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 괜찮은 걸까?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이 인기다. 최근 몇 달간 주변에서 부쩍 탄수화물을 줄이거나 끊고 지방 함량을 높인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증가

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멀리해야 했던 지방이 식단의 중심에 서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고지방 섭취에 대한 관심
모든 것이 ‘다큐 스페셜; 지방의 누명’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지방이 받고 있던 오해들을 바로잡고 신체 메커니즘에 따

른 영양학적 가치를 재조명한 이 방송 다큐멘터리는 ‘지방은 곧 비만의 원인’이라던 기존의 믿음을 깨 버렸다. 이 다큐멘터리는 해외 학자들의

연구와 사례를 바탕에 둔 것으로 그간 금기시되었던 지방 섭취의 빗장을 풀었다는 점에서 혁명적으로 비춰진 것이 사실이다.
수많은 식이요법에서 지방과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단백질과 채소를 섭취하라고 권했지만, 다큐멘터리는 단백질에 고지방을 더한 식단을 통해 건강

을 조절한 사람들의 사례를 비췄다.(식단에서 지방의 비율을 70~75%로 늘리고, 단백질은 20~25%, 탄수화물은 5~10%로 제한하는 저탄수화물·고지

방 식단) 다진 고기에 계란과 치즈, 버터를 잔뜩 넣고 익혀 먹거나 거대한 버터에 연어를 굽고 버터와 치즈, 올리브유를 섞어 소스를 만들어 함께

먹는 광경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탄수화물과 만나지 않으면 지방은 해롭지 않다?
소위 3대 영양소라 불리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우리의 식탁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다. 각 영양소의 단위당 칼로리는 100g 기준으로 탄수화

물은 400kcal, 지방은 900kcal, 단백질은 400kcal, 지방이 가장 많은 열량을 내는 영양소이므로, 많이 먹으면 가장 많이 몸에 축적될 것이라는 믿

음이 생겼다.
그러나 연구가 거듭되면서 지방을 향한 이러한 믿음이 다소 오해라고 밝혀졌다. 즉, 질이 좋은 지방은 탄수화물과 만나지 않는 경우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만의 주요 원인은 혈당과 인슐린의 과잉이다. 인슐린은 인체에서 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에 의해

저장되는 지방과 체외에서 섭취되는 지방은 성분이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게다가 3대 영양소 중 혈당과 인슐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지방

뿐이라는 것이다.

고지방 식단, 원 푸드 다이어트의 득과 실
하지만, 고지방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고지방에만 집중하면 기존의 원 푸드 다이어트처럼 영양의 균형이 깨지기 십상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저탄

수화물·고지방 식단을 시도하는 경우 하루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고,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한 식물성 열매와 채소 등을 챙겨 먹는 것이 권

장된다. 지방 또한 가공하지 않은 포화지방이 권장되며 튀김 등의 과정을 통해 생성된 트랜스지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채소를 섭취하는 것으로

저탄수화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는 점 역시 지적되었다.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5개 전문 학

술단체는 공동으로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사항’을 내놓기도 했다. 5개 학회는 고지방 식단이 중단률이 높고 장기적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방법이라 평가했다.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할 경우 LDL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에 의한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아지며, 비정상적으로 고지방식

만 고집할 경우 미량 영양소 및 섬유소 섭취 감소로 인한 문제를 부를 수 있다. 또한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면 케톤산이 증가해 근육과 뼈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들어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 또한 생길 수 있다. 오유정 과장은 “적절한 영양 섭취와 유산소

운동요법을 통한 체중조절 및 건강 증진이 가장 적절하며, 무조건적인 고지방 식단과 원 푸드 다이어트는 부작용을 고려할 때 주의가 필요한 식이

요법이다.”고 전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내과 과장 오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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