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규 전 정무부지사가 학교로 돌아 왔다. 지난 2011년부터 3년 4개월 간 전주대학교(총장 이호인) 초대 창업지원단장으로 일했던 그가 지난 11월 1일자로 전주대 창업지원단장으로 복귀했다. 지난 2년 2개월간 전라북도 정무부지사로 전북발전을 위해 앞장섰던 그를 학교에서 만났다. 그는 “낙후한 전북이 변화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전북이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고 그 중 하나가 창업이다”고 강조했다.

-2년여 만에 학교로 돌아오니 어떠세요?
▲저는 2010년부터 전주대에 있어서 그런지 학교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과 강의실에서 만나는 것도 좋고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자체가 좋습니다. 행정부지사 때는 안경을 썼는데 여기서는 안경을 벗었습니다. 저는 초대 창업지원단장으로 근무하면서 예비 창업자와 창업에 깊은 애정이 생겼습니다. 앞으로 창업은 취업의 대안이 아닌 창조경제시대의 꽃입니다. 우리 인간의 수명이 100세 이상으로 늘어나고 변화의 흐름이 빨라질수록 창업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입니다. 우리 대학은 예비 창업자 발굴에서부터 교육, 사업지원화, 후속지원까지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이 이미 구축되어 있습니다. 지속 성장과 지역경제를 이끄는 스타기업이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잠시 학교를 떠나서 대학을 바라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모든 대학이 위기이자 교육 전반이 위기입니다. 시대에 따라 가장 많이 필요한 인력이 있습니다. 농경시대에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인력이, 산업시대에는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했듯이, 앞으로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감성과 창의성을 지닌 인력이 필요합니다.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영역을 맡을 인력이 필요합니다. 좋은 학생들이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업에 몰리고 있는 현실도 한편으론 걱정스럽습니다. 현재 취업으로만 치우쳐있는 교육이 일자리, 창업 등 다양성과 창의성이 중시될 수 있도록 교육의 혁신적 변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취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능력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창의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학생자신에 대해 잘 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요즘 중국도 좋은 인력들이 취업보다는 좀 더 창조적인 경제 활동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력이 안정적인 직장에만 다니려고 하는 사회가 아닌, 애플의 스티브잡스, 마이크로스프트 빌게이츠, 알리바바의 마윈처럼 유능한 젊은이들이 창업을 하는 풍토가 조성 되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자기만의 큰 꿈을 생각하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대학이 되었으면 합니다.
-평소 창업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정무 부지사 때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농업시대에는 발전했던 전북이 현재 낙후한 원인은 변화 흐름에 뒤쳐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따라 가기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변화를 선점해야 합니다. 농업의 경우 농생명, 바이오산업, 스마트팜 등으로 선점해야 합니다. 탄소도 기회입니다. 전북에 유일하게 있는 탄소융합기술원의 기술과 효성의 공장 등 탄소관련 산업이 변화의 선점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북에는 우리들만이 갖고 있는 유무형 자산이 많습니다. 가령 새만금을 콘텐츠로 만들어 관광자원화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유일함을 강점으로 삼고 극대화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합니다.
남들을 따라가면 안됩니다. 그 중 하나가 창업입니다. 제조업 유치는 힘들고, 일자리도 많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 노력대신 전북에 유능한 기업의 창업을 도와주는 게 좋습니다. 저는 평소 창의성과 감수성이 살아 움직이는 전북을 창업하기 좋은 전북을 만든다면 전북이 변화흐름을 리드하는 지역이 된다고 믿습니다.
-전주대가 지난 6년간 계속 거점형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됐는데요.
▲우리대학은 2011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전북지역 최초 창업선도대학 선정, 2013년 호남권 최초 거점형 창업선도대학 선정 등을 통하여 이미 지역 거점 창업선도 역할을 인정받았습니다. 우리대학이 창업에 관심을 둔 배경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산업활동 많아지면 일자리가 필요했지만 현재는 로봇이나 자동화 등으로 일자리가 많이 늘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 제조업 분야에서는 투자를 해도 고용이 적습니다. 취업유발계수라는 게 있습니다. 예전에 10억 투자 하면 20명 이상 일자리가 생겨났지만 지금은 10명도 안됩니다.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연계 일자리 창출은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중소기업 창업이나 콘텐츠 지원을 강화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창업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가고 있습니다.
또 하나 변화가 빠르니 기업의 수명도 줄어듭니다. 투자의 귀재라는 사람들은 한 기업의 20년 이상 성장을 예측해 투자하지만 기업 수명이 짧아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각광받는 사람이 벤처투자 전문가입니다. 피터 틸, 손정의라는 투자자들이 세계적 기업의 창업과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창업’이라는 방향은 잘 잡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사주는데 인색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사주는 대신 카피하는 분위기 속에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듭니다. ‘공생·상생’에 대한 정부나 기업의 인식 전환이 시급합니다.
과거 산업혁신은 공장에서 일어났지만 요즘은 아이디어에서 일어납니다. 스마트폰은 기술 자체보다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창업 핵심은 산업현장 아닌 학교현장에 있는 것이고 그래서 대학 교육이 중요하다는 이유입니다.
-창업선도대학 운영 방향이 있다면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창업선도대학은 전북전략산업분야 ‘농생명, 탄소, 문화콘텐츠’의 성공적인 창업지원을 위해 차별화된 창업교육, 멘토링, 사업화 지원시스템을 활용하여 스타창업자 발굴.육성에 주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선순환구조의 창업생태계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창업하기 좋은환경 조성과 산학연관 지역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청년창업 스타육성’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창업교육 프로그램 확산 및 내실화, 도전적인 창업문화 확산, 글로벌 창업지원 및 창업 거점대학 역할 수행과 우수한 청년창업가 양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지역경제와 대학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 나가야 할까요.
▲세상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창의적 아이디어 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거듭강조하지만 우리대학은 청년창업자 집중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아울러 ‘창업하기 좋은 전북’이 되도록 창업생태계 조성에 전북이 갖고 있는 강점, ‘농생명, 탄소, 문화콘텐츠’등 강점을 극대화 하여 이러한 분야에서 창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창업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라북도, 연구개발특구, 벤처기업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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