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대 보강된 김제 성산성 성벽

김제 성산성은 판축기법을 이용하여 세 차례에 걸쳐 쌓은 토축성벽으로 축조된 사실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23일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의 발굴조사 결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성산성의 축조 기법이 밝혀졌다고 밝혔다.
  성산성은 김제시의 주산인 성산의 정상을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 산성으로, 성곽 축조와 관련한 문헌기록이 없고 체계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산성의 실체가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잔존상태가 양호한 서쪽 성벽을 대상으로 진행된 발굴조사 결과, 성산성은 판축기법을 이용하여 세 차례에 걸쳐 쌓은 토축성벽으로 축조되었음이 확인되었다. 판축기법은 흙을 떡시루처럼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쌓는 방법으로, 단순히 흙을 쌓아 올리는 성토(盛土)기법보다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성벽의 안쪽으로는 건물지와 관련된 석렬이 확인되었는데, 이를 통해 성벽 내의 지형을 평탄하게 고른 후 건물을 세워 성의 방어를 더욱 튼튼히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유물로는 선 모양의 무늬가 새겨진 선문계 기와와 생선뼈무늬가 표현된 어골문계 기와가 주로 출토되었으며, 물결무늬가 새겨진 대형 항아리도 여럿 발견되었다. 아울러 ‘관(官)’자가 찍혀 있는 기와도 발견되어 국가 시설로 이용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성곽이 조성된 시기는 출토유물로 보아 통일신라말~고려 초로 추정되며, 최하층 판축토성은 축조 기법이나 축조 재료, 영정주공의 간격 등을 감안하면 그 이전 시기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는 중요 비지정 매장유적의 학술적 가치 규명을 위해 문화재청이 (사)한국매장문화재협회(회장 조상기)를 통해 위탁 추진 중인 비지정 매장문화재 학술조사사업의 하나로 진행되었다.
  김제 성산성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24일 오후 3시 30분에 현장에서 공개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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