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해법

신동화 전북대명예교수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가 유행을 타고 있다. 그래서 삼겹살, 버터가 동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비만은 한 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을 막론하고 심각한 사회적 골치 꺼리로 대두 된지 오래다. 각 국가도 비만에 주범으로 몰린 설탕에 세금을 물리거나 정크후드를 제한하겠다는 별별 대책을 다 내놓고 있다. 비만의 원인은 간단하다. 인체 내로 흡수된 영양분이 섭취한 것만큼 소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체내에 여분의 에너지가 쌓이는, 어찌 보면 그 원인은 확실하나 이를 스스로 먹는 것을 줄이거나 체내 소비량을 높이는 등 관리를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비만에 의한 폐해는 이미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고혈압, 암, 심장병 등 만성질환은 물론이요 해당자에게는 사회활동 하는데도 많은 불이익이 따른다. 그래서 비만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무슨 묘책이 있을까하여 신경을 곤두세우고 솔깃한 방법이 공중매체에 나오면 앞뒤 가리지 않고 따라해 보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먹는 것이 풍족해진 지난 20~30년 사이 황제다이어트, 요구르트다이어트 등 별별 희한한 방법이 나왔고 체험자의 결과도 공개되어 효과가 있는 냥 알려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어느 것 하나 지금까지 효과가 있어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없다.
인간은 250만 년 전 이 지구상에 나타나 지금까지 계속 다음 세대로 연결되면서 유전적인 형질을 여건에 맞게 적응시켰고 이 형질이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원시시대부터 시작하여 농경문화가 정착되면서 인간은 전분질을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유전인자를 고착시켰고 지금도 이 형질이 인간의 몸속에 확실히 기록되어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인체에 맞는 식단은 대략  탄수화물 65%, 지방질 20% 그리고 단백질 15%의 조합으로 구성된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배합이라고 알려져 있다. 물론 여기에 에너지원으로는 사용되지 못하지만 생리기능에 필수인 비타민과 무기질은 같이 공급되어야 건강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다. 이들을 우리는 5대 영양소라 한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들 5대 영양소만 공급되면 기본적인 건강은 유지된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들 5대 영양소의 균형이 깨졌을 때 문제가 된다. 인체 내에 하루 필요한 에너지 량 이상을 섭취하게 되면 원시시대부터 우리 몸에 고착된 유전 정보는 남은 영양원을 다음 부족시를 대비하여 비축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런 유전인자의 명령이나 요구를 변경 시키는 데는 수 백 년이 걸린다. 우리가 현재 타고난 유전적 형질은 먹을 것이 부족했던 원시시대로부터 계승되었고 앞으로도 이 특성이 변화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갖고 있는 형질에 맞지 않는 변화를 주어 식이형태를 바꾸는 것은 우리 몸이 아직 수용태세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생리적 이상을 초래하여 건강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구성에 사는 민족은 식재료와 환경에 따라 식이형태는 서로 다르다. 목축업을 기반으로 하여 육류가 주식인 경우와 농사지어 농산물을 주로 먹는 사람의 생리적 기능은 다르다. 즉, 먹이에 따라 인체가 적응했기 때문이다.
비만의 예방에는 인체의 이런 요구를 잘 이해해야 한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형질에 거슬리지 않으면서 섭취하는 에너지 량을 줄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적당한 식이 습관은 채소류와 곡류 중심의 한식이다. 여기에 공복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가미되면 가장 기본적인 배고픔 감정을 누그러뜨리면서 에너지 섭취량은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건강식이며 다이어트식은 지중해식이라고 한다. 채소류와 올리브가 특색이라 하나 최근 학자들은 한식이 더 영양적으로 우수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편향된 다이어트식 보다는 우리 체질에 적응된 한식을 통하여 균형식, 그리고 저 칼로리 식으로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쪽으로 치우친 시소는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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