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년실업률이 12.5%로 1999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15세~29세 청년 56만 명이 실업 상태에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분명 취업에 성공하는 이가 있고 전국 최상위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대학이 있다. 교육부가 공식 발표한 대학별 취업률에서 86.6%를 달성한 전주비전대학교. 정부가 정책적으로 도입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으로 인해  많은 대학과 취업 준비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이 때에 비전대는 발 빠르게 NCS가 기반이 된 취업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대학에서 NCS 개발의 최선봉에 서 있는 백일현(자동차과, NCS지원센터 교육과정개발운영팀장) 교수를 만나 NCS 체제로 변화되고 있는 취업시장의 흐름과 그 중요성을 알아본다.
 
-먼저 일반인들에게 좀 생소한 국가직무능력표준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국가직무능력표준, 즉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지식, 기술, 태도)을 국가가 산업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을 말합니다. 현재 상당수의 기업에서 신입직원들의 현장업무 습득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져 업무효율이 저하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기계부품 가공공장에 취직한 신입사원이 맨 처음 몇 달간 하는 일이 공장 청소’라는 말이 있습니다. 청소가 불필요하다는 것보다는 신입사원이 제 몫을 하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비유하는 이야기겠지요. 기업은 기업대로 신입사원 교육에 애로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NCS입니다. 공장과 유사한 상황의 실습을 통해 기업에서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초급기술자를 육성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 이를 887개 직무로 표준화하여 체계적으로 업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특히, 공공기관도 NCS 기반 직무수행능력을 중심으로 채용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2월에 우리학교 자동차학부 재학생이 교통안전공단에 최종합격했는데 작년부터 시행된 NCS 기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학업에 열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전대가 추진하고 있는 NCS 연계 사업은 무엇이 있나요
▲우리대학은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Uni-tech)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은 기계자동차, 녹색에너지 등 전북 성장동력산업 및 고령화를 대비한 실버 헬스케어 산업의 전문 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NCS 기반 교육과정을 도입 운영하고 있습니다. NCS지원센터가 NCS 관련 제반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제가 교육과정개발운영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고교 전문대 통합교육 육성사업(Uni-tech)은 특성화고, 전문대학, 전문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학교와 기업을 오가며 특성화고에서 전문대학까지 5년간 현장중심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취업보장형 사업입니다. 지난달 29일 전주공고에서 사업설명회를 열었고 이 학교 1학년 30명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즉 선발된 30명은 고교 재학중 각종 교육을 받고 우리 대학에 진학하게 되며 졸업과 동시에 컨소시엄 기업에 취업하게 됩니다. 이때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병역특례도 주어질 수 있습니다. 
-뿌리산업 외국인기술인력양성사업과 커플링 사업도 NCS 연계 사업으로 볼 수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대학 모집인원은 매년 급격히 줄어들고, 졸업생은 양질의 일자리만 선호하기에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열악한 뿌리산업의 근무인원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뿌리산업 외국인기술인력양성사업은 금형, 소성가공 분야의 만성적인 기술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뿌리기업이 국내 전문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기술인력으로 장기 채용하고 5년이상 근무시 영주권 취득 기회를 부여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우리 대학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외국인 유학생 20여명을 대상으로 NCS를 기반으로 소성가공금형과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커플링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학부는 자동차 튜닝 및 부품 전문인력양성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NCS를 기반으로 한 현장중심 교육으로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은 ‘용접공’이었지만 현재 기업은 ‘용접공’이 아니라 전기, 산소 등 분야별 전문 용접공을 채용합니다. 분야별 전문교육을 하고 있는 게 바로 NCS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NCS 교육의 어려운 점은 없나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NCS 분야 지원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정말 어렵다’입니다. 기존 교육체계 대신 새로운 체계를 받아들여하기 때문입니다. 교수는 실습기자재, 실습실, 교재, 강의자료 등을 모두 현장중심으로 재구성한 후 교육 및 평가를 실시해야 합니다. 학생들도 강의실에서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닌 현장에서 손끝으로 직접 느껴야 하는 실습 중심 교육을 받게 되는 것에 대한 고충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의 패러다임이 전면적으로 전환되는 상황을 교수, 학생 모두가 슬기롭게 극복해야 합니다. 향후 전문대학은 현장중심 실무교육의 전당으로 방향을 잡아야 재도약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취업문제 등으로 고민이 많은데 어떻게 소통하고 있나요
▲많이 만나는 것이 최선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반 수업외에도 자격증 특별반을 자주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들과 상담할 기회가 많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휴학을 하고 군대에 갔다가 휴가 때 찾아오는 학생이나 졸업 후 학생이 찾아와서 “교수님! 저 왔습니다. 잘 계시죠?”라고 말할 때 가장 행복하고 교육자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학생들에게 자주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입니다. 전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자격증 필기시험을 매우 힘들어 하면서 중도에 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필기시험 준비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인내하고 2년간 학업에 열중한다면 어느새 원하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원하는 기업에 취업한 본인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는 김난도 시인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우리 학생들은 ‘천번을 두드려야 어른이 된다’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이 직면한 높은 현실의 벽에 고민하고 이를 넘기 위해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담금질한다면 반드시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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