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수출 중소기업 집중육성 통해 수출활로 모색해야
- 한국무역협회 무역현장 자문위원 제도 성공적으로 정착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 김영준 본부장

지난 9월 전라북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5.9% 감소한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우리지역의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박의 수출 감소로 인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걱정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작년 9월 144백만 달러에 달했던 선박수출을 제외할 경우 같은 기간 우리 지역 총수출은 6.0% 감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고 주력수출품목인 자동차와 정밀화학원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은 비교적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업종으로 분류할 수 있는 정밀화학원료,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선박 등을 제외할 경우 9월 전북 수출은 23.7% 증가하여 전달인 8월에 이어서 두 달 연속 20%대의 성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전북 제조업 총생산의 10%를 차지하는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선 업황이 회복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는 신규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조선·해운 분석기관의 전망이 눈에 띄기도 한다.

국내외적으로 수출 관련 부정적인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지역 주력산업의 전망이 밝다는 것에 다소 안도감이 든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자생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집중 육성하고 이들의 수출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외부충격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지역경제 구조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값싼 양질의 노동력과 이를 활용하여 질 좋은 제품을 신속하게 생산하여 시장에 출시하는 전략을 추구하여 단기간 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수출 6강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이런 전무후무한 성공의 이면에는 기업들의 “Fast Follower” 전략, 근로자들의 헌신적인 희생, 그리고 정부와 민간의 효과적인 수출지원 시책이 있었다.

최근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들의 해외마케팅 지원 정책 방향을 “지원”에서 “육성”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우리 중소기업들의 기업경쟁력을 원천적으로 강화시키자는 취지로 이해하며 올바른 정책방향이라 생각한다. 제품의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단순한 지원을 통해서 경쟁이 치열한 시계시장을 공략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 변화 시 간과해서 안 될 것이 있다. 세계시장은 대단히 방대해서 다양한 시장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지역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시장수요가 세계시장 곳곳에 있다는 의미이다. 주지하다시피 육성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동시에 시장개척 노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수년간 지지부진한 국내 경제여건으로 더 많은 중소기업이 생존을 위해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간 수출은 특정 소수 기업만의 전유물로 생각되었는데 더 많은 기업이 수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는 것에 많은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된다.

우리지역의 많은 중소기업을 방문하며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제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 기업을 맞춤형으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면 탄탄한 수출기업을 대량 육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수출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거쳐야 할 복잡다단하고 고된 과정을 이겨낼 여력을 정부와 민간에서 어떻게 보완해 주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지역 기업들이 수출기업으로 크기 위한 기본 요건은 잠재 바이어와의 잦은 접점 마련이다. 해외 유명전시회 참가 및 시장개척단 파견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은 물론 바이어 국내 초청 상담회 또는 전시회 개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각기 처한 상황이 다른 수출 초보기업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서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는 종합무역상사 출신의 인재로 구성된 무역현장 자문위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내수 기업의 수출화를 위한 일대일 현장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에게 해외사업 준비단계를 충실히 경험케 함으로써 향후 전개할 본격적이고 독자적인 해외마케팅 활동을 유효하게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무역현장 자문위원 제도가 우리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내수기업들이 수출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정밀화학 등 대기업에 의존하던 과거의 방식으로는 전국대비 경제규모/수출액 1.5%의 벽을 넘을 수 없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67조 달러의 세계시장을 직접적으로 공략하는 전북 중소기업을 대량 육성하는 것이 전북 수출 100억 달러 재돌파의 첫걸음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시장을 누비는 전북 수출중소기업들의 활약상에 성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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