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똥벌레 공연 중 한 장면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가 다가오고 있지만 마냥 시리지만은 않을 거 같다. 여기저기 소극장들을 돌며 결코 작지 않은, 인간적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말이다.

전북연극협회(회장 정두영)가 지난 2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달여간 전주와 익산, 남원에서 ‘제24회 전북소극장연극제’를 열고 있다. 극단 명태와 극단 까치동, 문화영토 판, 극단 작은 소리와 동작, 극단 둥지 등 소극장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5개 단체가 참여해 여러 장르와 사연들을 풀어낸다. 내년 25회를 앞두고 소극장 연극제의 과거를 되짚고 미래를 그리는 자리도 마련한다.

5곳 중 진행 중인 건 까치동의 인형창극 ‘효녀심청(작‧연출 정경선)’이다. 너무도 잘 알려진 심 봉사와 그의 딸 심청의 이야기는 인형극으로 시작한 극단의 역사와 국악의 고장 전주의 특성을 거쳐 새로이 거듭난다. 25일, 28일~12월 2일 오전 10시 30분 전주 아하 아트홀.

문화영토 판의 ‘빛의 연인들(작‧연출 하일호)’은 저마다의 상처로 칩거하던 두 남녀가 옛날영화를 틀어주는 극장을 찾아 사랑하게 되고 상처도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다. 12월 9일~25일 평일 저녁 8시, 주말 오후 4시 소극장 판.

둥지의 ‘불편한 사람들 2탄(작‧연출 최원준)’은 점쟁이로 변한 초보 사기꾼의 얼렁뚱땅 점괘, 그를 찾은 정치인 및 사업가의 부정부패…불편한 사람들의 불편한 이야기가 풍자된다. 12월 15일~24일 평일 저녁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남원 지리산 소극장.

명태의 ‘개똥벌레(작 오혜정‧연출 최경성)’는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 아버지로 인해 아픈 어린 시절을 보낸 두 자매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18년 만에 집을 찾아 눅눅했던 지난날을 떠올린다는 줄거리다. 12월 16일~25일 평일 저녁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전주 아하아트홀.

작은 소리와 동작의 ‘See you, in Heaven!(작‧연출 최경식)’은 독일 출신 간호선교사로 한국에 와 고아와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고 학교를 세우는 등 성공이 아닌 섬김을 좇은 서서평을 조명한다. 12월 16일~31일 평일 저녁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익산 소극장 아르케.

축하공연은 ‘나루터 2016(작 박동화‧연출 조민철)’이다. 나루터에서 배를 젓는 사공과 그런 나루터를 없애고 다리를 놓자는 아들의 갈등을 통해, 세월의 흐름 속 변해가는 것들의 쓸쓸함을 전한다. 12월 22일~24일 평일 저녁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전주 창작소극장.

학술세미나 ‘소극장연극제 24년, 새로운 지평을 그리다!-공연예술발전을 위한 소극장 문화운동 활성화 방안’은 12월 29일 오후 4시 전주 부븸온에서 ‘제33회 전북연극상 시상식 및 연극인의 밤’과 함께 이뤄진다.

정두영 회장은 “전북 소극장은 지역연극의 산역사이자 지역예술문화의 자부심, 중심이다”라며 “부대행사로 세미나를 개최해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보고 현재를 진단하며 발전적 미래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063-277-7440./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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