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56) 농촌진흥청장은 충남 출신으로 기술고시에 합격한 후, 농림부 농촌인력과장, 총무과장, 친환경농업정책과장, 혁신인사기획관, 국외훈련 파견(고위공무원), 대변인 등을 거쳐 농림수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 농업정책국장 및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한마디로 농업전문가이다. 최근까지는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실 농축산식품비서관을 지내며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농산업의 미래 방향을 정확히 읽고 있다고 평가 받는 정황근 청장을 만나 농진청이 추구하는 방향을 들어봤다./

◆지난 8월 17일 농진청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국감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 소감과 앞으로의 중점 추진계획은?

농업·농촌이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영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국민과 대통령이 바라시는 대로 밝은 농산업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지난 60년 동안 농진청은 식량자급자족과 백색혁명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평가와 함께 연구성과의 현장 적용률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5년까지 전북혁신도시 549만여㎡ 면적에 본청을 비롯, 4개 소속기관 160개동의 연구시설이 이전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농진청은 ICT·BT 융복합을 통한 미래성장 및 수출 산업화를 추진하고, 농산업의 경쟁력 제고 및 지속 성장을 통한 신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스마트팜, 빅데이터, 무인이동체 등의 연구를 통한 ICT 융복합 첨단 기술농업을 육성하고, 식의약 기능성 소재, 바이오신약, 종자 등의 연구를 통해 BT기반 그린바이오산업을 육성하며, 치유농업, 반려동물, 식용곤충, 도시농업 연구를 통해 유망 신산업을 육성하겠다.
또한 한류를 활용해 농산물 수출 품목을 확대하겠으며, 해상수송 선도유지, 신시장 개척 등 수출 애로사항을 지원하고, 개도국 기술지원과 국제 기술협력을 통한 글로벌 농업기술 협력 및 국격 제고에도 노력할 것이다.
6차 산업화 촉진, 밀가루 대체 쌀가루 산업 활성화 및 밭농업 기계화 연구, 기후변화 대응, 농촌 신기술 보급, 전문인력 양성, 여성과 고령 농업인 삶의 질 향상, 귀농 및 취약층 농업인 지원 등 모두가 농진청의 과제이다.
이를 위해 농진청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를 혁신해 고객 중심의 스마트 조직으로 진일보 시키려 한다.
우선 고객을 세분화시켜 맞춤형으로 서비스하고, 수요자 참여를 확대하고, 모바일 소통을 강화하겠으며, 산학관연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
청 직원들에게는 자신감, 자긍심, 책임감을 고취시키고, 소통·협력을 통해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일 처리 할 수 있도록 하겠으며, 인재를 육성하고 성과 보상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하겠다.

◆정부가 그리는 농업의 미래성장산업과 농진청의 R&D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 농업에 첨단기술과 생명공학을 더해 고부가 산업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원예·축산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경쟁력을 확보토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 ICT융복합, 농업생명공학, 곤충산업, 반려동물 연구 모두가 포함된다.
농진청은 첨단 ICT 융복합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팜의 핵심 요소기술을 개발, 생산성 향상과 스마트팜 기반을 구축해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온실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양분 등을 원격으로 관리하는 한국형 스마트 온실·축사·버섯재배사 모델을 개발하고, 산업화를 위해 규격 및 핵심부품을 표준화하고 있다.
2020년 경 이곳에서 수출형 농산물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농작물의 수급 안정화를 위해 드론(무인비행체), 위성영상, 항공영상 등을 활용해 벼, 배추, 무 등의 재배현황과 작황 등을 추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농업생명공학 원천기술 개발 및 실용화로 미래성장동력인 고부가 농산업 창출도 도모한다.
품종개발 및 육종은 물론, 질병극복, 신약개발 등에 활용 가능하도록 2017년까지 국내 고유자원 유전체 17품목을 집중 해독하고 있고, 유전체 정보 및 분자육종기술을 접목해 세계 최초 고추 탄저병 저항성 품종을 개발함으로써 고추 수출 증대 및 고부가 종자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각종 질병 원인물질인 설탕을 대체한 제로 칼로리 기능성 '당 사이코스' 개발로 세계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가축자원으로 고부가 바이오신약 생산과 신약 검증 및 인간 질병 기초연구용 중대동물 질환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곤충은 지구상에 약 130만종(전체 동물 180만종 중 72%)이나 되는 최대의 미개발 자원 중 하나로, 곤충산업은 21세기 황금알을 낳는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곤충자원은 식품원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약품 및 생활용품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반려동물 사료·약품·미용 등 연관 산업이 다양화·급신장되고 있다.
기존의 축산업에 반려동물 등을 포함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토록 육성할 예정이다.

◆농업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 성장을 이룰 방안은 무엇인가?

6차 산업화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쌀 수급안정과 기후변화 대응 등으로 농업이 지속 성장할 틀을 만드는 것이다.
6차산업 참여농가는 일반농가보다 소득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제 2단계로 접어든 농업의 6차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시범농가와 함께 중소가족농 중심의 신규 참여를 확대하고, 창업교육 및 코칭 지원체계 구축으로 추진 방식을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과의 마케팅 제휴로 6차가공상품 판매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2~3개 경영체를 조직화(협동조합, 법인화 등)해 지역단위 중간유통 판매조직체를 시범 운영하고, 6차산업 우수 경영체의 비즈니스 성공사례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쌀소비 감소 등으로 쌀 재고가 계속 누적되고 있어 쌀 수급안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농진청의 경우 쌀 생산량 조정을 위해 수량성보다 고품질 품종(하이아미, 해품 등 6품종)을 보급하고, 벼의 질소투입량을 줄임으로써 밥맛을 향상시키고 생산량을 감소시키는 재배법을 추진한다.
또한 밀가루 대체가 가능한 쌀가루 제품개발 연구를 확대하고, CJ 등과 수출용 쌀 가공기술 공동연구를 통해 가공품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컵반(비빔밥 2종), 냉동밥(깍두기 김치볶음밥 등), 미숫가루 등이 미국, 중국 등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온도, 햇빛, CO2 등)에 따른 작목별 생산성 등 영향평가와 안정적 작물 재배적지의 재설정은 농진청의 핵심 과제다.
한반도는 2050년 과거보다 3.2℃ 상승해 남한 대부분이 아열대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작물의 재배지 변동 예측(17작목), 열대·아열대 작물의 도입·적응(50종), 돌발·문제 해충(풀무치, 갈색날개매미충) 발생 특성과 영향평가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농장맞춤형 기상재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등은 농업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 사업이다.

◆우리도 수출농업으로 가야 하는데, 이를 위한 노력은 무엇인가?

내부적으로는 수출현장의 애로사항 해결이나 기술지원 및 수출농산물 안전성 확보에 집중하고,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해상운송 선도유지기술 개발·실증 및 새로운 수출품목 육성 지원 등을 추진한다.
수출현장을 찾아 종합적인 기술을 지원하고, '농식품 수출경영체 협의회'를 운영해 정보를 공유한다.
수출국별 농약안전사용지침 보급 및 현장기술지원, 선박수출 확대를 위한 선도유지·부패억제 등 저장·유통기술의 다양화, 유망 수출시장 진출 및 농업기술 수출 확대 지원 등이 농진청의 역할이다.
일본 도매시장에 애호박을 상장하고, 중국의 검역을 해결하며, 할랄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적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빠르게 변하는 농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한 기술보급 방법이 필요한데 견해는?

농정 및 기술 수요자 계층과 역량이 다양한데, 이들을 대상으로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SNS를 활용한 쌍방향·실시간 소통이 필요하다.
SNS를 통해 인문학, 예술인 등 비농업분야까지 교류한다면 외연 확대 및 미래비전까지 발굴할 수도 있다.
일반농가의 고민을 전문가와 선도농업인이 SNS를 통해 신속히 해결하고, 기술컨설팅으로 해결 못하는 현장문제를 연구과제화해 적합한 결과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농, 전업농, 신규농 등 계층별 농업인이 밴드, 페이스북, 카페 등 농진청의 120개 SNS에서 실시한 협업을 통해 현장애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겠다.
추가로 농식품부 SNS 컨설팅 30개 등이 운영되며, 농업인 SNS 활용 우수사례 발굴 및 확산도 계획하고 있다.

◆경제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전북지역과 국가의 주요 관심사인데, 농진청의 노력은?

최근 벤처창업 지원을 통해 농업·농촌 분야 유망일자리를 창출하는 안이 채택됐다.
아울러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농촌현장 창업보육'을 적극 추진함과 동시에 농업·농촌 유망일자리 50선 발굴 및 취업안내서도 발간하고 있다.
6차산업화 창업경영체의 경영개선 및 현장애로사항을 해결함으로써 각 지역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를 낸다.
이를 위해 현장 민간전문가(코디네이터)도 양성하고 있다.
특히, 국가기술자격 제도를 도입해 다양한 전문분야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농작업안전보건기사', '임상원예사', '약용식물전문큐레이터' 등 자격증 발급을 통해 전문일자리를 창출하고, '이공계대 인턴연구원 사업', '강소농사업 지원 민간전문가 활용사업', '글로벌농업인재양성 사업' 등으로 일자리를 확대한다.

◆전북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박근혜 정부 출범 4년차 정부는 민생과 경제 활력화를 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농식품 수출 확대 ▲농업·농촌의 6차 산업화 정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농진청은 외부로는 고객중심, 내부로는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원칙과 소신을 갖출 것이며, 농업·농촌의 신가치 창조 및 지속성장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농업·농촌이 어렵지만 기술집약적 농업으로 발전시킨다면 소득도 올리고 농촌도 활력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전북도민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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