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전북 권순태가 펀칭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 현대가 10년 만에 '아시아 최고 클럽' 자리에 오른 것에는 '백전노장' 골키퍼 권순태(32)의 눈부신 선방 쇼를 빼놓을 수 없다.

권순태는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알아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전북의 골키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면서 여러 차례 선방을 펼치며 팀의 1-1 무승부에 큰 힘을 보탰다.

전북은 이날 알아인을 상대로 전반 초반부터 여러 차례 위기를 내줬지만 그때마다 권순태의 방어력이 빛을 발했다.

전반 10분 만에 알아인의 '키플레이어' 오마르 압들라흐만의 헤딩 슈팅을 막으면서 시작된 권순태의 활약은 전반 37분 더글라스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때린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막아내면서 빛을 발했다.

권순태가 알아인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안 전북은 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한교원의 선제골이 터지며 우승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비록 전반 34분 알아인의 한국인 미드필더 이명주에게 동점 골을 내줬지만, 수비진이 공간을 내주며 슈팅을 내준 터라 권순태로서는 막아낼 수 없었다.

행운도 따랐다. 전반 43분 알 아인의 더글라스가 시도한 페널티킥이 크로스바를 넘으면서 권순태는 두 번째 실점 위기를 넘었다.

후반에도 권순태의 '슈퍼 세이브'는 이어졌다.

권순태는 후반 29분 더글라스의 강한 슈팅을 펀칭으로 막아냈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날아든 오버헤드킥도 방어하더니 막판 이어진 알아인의 공세에도 끝까지 골문을 지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무엇보다 지난 2006년 전북이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무대에 오를 때 팀의 막내 골키퍼로 우승 트로피를 경험했던 권순태는 10년이 흐르고 팀의 '맏형 골키퍼'로 든든히 자리를 지키며 두 번째 우승을 만끽하는 영광도 맛봤다.

권순태는 경기 후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비롯해 공격수들의 슈팅 타이밍이나 습관 등을 수도 없이 공부했다"라며 "끊임없이 연구한 덕을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후 펑펑 울었다. 후반전 초반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힘들었는데, 우승을 차지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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