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가요인 백제시대 ‘정읍사’를 시작으로 ‘상춘곡’ ‘춘향전’ ‘흥부전’이 잇따랐으며 최초의 한문소설인 김시습의 ‘만복사저포기’를 비롯해 신석정, 서정주, 채만식, 이병기의 걸출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군산 출산의 고은 시인이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가 하면 세상을 등진 최명희는 물론 양귀자, 안도현, 은희경, 백가흠, 소재원이 명맥을 잇는 등 여전히 한국문학의 버팀목인 전북 문단사를 한데 모았다.

(사)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회장 안도)가 펴낸 ‘전북문단 70년사’는 1945년부터 2015년까지 70여년 도내 문단을 되짚은 것으로 지난 2월 발행했으나 수정하고 보완해 다시금 펴냈다.

구전이나 잡지를 통해 단편적인 조명에 그쳤던 부문을 지난해 현장답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 처음이다시피 망라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문단사는 문학사와 달리 문학이 있게 한 문인 집단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인 만큼 예술사보다는 사회사에 가깝다고 판단, 형성과정을 아우르고 세부적으로 살핀다.

광복 이후 문단사를 가능케 한 ‘전사’, 양식별 성과를 축적한 ‘장르사’, 전국적 문학단체인 ‘협회사’, 문단 기반이 된 동인사로 나눴으며 전북 발행 문예지, 전북 소재 문학관, 전북 소재 문학비를 덧붙였다. 전북문인협회와 함께 문협의 한 축인 전북작가회의도 다루고 있다.

편집을 맡은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는 “문단사와 문학사는 작가라는 한 뿌리에서 나온 사회와 작품의 역사이기 때문에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사항 또한 많을 수밖에 없다. 자료의 불확실성과 미정리를 극복하려고 기존 자료의 나열만이라도 서둘렀다”면서 “훗날 이를 바탕으로 완벽한 문단사가 발간되길 기대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안 도 회장은 “전북문단 지형도로써 한국근대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지역 문단 위상을 바로잡는데 큰 역할을 할 것. 또한 연구의 중요한 사료로 활용되리라 본다”고 밝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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