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시대 식품문화 /전라북도생물산업진흥원 원장 김동수

 노마드(nomad)란 유목민을 뜻한다. 유목민은 일정한 가축을 방목하기 위하여 항상 목초지를 찾아다니며 이동생활을 하는 민족으로, 옛날부터 건조지대 초원이나 반사막지대에 거주한 민족 즉 가축을 키우고 식량을 얻기 위해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면서 생활하는 사람의 무리를 말한다.
유목민의 상징은 동서양 대륙을 누빈 칭기즈칸을 비롯한 유목을 하던 몽골족이다. “디지털 노마드”란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동서양을 넘나들은 몽골족처럼 온라인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여기저기 세계를 누비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내는 말이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으로 대변 되는 디지털 시대에 휴대폰, 노트북, PDA등과 같은 첨단 디지털 장비 및 다양한 기기들로 인해 많은 정보를 주고받고 물건을 사고 대화를 하며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면서 자기의 정보를 습득하는 시대,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사람들, 또는 디지털을 이용하여 세계 여러 곳을 탐색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디지털 유목민이라 한다. 이처럼 일과 꿈과 재미를 찾아 세계 각 곳으로 동분서주하는 사람들로 매일 매일 온 지구는 뜨겁다.

프랑스 사회학자인 자크 아탈리는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로 무장하고 지구를 떠도는 디지털 유목민의 시대” 라고 예상했다. 유목민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장비를 갖춘 거실, 곧 코쿤(cocoon)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도 갈수록 많아질 전망이다.
1970년쯤으로 생각되는 가수 남진씨가 부른 ‘가슴 아프게’란 노랫 말에 이런 구절이 있다.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아마도 바다 때문에 만날 수 없는 슬픈 이별을 노래했을 것이다. 그러나 약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무조건’이란 노랫말은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당신이 부르면 달려간다는 얘기다.
언제 어디에 있든지 보고 싶으면 볼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생활로 바뀌어 가는 것 이것이 바로 디지털 혁명이고 사람들의 생활을 완전 변화시킨 내용을 노래가사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식품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디지털 유목민 시대에 걱정되는 것과 기대되는 것이 있다.
 걱정되는 부분은 사람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대화가 소멸되고 그 자리를 다른 의사소통의 수단인 e-메일, 메신저, 인트라넷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소통은 빠르고 신속하며 기록이 남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로간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의사 전달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아 종종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필자가 생각하는 더 큰 문제는 활동이 줄어들고 디지털기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인터넷 중독에 의한 다양한 육체적, 정신질병이 발생하고 식사시간이 짧아 영양이 부실한 인스턴트식품을 선호하는 등 식습관 변화도 생기고 아울러 수면부족과 운동부족으로 인한 새로운 생활 질병과 비만인구가 급속하게 증가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해결할 수 있는 많은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찾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기대되는 면을 생각해 본다면 디지털 유목민시대에는 식품산업을 IT와 접목하여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 IT의 본산지는 미국 시애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 본사가 있고 근사한 빌게이츠의 집도 시애틀 외곽에 있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IT관련 과학자도 당연히 많이 생활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누구보다도 휴식할 공간이 필요한 데 반해 시애틀은 우기에 습도가 높고 우중충한 날씨로 그들이 가서 마땅히 쉴 공간이 없었다. 그런 차에 스타벅스가 최초로 시애틀에 문을 연 것이다. 조용한 분위기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이태리어의 카페라테란 이름의 커피 그리고 자기 필요에 따라 마실 수 있는 양의 선택 등 그야 말로 과학자들에겐 최고의 휴식 공간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지 15년 조금 넘었는데 벌써 500호점을 넘어서고 있다.
이같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커피전문점이 커피를 판매하는 외식업체 이상의 문화로 자리 잡은 데서 비롯됐다. 특히 디지털 유목민으로 불리는 IT 세대와의 만남으로 커피전문점은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새로운 문화를 낳고 있다.
또 하나 IT시대에 재미있는 현상은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 정보의 공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굳이 TV나 언론 매체를 통하지 않고서도 좋은 제품은 급속하게 정보가 전달되고 소비가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나라는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함께 스마트폰 사용자도 이미 4,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식품의 구매도 바뀌어 가고 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발과 손, 눈과 귀를 대신하여 온라인을 통해 식품을 구매하는 시장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식품시장의 성장은 그 동안 유통 경로 확보가 쉽지 않았던 지역 소규모 농업생산자와 중소 식품유통업체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스마트폰의 사용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식품에 관한 다양한 정보수집과 건강관리에 관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개인의 식습관, 신체특성, 질환과 질병 등을 입력하면 그 사람에게 맞는 식단과 식품관련정보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많은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러 가지 제한이 있겠지만 개인의 맞춤형 식단과 식품정보제공을 통해 국민건강에 기여하고자 시도된 것에 대해 큰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식품홍보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가올 것이다.
앞으로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건강한 삶을 위한 식품의 선택, 식습관과 생활의 변화를 수반한다면 다시한번 우리의 전통식품이나 전통차가 가운데서도 문화와 함께 팔 수 있는 상품이나 식품은 없는지? 앞으로의 외식산업은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는 산업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동서양을 혼합한 퓨전 스타일의 식품산업과 문화산업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는 것도 식품산업이 더 이상 제조업이 아닌 문화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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