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병원을 바라보고, 병원의 개선점을 찾아내 병원 재정 건전성 확보 등 병원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최옥선(53) 전북대학교병원 상임감사.
전북대학교병원은 물론, 호남권 국립대학병원 최초로 여성 상임감사라는 직책을 지낸지 어느 덧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그녀의 열정은 아직도 그대로다.
병원의 발전을 위해서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그녀는 어김없이 현장 곳곳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편집자주>

 
■ 전북대학교병원 최초 여성 상임감사 시대를 연 소감이 어떠신가요?
-전북대학교병원의 최초 여성감사로써 감사의 중점 방향을 청렴과 기본 원칙을 준수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열정을 가지고 감사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병원의 재정 건전성 확보 및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 직원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이를 업무에 반영하는 등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친밀함과 섬세함으로 전북대병원의 감사 업무를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취임 1년 4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이루신 성과가 있다면?
-2014년 11월 7일 취임한 이후 1년 4개월여가 지나는 동안 기존의 감사 관행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라고 하면 행정 행위가 끝난 뒤 문제점을 발견해 처벌하거나 사후 조치를 하는 ‘수동적’인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감사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 같습니다.
병원 행정이나 제도에 문제가 있거나, 병원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같은 일조로 병원 살림살이가 조금 나아진 것도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취임 이후 1,950여 건의 일상감사와 5차례의 정기 감사를 거치면서 제도 개선과 대안 제시를 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병원의 재정 건전성 확보와 병원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국립대병원 감사로서 개선되어야 할 감사제도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일반적으로 감사는 관계법률 또는 각급 기관이 정하고 있는 내부 감사규정이나 소속된 단체나 중앙행정기관의 감사규정에 따라 회계감사나 행정사무감사, 직무감찰 등으로 구분해 감사를 실시합니다.
국립대학병원의 감사도 위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다른 기관의 감사와 그 기능이나 수행하는 역할이 유사하지만, 국립대학병원설치법 등에 따라 감사가 조금 다르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립대학병원설치법에 따라 설립된 국립대학병원은 지역사회에 중요한 의료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하면서 동시에 국가 의료정책 수행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의료 인력 배출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등 여러 특성이 공존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감안해 감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전북대학교병원 또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진료기능 이외에 교육과 연구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의사직, 간호직, 약무직, 행정직 등 다양한 전문직종의 구성원이 근무가 이뤄지며, 영리기업과 달리 경영 성과 측정이 어려운 점도 뒤따릅니다.
특히나 수익개선을 위한 경영합리화 달성 노력과 동시에 각종 공공의료사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점이 감안돼야 한다고 봅니다.

 

■ 지난 1년간 감사활동을 하면서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아쉬운 점은?
-우리 병원 같은 경우 여성 직원과 여성 보직자들이 다른 기관이나 기업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또 상대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여성 보직자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분에서는 다른 기관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남성 중심의 수직적인 문화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호남지역 최초의 국립대학병원 여성 상임감사로서 제가 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병원 집행부도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시간은 걸리겠지만 점차 개선될 것으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병원의 감사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개선하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오해도 생기고 의견 전달도 잘 되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는 더 나아지기 위한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에서 소통을 가장 중요시 하는 만큼 구성원들과 꾸준한 소통을 해나간다면 아쉬웠던 점을 보완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 향후 감사 방향 및 올해 중점 사항은 무엇인가요?
-지난 1년간 해 온 방향 중 잘 된 부분이 있다면 더욱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특히 일상감사의 강화와 감사 인력의 전문성 강화 등이 대표적인 부분입니다.
문제가 발생하고 난 다음 수습하는 방식의 감사는 우리 병원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방감사로 볼 수 있는 일상감사를 강화해 평소에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최소화 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감사 인력의 역량 강화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원 교육 이수를 독려하고 감사교육원 같은 전문적인 교육기관의 교육에 빠짐없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립대학병원 감사협의회나 전북지역 공공기관 감사협의회 같이 유관 기관 감사 부서와의 정례 모임을 통해 사례를 공유하고, 의견도 나누면서 감사 역량을 키우는 계기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정부의 중점 과제인 청렴 및 부패방지를 위한 활동에 역점을 둘 예정입니다. 병원 조직 전반에 청렴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죠.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청렴 교육도 많은 참여 가운데 진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청렴이나 부패방지를 위한 노력은 그 어떤 공공기관과 비교해도 앞서나갈 수 있도록 홍보 활동에도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또, 이 모든 계획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꾸준히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신혜린기자·say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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