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미촌 내 폐공가 터에서 열린 설치미술가 소바람씨의 작품 전시회를 김승수 전주시장이 둘러보고 있다.

지난 60년 전부터 형성된 ‘선미촌’의 불법 성매매를 근절하고 주변 기반시설을 점진적으로 정비하는 재생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주시 서노송동에 위치한 선미촌의 기능전환을 위해 올해 사업비 10억5300만원을 투입해 폐·공가 매입 등 거점공간 확보를 비롯한 문화재생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주시 도심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어 왔던 전주선미촌의 미래와 계획을 들여다본다.

전주 선미촌의 현실
전주시청 맞은편에 위치한 선미촌은 현재 성매매업소가 영업 중으로 행정중심지 전주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교육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선미촌은 성매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재생되는 상징적인 공간이면서 여성인권을 침해하는 폭력적 공간으로 인식되는 등 전통문화 중심도시라는 명성을 훼손시켜왔다. 또 건축물의 노후화와 불법 무허가 건축물이 혼재돼 있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이유로 선미촌의 기능전환을 통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여성단체와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져왔다.
이에 전주시는 선미촌 기능전환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고 서노송예술촌TF팀과 ‘전주선미촌정비민관협의회’ 운영, 시의회 승인절차 등을 거쳐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총 67억원을 들여 2만2760㎡ 규모의 선미촌에 대한 점진적·단계적 전면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선미촌 정비 2단계로 진행
우선, 올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1단계로 선미촌 지역 토지와 건물에 대한 일제조사 후 성매매 위법사항 안내공문을 발송하고 토지·건물, 폐·공가 매입 등 거점공간 확보와 권삼득로 등 도로 정비, 주변 가로정비 기본·실시설계를 마칠 계획이다. 또 기존 건물의 경우 풍속화 박물관과 전시관,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문화의 볼거리·먹거리촌을 조성할 계획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는 2단계 사업으로 권삼득로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고 선미촌을 한옥마을과 연계해 전통문화관광벨트로 구축하기로 했다.
나아가, 선미촌을 ‘인권의 공간’이라는데 초점을 두고 성매매업 종사자 현장 상담소와 자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성매매업소의 업종전환에 따른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경찰의 협조를 얻어 지속적인 순찰 실시 등 업소의 자진폐업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첫발 내딛은 선미촌
성매매집결지를 문화재생을 통해 열린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첫 번째 결실로 ‘눈동자 넓이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것’을 주제로 한 설치미술가 소보람 씨의 작품 전시회가 지난 10월 5일부터 선미촌 내 폐공가 부지(물왕멀2길 5-4)에서 열렸다.
작품 전시회가 열리는 곳은 전주시가 매입한 선미촌 중심부에 위치한 폐공가로, 이번 전시회는 전주시와 여성·인권단체 등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1년여 동안 준비해온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국내 성매매집결지 정비가 주로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행해져왔던 것과는 달리, 행정과 시민단체 등이 힘을 모아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이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차단됐던 선미촌을 문화가 창조되고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인 서노송예술촌으로 변화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입한 폐공가는 쪽방형태의 여인숙 건물의 일부를 보존해 성매매업소의 기억의 공간으로 남겨두는 한편, 성매매업소의 경우 지역의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정주형 창작예술공간으로 조성해 선미촌에 문화적 활력을 불어 넣는 핵심문화거점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설치미술전시회에 이어 올 연말까지 예술가들의 선미촌 내 공간에 대한 기록탐색과 기획전시, 생활창작공간 체험활동 등을 진행한 후, 오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단계 사업과 3단계 정주형 예술창작공간화 작업을 거쳐 선미촌을 인권과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나갈 계획이다.

▲ 선미촌 방향 모색 집담회

선미촌에서 서노송예술촌으로
민선6기 전주시 핵심사업인 선미촌 문화재생은 선미촌 내 폐공가와 성매매업소 등 4필지의 토지(628㎡)와 건물을 매입해 인권·문화·예술거점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성매매업소 집결지를 기능전환을 통해 서노송예술촌으로 바꾸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전국적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 사업에 활력을 줄 통쾌한 소식이 들려왔다. 국토교통부 도시활력증진 지역개발사업 국가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30억 국가예산 확보라는 성과를 가져왔다. 전국 지자체 93개 공모 사업중 선정된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는 선미촌을 포함한 서노송동 706-19번지 일원(11만㎡)을 사업대상으로 하며, 선미촌의 영향으로 낙후되고 공동화 되어 버린 선미촌 인근에 행복주택을 건립하고, 해피하우스 집수리사업 등을 강화하는 주거복지를 필두로 골목경관 정비, 소방도로 및 주차장, 주민커뮤니티 공간 확보, 선미촌 문화재생으로 아트팩토리, 아트레지던시 사업 및 가로환경 정비사업으로 여행길(여성이 행복한 길 및 여행자를 위한 길) 등이 진행된다. 이 사업의 중심은 주민공동체 육성과 주민참여를 필수요건으로 하고 있다.

전주시는 “선미촌은 그동안 시청과 한옥마을에 인접해 있어 구도심 발전과 전주의 이미지 저해 등 지역 내 사회적문제가 대두되어 왔다. 앞으로 점진적인 전면정비로 문화재생을 통해 성매매를 근절시키고 정주환경 회복으로 전통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내년부터는 기본계획과 기본설계,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해 오는 2020년까지 사업을 완료하고 쇠퇴한 서노송동 일원에 활력을 불어 넣어 전주명물인 문화예술촌으로 승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시민들의 힘으로 선미촌을 인권이 지켜지고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열린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전주선미촌에는 희망의 빛이 밝아오고 있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