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없는 수박, 과일 재배기술 강국 일본을 홀리다

<농업도 경쟁력이다: 정읍시 수박연구회> 황성조 기자l승인2016.06.15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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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400여 '농업인품목연구회'는 최고의 기술력으로 선진 농법을 추구하며, 농작물을 활용한 가공과 판로 확대까지를 연구하는 모임이다. 이들은 앞서간 선배의 기술을 배움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호 협조로 당면 문제를 해결해 나갈 뿐만 아니라, 해당 품목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면서 시장 장악력을 강화해 간다. 어려워지는 영농 현실 속에서 농업·농촌의 뿌리와 기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품목연구회'다. 정읍시 수박연구회는 일본에 수박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과일 재배기술 강국 일본에 수박을 수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읍시 수박농가를 이끌고 있는 이석변 연구회장에게 그 비결을 물어봤다./

◆정읍 씨없는 수박

정읍시 수박연구회는 2003년 8월 회원 75명이 모여 설립했다.
당시 회원들은 대부분 일반수박을 키웠는데, 소득증대를 위해 여름 2모작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2모작 수박은 크기가 작아 매출액이 기대에 못미쳤다.
이때 이석변 회장(70)이 씨없는 수박 시험재배에 성공했고, 새농민회 주관 품평회에서 호평을 받게 된다.
당시 참석 농가들의 관심이 폭증해 정읍시농업기술센터에 문의가 쇄도했고, 정읍시 수박농가들 또한 씨없는 수박을 재배하고 싶어 했다.
자연스럽게 정읍시 수박농가들 위주로 연구회가 조직됐다.
2004년 2모작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던 정읍 수박농가 중 2/3가 이때부터 씨없는 수박 재배를 시작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수박 껍질도 두껍고 재배 관리도 어려워 타지역 농가들은 쉽사리 재배에 나서지 않았다.
여기에 일부 농학자들이 씨없는 수박에 비판적 자세를 보였다.
이 덕분에 전국적으로 씨없는 수박은 희소성을 가졌고, 단가까지 올라 정읍연구회 회원들에게 힘을 줬다.
2012~2013년 경에는 전북 익산, 고창, 완주 및 충남 논산으로까지 씨없는 수박을 재배하는 농가가 확대됐다.

현재 정읍시 수박연구회는 80호 농가가 3모작 재배까지 성공해 약 100ha에서 연간 4,200톤을 생산, 4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월 중순에 정식해 5월 초순에 수확하는 흑미(SWT수박), 스피드꿀을 비롯, 7월 중순~8월 중순까지 수확하는 씨드리스(씨없는 수박), 11월 초순까지 수확하는 금보(SWT수박)까지 이 연구회의 생산시기 조절 또한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제철 수박과의 경쟁을 씨없는 수박으로 이겨내고, 기타 계절에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얻음으로써 높은 수요와 가격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7월부터 생산되는 씨없는 수박의 경우 타 수박에 비해 2배의 단가로 거래되는데, 전국 주요 백화점에서 과일 진열대를 씨없는 수박으로 바꿀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전국적인 생산량, 타이밍 등을 고려해 생산하는 봄작기, 가을작기 수박도 높은 단가를 받는다.
때문에 10여년간 열심히 연구회에 참여한 회원들의 혜택은 크다.

◆유일한 수박 명인

이석변 회장은 2011년 농촌진흥청에서 대한민국 수박 명인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는 이 회장이 유일한 '명인'이다.
전북도지사가 수여하는 '수박장인'은 몇 명 존재하지만, 전국에서 '명인'은 단 한명이다.
경북 문경에는 현재 이석변 명인의 교육실이 존재한다. 문경에서 명인의 교육을 원했기 때문에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반대로 정읍시 이석변 명인의 농장은 견학생들을 교육하기에도 열악하기만 하다.
차라리 고창군 수박시험장으로 견학생들을 불러야 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석변 명인은 결국, 자치단체장 의지가 지역농업 발전을 좌우한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
그럼에도 이석변 명인은 2005년부터 솔선수범해 정읍에서 재배법을 교본으로 만들어 회원들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웃 시군 농가들까지 교육하기 시작하자 전북도에서는 이석변 명인을 수박산학협력단 전문기술위원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석변 명인의 수박재배 기술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다.
이석변 명인은 고향 정읍에서 1973년부터 44년째 수박농사를 지어오고 있다.
현재는 사위와 함께 비닐하우스 42개동(약 3만3,000㎡) 수박농사를 짓고 있다.
조금 힘들지만, 연작피해 등을 감안해도 1개동에서 연간 평균 약 400만원의 매출이 오른다.
수박은 경비가 52% 가량 투입되는 농사이기에 투자대비 큰 순익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적은 노동력으로 괜찮은 수확을 얻는 보람도 있다.
지금 이석변 명인의 수박은 전량 정읍시 대표브랜드인 '단풍미인' 상표를 달고 전국에 뿌려지기 위해 APC(농산물 거점 산지유통센터)로 공선출하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석변 명인이 정읍시 수박농가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과일 강국 일본으로의 수출

정읍시농업기술센터는 2014~2015년 수박연구회와 함께 수박 탑과채 사업을 추진했다.
12농가(13ha)에 전문교육, 현장컨설팅, SWT꽃가루 등을 지원한 결과, 전국 최우수 탑과채 단지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우수회원들은 도지사 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포상을 챙겼다.
뿐만 아니라 SWT꽃가루 수박 186동을 생산하고, 일본에 씨없는 수박 27톤을 수출('14년 10톤, '15년 17톤)하는 등 고급과일 강국인 일본으로 과일 수출을 시작했다.
이미 올해 5월 초 씨없는 수박 30톤을 보낸 연구회는 일본 내 반응에 따라 대량의 추가 수출까지 예상하고 있다.
일본에서 정읍시 씨없는 수박을 가져가는 이유는 남미산은 당도가 낮고(9~10brix), 자국 구마모토 수박은 동경까지의 물류비가 비싼데 반해 부산에서 출발하는 정읍시 씨없는 수박은 물류비가 저렴하고 품질 또한 훌륭하다고 판단해서다.
현재 정읍 연구회의 씨없는 수박 당도는 최하 11~12brix가 나온다.

정읍시가 연구회를 통해 올해 추진하는 수박 육성사업은 먼저 씨없는 컬러수박 단지 조성 6ha(10농가)이다.
여기에서는 SWT꽃가루를 이용해 당도 높은 흑피, 황피 수박을 생산할 예정이다.
3~4가지 기술력을 보태 만들어지는 수박의 최하 당도 또한 12brix 이상으로 결정했다.
아울러 수박의 연중 안정생산 기술을 도입(4ha, 7농가)하는데, 전열선, 부직포, 아랑다지기 등 하우스 활용 부대기술이 접목된 사업이다.
이 기술은 날씨가 흐리고 눈이 많은 정읍에서 적용되는데, 인건비를 줄이고 출하기 타이밍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또한 수출을 위해 참여농가를 대상으로 봄, 가을 씨없는 수박 단지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 씨없는 수박 '단풍미인' 판촉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석변 회장의 고품질 수박 재배기술 지도도 지속한다.
농가별 맞춤 영농지도 및 병해충 정보 제공, 작기별 토양검정, 수박재배 전문기술 현장교육, 고품질 수박 실증시험포 운영 등이다.
이석변 회장은 "알기쉽게 수박 곁순 일부만 제거하는 '방임재배'만 해도 인건비를 50% 절약해 농민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는 기술"이라며 '기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려움

이석변 회장은 정읍시의 행정이 연구회를 통해 큰 결과를 얻어냈기에 시의 행정을 칭찬했다.
하지만, 수박이 산지유통센터에 출하된다는 이유로 농협의 관심이 적은게 아쉽다.
또한 농협에는 바쁜 농민들을 위해 대출 시 15~16번의 도장을 요구하는 것보다 서류라도 간소화하는 배려를 주문하기도 했다.
수박 농가들 모두는 타 작물까지 겸하는 지역 농부들이며, 또한 농협의 조합원들임을 알아야 한다는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의 벼농사에 대한 지원이 막대한데 비해 시설하우스 지원이 거의 없는 것을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시설하우스는 농가들의 투자비가 크게 들어가는데도 거의 방치 상태에 놓였다는 것이다.
이석변 회장은 수박 또한 연작 장해가 발생해 녹비작물을 갈고 휴양 처리하는 등 지원이 필요한 농업분야라고 강조했다.
수박은 정확히 정부 정책 지원의 고려대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당장 이석변 명인이 교육할 수 있는 교육장이 주변에 없는 것도 큰 아쉬움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욱 큰 고민은 요즘 시골에 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석변 회장은 "수박 또한 1년만 어긋나도 망치는 농사다. 논 임대료, 비닐 교체, 종자 및 육묘비, 비료·농약비 등과 함께 인건비가 크게 발생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일 할 사람 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표

이석변 회장은 스스로도 국가가 인정한 '명인' 칭호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현재는 전국수박생산자연합회 창준위원장을 맡고 있다.
충청, 경상도의 요청으로 연합회가 결성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내 수박 산업의 발전을 이뤄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연합회는 생산자 위주로 정책, 기술, 가격 경쟁력을 찾자는 목소리에 따라 결성되는데, 시기적으로도 국내 1조500억원(연간) 시장에서 필요한 단체라는 것이다.
또 이 회장은 "정읍연구회를 창립해 정읍시 수박농가를 도왔다"며 "이제는 지역에 내려오는 귀농인들까지 현장지도에 나서 힘 닿는데까지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귀농인이 정착하면 인구가 늘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돕는 이유를 덧붙였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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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고: 성공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관 이 성 구

수박은 여름철 대표과일로, 더위를 식혀주고, 부족한 수분을 공급하며,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해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국민건강에도 큰 도움을 주는 작목 중 하나이다.

수박은 100g기준 에너지 31kcal, 수분 91.0%, 단백질 0.7g, 당질 7.8g, 섬유소 0.1g, 화분0.3g, 칼륨139㎎, 비타민A, B, C 등이 풍부하며, 수분이 많아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당뇨예방 및 칼륨과 구연산이 들어있어 이뇨작용을 도와주고 부종을 없애주며, 피부미용에 좋다. 특히, 빨간색인 라이코펜은 혈액순환을 도와 암을 예방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딸기, 토마토와 더불어 국내 3대 과채류 중 하나인 수박 산업이 위촉돼 재배면적은 2000년 3만451ha에서 2014년 1만6,865ha로 45% 감소했으며, 동기간 생산량 역시 92만2,746톤에서 68만6,883ha로 26%감소했다. 또한 수박 1인당 소비량은 2000년 19.6kg에서 최근 5년간 평균 13.6kg으로 6kg가량 줄었고, 소비량 감소세는 향후에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수박산업이 소비감소·시세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4월말부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줄어들고, 수박가격도 1kg 상품 1,200~1,300원으로 예년에 비해 200~300원가량 싸게 거래되고 있으며, 가락시장 반입량도 300~400톤으로 지난해의 70~80%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배농가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정읍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2015년부터 일본 소비자 기호에 맞는 씨 없는 수박『후레쉬 컷』수출을 목표로 지역 농가들과  SWT꽃가루 수정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재배한 봄 수박을 일본(후쿠오카 등) 교토상점과 계약 체결하고 수출 길을 열었다.
정읍지역의 단풍미인 수박연구회 회원들은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2줄기 재배와 SWT꽃가루 수정기술을 전수받아 6~8kg, 당도 12브릭스 이상의 정형과만 생산하는 체계를 정립했다.
또 수박꼭지를 제거하고, 과실 배곱과 표면의 이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한 후 규격박스(2입/1BOX)에 적재해 덕수 냉동으로 일본수출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농업은 아직 미약하다. 하지만 FTA/DDA 등 농산물 시장개방이 확대되고 홍콩,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이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어 소비시장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농산물 수입국에서 수출을 하는 나라로 변모해갈 것이며, 우리 농업인들도 세계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고 기술력을 향상시켜 수출농업을 이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농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하며, 또한 농업을 산업으로 발전시켜나 갈 수 있도록 농업기술원에서는 품목별 농업인연구회를 활성화시켜 나가는데 우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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