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은 고원이다. 해발 500 m 이상의 진안고원에는 아름다운 산들이 많다. 마이산을 비롯해서 지난해 구름다리를 설치한 이후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구봉산, 정여
립의 이야기가 전해 오는 천반산 등 많은 산들이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여름 폭염이 다가 오기 전 산행, 진안의 산을 추천한다.
 

천반산(647m) 》》》천가지사연을담다

천반산은 조선 시대 풍운아로 기축옥사의 주인공인 정여립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산이다.
또한 입구 부근 신기마을은 정감록이 언급한 우리나라 십승지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진안에서 장계 쪽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가막리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천반산에는 표지기가 많아 길을 잃을 일은 거의 없다.
20여분 오르막길을 가면 할미굴과 능선 길이 갈라진다. 할미굴은 5분이 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눈병에 좋다는 약수가 떨어진다는 할미굴. 겨울철이면 천정에서 흘러나오는 약수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꽁꽁 얼어 석회암동굴의 종유석을 연상 시킨다고 한다. 되돌아 나와 능선을 걷는다.
전망 좋은 바위를 지나면 학자들이 얘기를 나누었다는 한림대 바위가 나오고 300m 정도를 더 가면 성터가 나온다. 여기서 송판서굴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곧장 능선을 따라 가면 전망바위에 도착하고 곧 이어 정상인 깃대봉에 오른다.
정상에 오기까지 금강으로 치닫는 가막천을 비롯하여 구비 구비 휘돌아가는 물줄기며 마이산, 구봉산, 북두봉 등 눈이 즐겁고 천 가지 사연을 담은 천반산의 역사를 음미하는 맛은 산행의 별미다. 또 능선에서 바라보는 죽도의 모습도 아름답다. 죽도는 세운 듯한 바위산 절벽을 맑은 물이 한 바퀴 휘돌아 흐르고 있기에 마치 섬과 같아 보인다. 천반산은 급하지 않게 천천히 걸으면 더 좋은 산이다.
정상에서 계속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계곡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나오고 이 길은 먹개골 임도와 만나게 된다. 임도 양쪽에 줄지어 있는 억새의 사열을 받으며 20여분 걸으면 등산로 입구다.
 

▲등산 안내=입구 출발(30분)할미골(25분)한림대(15분)성터(25분)노송전망대(15분)깃대봉(30분)임도(25분)입구 도착.

구봉산(1,002m) 》》》설악산공룡능선축소판 아홉 개의 봉우리가 뚜렷하여 구봉산(1,002m), 덕태산(1,113m), 운장산(1,126m) 등과 함께 금남정맥에 해당되며, 금강 상류이다. 서북 방면에는 1,000m 높이의 복두봉이 있다.
기암괴석의 바위산으로 남쪽의 지리산, 천황사 쪽에서 바라보면 뾰족하게 솟아있는 아홉 개의 봉우리가 뚜렷하여 구봉산이라 부른다.
설악산의 공룡능선을 축소한 형태로 주천면의 관문인 구봉산은 운장산의 동쪽으로 이어진 산인데, 정상까지 오르는 데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봉우리들은 천왕봉을 주봉으로 산들이 깎아 세운 듯한 절벽으로 형성되어 올라가기가 어렵고 험준하다.
구봉산은 이름에서 말해 주듯이 아홉 개의 봉우리가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 흡사 설악산의 용아장성이나 공룡능선을 축소한 형태를 띄고 있다.
산행기점인 운봉리 일대는 해발 300여m로 비교적 고지대이긴 하지만 1봉(656m)까지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한다. 이후 마지막 봉우리인 9봉이 1천2m인 점을 감안하면 대략 700여m를 올라야 하는 셈이므로 체력 소모가 많이 되는 편에 속한다. 단조롭지 않은 산길이라 지루하지 않으며 암봉을 오르내릴 때마다 변하는 주변의 풍경에 경이로움마저 갖게 한다.
정상에 오르면 서쪽으로 북두봉과 운장산이 들어오고, 남쪽으로 옥녀봉, 부귀산 북쪽으로 명덕봉, 명도봉 등이 보이고 맑은 날에는 멀리 덕유산과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특히 지난해 8월 개통한 구름다리(4봉~5봉) 길이는 100m로 현재 국내에서 가장 길다. 구름다리 개통이후 전국적으로 등산객이 몰리는 유명한 산이 됐다.
 

마이산(685m) 》》》왕의발길도돌려세우다
진안읍내 어느 방면에서나 눈에 띄는 마이산은 이름이 철에 따라서 네 가지이다. 봄에는 안개를 뚫고 나온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하여 돛대봉, 여름에 수목이 울창해지면 용의 뿔처럼 보인다고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의 귀 같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여 문필봉이다.
마이산에는 조선시대 태조가 임실군의 성수산에서 돌아가다가 백일기도를 드렸다는 은수사, 강한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다는 80여개의 돌탑을 거느린 탑사 등이 있다.
마이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경계에 넓게 펼쳐져 있는말의 귀모양으로 생긴 두 봉우리를 말하는 것으로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동쪽에 솟아있는 숫마이봉은 680m이며, 서쪽에 솟아있는 암마이봉은 686m이다. 마이산은 전체가 바위로 되어 있으나 관목과 침엽수, 활엽수 등이 군데군데 자라고 있으며, 화암굴, 탑군, 금당사 등이 있다. 특히, 두 봉우리 사이의 남쪽 계곡에는 돌로 쌓은 수십 기의 마이산 탑사가있기도 하다.
등산코스는 강정리 합미산성에서 마이산으로 종주하는 긴코스와 함께 금당사에서 오르는 비교적 짧은 산행의 코스 등다양하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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