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섬들을 이젠 두 다리로 바다를 건너 갈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섬 구석구석을 누비는 그 재미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여행의 계절인 가을이 다가온 지금, 육지로가 개통 된 고군산군도 섬들의 가을소식을 전한다.<편집자 주>

 

■ 63개의 섬이 늘어선 군산의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

- 군산시 옥도면 앞바다 50㎞ 반경에는 63개 섬이 늘어선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선유도(仙遊島)를 비롯해 야미도(夜味島), 신시도(新侍島), 무녀도(巫女島), 관리도(串里島), 장자도(壯子島), 대장도(大長島), 횡경도(橫境島), 소횡경도(小橫境島), 방축도(防築島), 명도(明島), 말도(末島) 등의 63개의 섬으로 구성됐으며 그 중 16개가 유인도다.

고군산도라는 명칭은 오늘날 고군산군도의 중심 섬인 선유도에서 유래했다.

원래 군산도라 불리었던 선유도에 조선 태조가 금강과 만경강을 따라 내륙에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고자 수군부대인 만호영을 설치했다.

세종 때 와서 수군부대가 옥구군 북면 진포(현 군산)로 옮겨가게 되면서 진포가 군산진이 되고 기존의 군산도는 옛 군산이라는 뜻으로 고군산이라 불리게 된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이런 고군산군도는 예로부터 ‘선유 8경’이라고 불릴 만큼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하다.

또 새만금사업(1991∼2020)의 추진과 함께 국제해양관광단지 계획이 추진 중에 있으며 고군산도의 여러 섬들이 육지와 이어져 관광지로 각광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올 7월 5일에는 고군산군도 신시도와 무녀도를 연결하는 도로. 고군산대교가 개통돼 말은 광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 국도 4호선 '고군산연결도로' 신시도 입구에서 무녀도 초입까지 부분 개통

- 국도 4호선 '고군산연결도로 일부가 지난 7월 5일 부분 개통됐다.

이제 배를 타지 않아도 차나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두 발만 있다면 섬 바람을 맞을 수 있다.

개통한 고군산연결도로는 새만금방조제가 지나는 신시도 입구에서부터 무녀도 초입까지 4.39㎞ 구간이다.

내년 말까지 고군산연결도로가 완전히 개통되면 새만금방조제-무녀도-선유도-장자도까지 8.77㎞를 6개 다리가 연결하게 된다.

편도 1차로 도로뿐 아니라 도로 양쪽에는 인도와 자전거 전용도로도 갖춰져 있어 라이딩과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아직은 부분개통만 된 터라 자동차보다는 자전거를 이용해 섬 구경을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

자전거가 없다면 신시도 휴게소 주차장에서 자전거 대여를 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아직 개통 초기여서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지지 않았지만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섬들의 그 모습 그대로를 보는 것만으로도 추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군산연결도로가 완전히 개통되면 섬 곳곳에 캠프장과 낚시 공원, 갯벌 체험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 고군산군도의 중심 선유도(仙遊島)

- 선유도는 ‘경관이 아름다워 신선이 노닐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본래는 군산도였다.

신시도, 무녀도, 방축도, 명도, 관리도 등 주변 섬에 둥그렇게 둘러싸여 '섬 속의 섬'이라 불리며 본래 세 개 섬으로 분리돼 있었다고 한다.

행정구역도 선유 1구(통계·통리), 선유 2구(진말·진멀), 선유 3구(전월리)로 나뉜다.

현재 선유 3구와 가운데 섬인 선유 2구가 육계사주(陸繫砂洲)로 선유 2구와 선유 1구가 해안사구(海岸砂丘)로 연결돼 하나의 섬으로 된 것.

선유도는 고려시대 때 여·송 무역로의 기항지였을 뿐만 아니라 서해안 연안항로의 거점이기도 했다.

또 고군산열도의 중심지로서 지리적 특성 상 군사요충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순신 장군이 1597년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둔 뒤 선유도에 열하루동안 머물며 명량해전의 승첩을 조정에 보고하기 위해 장계를 초안해 서울로 보내고 해전으로 인해 파손된 배를 수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선유도 오룡당(五龍堂)은 역대 수군 절제사들이 선유도의 안녕과 수군의 무사안일을 기원하는 별신제를 지냈던 곳으로 군사요충지의 흔적이 그대로 전해져 내려온다.

선유도의 '선유 8경(선유낙조, 삼도귀범, 월영단풍, 평사낙안, 명사십리, 망주폭포, 장자어화, 무산십이봉)' 중 남섬과 북섬을 잇는 1.3㎞, 폭 50m의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그중에 백미로 꼽힌다.

이와 함께 ‘선유 스카이라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선유스카이라인은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작은 솔섬까지 섬과 섬을 연결하는 약700m길이의 바다를 횡단하며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중하강체험시설이다.

또 자전거 투어, 어촌체험, 갯벌체험, 구불길 등이 유명해지면서 연인과 가족동반 관광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 고군산연결도로의 시작, 신시도

- 해안선길이가 16.5㎞이르며 고군산군도의 24개 섬 중 가장 면적이 넓은 섬이다.

신라 초기에 섬 주변의 풍성한 청어를 잡기 위해김해 김씨가 처음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신라 시대에는 문창현 심리, 또는 신치로 불렸으며 일제강점기에 신시도로 개칭해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

취락은 남쪽 지풍금마을에 주로 분포하며,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연근해에서는 새우·멸치·갈치·고등어 등이 잡히며, 김 양식이 활발하다. 농산물로는 쌀·보리·고구마·고추·콩 등이 자급할 정도로 생산된다.

신라 때 최치원이 신치산에 단을 쌓고 글을 읽었는데 그 소리가 중국까지 들렸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근세의 대유학자인 간제 전우가 일시적으로 거주한 곳으로 유명하다.

 

■ 이밖에도 꿈을 빌던 장소 ‘장자도’, 방파제 역할 ‘방축도’, ;어청도‘ 등 섬들

- 예부터 조기 어획량이 풍부했던 장자도.

이곳에는 부자의 꿈을 빌었던 어화대(漁火臺)가 있으며 바다에 나가기전 어부들은 어화대에 올라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조기무리를 살피며 만선의 꿈을 품고 바다로 나갔다고 한다.

방축도(防築島)는 고군산군도 북서쪽에 위치해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해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축도에는 통일신라 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했을 때 당나라 상인들이 표류하다가 상륙하면서부터 사람들이 터를 잡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섬에는 독립문바위와 각양각색의 동물모양 바위가 있어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고군산군도 가장 서쪽에 있는 어청도(於靑島)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섬이 푸르고 물이 맑다'라는 뜻을 가진 어청도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름과 관련해 어청도에는 전설이 구전되고 있다. 기원전 202년 중국에 제나라가 망하고 한나라가 들어서자 재상 전횡이 군사 500여명과 서해를 떠돌다가 갑자기 나타난 짙푸르고 아름다운 이 섬에 정착했다는 이야기다.

주민들은 아직도 이 전설을 믿으며 섬 복판에 전횡을 추모하는 '치동묘'사당을 세우고 제례를 지내고 있다./신혜린기자·say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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