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이 성지화사업을 재추진하고 있어 무주태권도원이 반쪽짜리 성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성지화사업 추진 자체가 국기원이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로 조성된 무주 태권도원으로 이전할 계획이 없다는 것을 의미해 국기원의 무주태권도원 이전이 사실상 물 건너 갈 전망이다.
24일 전북도 및 국기원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기원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국기원 성지화사업의 설계 및 시공을 위해 35억원의 기금을 전용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 했다.
국기원 성지화사업의 총 사업비는 총 4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지난해 9월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로부터 역삼문화공원 조성계획안의 승인이 난 상태다.
사업비는 국기원이 기금과 기부금 등을 통해 20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예산은 문화체육관광부(180억원)와 서울시와 강남구 등 자치단체(100억원) 등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국기원은 임시 이사회에서 전용이 의결된 35억원의 기금을 우선 투입해 오는 12월안에 건축설계 수행업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국기원은 건립된 지 50년이 넘은 노후화 된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성지화사업 추진 자체가 무주 태권도원으로 이전할 계획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국기원은 교육시설 부족과 연수생 장거리이동, 직원들의 정주여건 미흡 등의 문제로 연수기능 태권도원 이전에 미온적이었으나 정부의 압박에 올 하반기 이전을 추진 중이다.
국기원의 연수기능이 태권도원으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지만 핵심기능이 서울에 잔류하는 형태의 꼼수 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태권도원의 상징 건물인 명예의 전당(태권전·명인전)건립 사업마저 터덕거리는 상황에서 국기원의 성지화사업은 무주 태권도원의 위상과 상징성을 한층 약화시킬 우려마저 낳고 있다.
도 관계자는 “태권도원에 국기원이 모두 옮겨가면 최상이지만 성지화사업이 추진되면 앞으로도 옮길 생각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라며 “태권도원을 전세계 태권도인들의 정신적 성지로 육성, 발전시키려면 반드시 국기원의 무주 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기원 관계자는 “태권도원 때문에 성지화사업을 추진하지 말라는 것은 억지다”며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지 무턱대고 반대만 해서 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국기원은 지난 2010년 성지화사업을 추진했으나 2013년 돌연 추진단이 해체되면서 중단된 바 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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