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곳곳에서 발병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1일 신고가 접수된 김제 한 오리농가인근에서 AI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관계자들이 예방적 살처분 하고 있다. /유경석기자·disovery2@

김제 오리농가에서 위험도가 높은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전북에 ‘AI 악몽’이 되살아날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AI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짧아 감염 후 3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면서 순식간에 집단 폐사하는 등 전파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전북도는 21일 “이날 오전 8시 40분께 김제 금구의 오리 농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의심축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도내에서는 지난 10일 익산 만경강변에서 포획한 흰뺨검둥오리 시료에서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나, 가금류 사육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도 방역당국은 현지 확인 결과 사육중인 오리 1만7000마리 가운데 100마리가 폐사한 사실을 확인하고 초동방역팀을 투입, 해당 농장 일대에 대한 차단방역과 함께 현재 사육중인 오리 1만7000마리와 반경 700m 이내 한 농가의 3000마리 등 총 2만여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돌입했다.
도 방역당국은 발생농가에서 채취한 분변 등 시료를 동물위생시험연구소를 통해 PCR(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이날 오후 ‘H5형’ AI로 판정됐다.
또 나머지 상당수 오리에서도 신경증상 등 AI 의심 증상이 나타남에 따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고병원성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는 오는 23일쯤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AI는 과거에 비해 폐사율이 훨씬 높고 전파 속도도 빨라 그 어느 때보다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예년에는 새끼 오리나 병아리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AI 바이러스가 퍼지거나 AI가 발생한 최초의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이웃 농장으로 번지는 패턴을 보였으나 이번에는 일정한 패턴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처음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충남 천안 이후 전북 익산→전남 해남→충북 음성·청주→전남 무안→경기 양주→전북 김제 순으로 불규칙하다 보니 역학조사를 해도 전파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야생 철새가 월동하는 하천이 농장 주변에 있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어, 야생 철새가 먹이가 풍부한 서해안 일대 하천을 따라 이동하면서 가는 곳마다 AI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이라는 분석 외에 발병 원인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올해 발생한 AI는 과거에 발생했던 H5N1형, H5N8형 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해 중국에서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던 H5N6형 바이러스라 도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검역본부의 정확한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PCR(정밀검사) 결과 H5형 AI로  확인됐다”라며 “가금류 사육농가의 출입 및 철새도래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차단방역을 위한 행동지침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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