기술원 교육, 행사 등에 대한 공지사항과 자신의 블로그 콘텐츠 링크, 그리고 일상적인 이야기 등록을 통해 회원 간의 이야기 나눔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원 간 관계성 개선뿐 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16년 연구회는 회원 간 상호 공유를 확대하기 위해 회원 농장 방문 후 블로그에 상대회원농장 소개하기를 실시하고, 공동 마케팅을 위해 개별 경영체 고객을 함께 초청해 팜파티를 추진하고자 한다. 또한 온라인 매출 증대를 위해 농업기술원 및 농업기술센터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부족한 전자상거래 능력을 채우기 위해 꾸준히 블로그 등 자체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익산시정보화농업연구회는 더욱 성숙하고 발전하는 단체로 거듭날 것이며, 매년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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