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유산 또 다른 우리의 미래

전주대학교 교수 최영기

익산백제역사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등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높을 것을 판단된다. 하지만 동시에 지정된 공주, 부여 지역과의 차별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미륵사지의 경우에는 문화유산으로써의 가치는 매우 높은 편이지만, 부여의 부소성, 궁남지(부여서동연꽃축제), 낙화암, 백제문화단지, 공주의 국립공주박물관, 무령왕릉 등과 비교할 때 문화유산의 실체성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이러한 백제역사유적지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는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주고 있다. 역사적 가치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함께 어떤 형태로 세계유산을 보존하며 그에 적합하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지속적이고도 합리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지역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지역경제에 미치게 될 득과 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제 아무리 세계적 문화유산이 고장에 있다 하여도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그 가치의 우수성을 인식, 활용하지 못한다면 다시 역사 속으로 묻어지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단순히 보존에만 그치지 않는 그 가치의 우수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본다. 보석은 다듬어야 더욱 빛을 발하듯 가치 있는 문화재 또한 그 보존과 함께 재창조됨으로써 그 우수성은 더욱 부각되어질 것이며 지역 경제 발전에도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문화재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이면에 연계되어질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역사적 사실의 토대를 기반으로 두고서 만들어 간다면 호소력은 커질 것이고 파급효과는 극대화 되리라 생각한다. 역사문화유산이 지역의 새로운 미래라는 차원에서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원형극장' 사례를 살펴보면 ‘아레나 원형극장’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된 후 수 많은 관광객이 현재까지 끊임없이 방문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유럽 역사의 여러 중요한 시기를 거치면서 발달한 요새 도시의 개념을 독특하게 표현하고, 고대·중세·르네상스 시대의 수많은 기념물을 보존하고 있는 군사 요새의 뛰어난 사례로 베로나의 세계문화유산 지정 배경을 밝혔다. 베로나가 이탈리아에서 손가락으로 꼽히는 관광지가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구 시가지와 아레나 원형극장과 같은 귀중한 기념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점, 둘째, 북쪽 도시에서(특히 독일) 베네치아로 갈 경우 반드시 들려가는 지정학적 위치(밀라노와 베네치아의 중간지점이다), 셋째, 스토리텔링을 통해 로미오와 줄리엣 도시로 세계에 알려지게 된 점, 마지막으로 원형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 축제의 명성 때문이다. 베로나의 사례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무엇보다 익산의 왕궁리 유적의 보존과 지속적 발굴이 필요하며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하고 무왕의 서동선화 스토리의 확장과 창조적 재생산을 통해 문화 콘텐츠화 해야 한다. 또한 익산 왕궁리 유적의 유네스코 브랜드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익산 왕궁리와 미륵사지, 보석박물관을 연계한 관광코스와 여행상품을 적극적으로 마케팅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지역공동체 활성화도 꾀하여야 한다. 전라북도에서는 오는 2022년까지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확장 등재와 세계유산 5개의 추가 등재를 추진한다. 확장 등재 대상은 익산 쌍릉, 제석사지, 익산토성, 금마도토성, 미륵산성 등이 있고 정읍 무성서원과 동학기록유산, 고창갯벌, 남원·장수 가야고분, 김제 벽골제 등을 세계유산으로 추가 등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향후 등재된 세계유산은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고 인프라 와 관광객 편의시설의 설치, 세계유산 기반의 관광콘텐츠 개발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여야 할 것이다. ‘옛 것은 시대에 뒤떨어질 것이다’라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현대사회가 문명의 발달로 최첨단의 시대를 이루고 있다 하더라도 인간사회에서의 삶에 녹아든 지혜에 대한 답은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래된 지난 역사 속에서도 엄청난 지혜와 과학적인 체계를 이룬 수많은 역사적 유물들을 봐왔었다. 지난 역사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분석도 뒷받침 되어야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시대적 배경과 생활양식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근대의 일상을 대입시켜 봄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공통점을 찾게 된다면 역사는 역사로만 남겨지지 않고 조금씩 변형해 가되 끝없이 이어지는 전통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역사문화유산은 또 다른 우리의 미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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