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대한민국

강길선<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

최근 몇 년들어 학회와 학교 연구 등의 일로 해외여행이 비교적 잦았다. 1980년 후반에 유학을 하였던 미국을 포함하여,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 중동 등의 신흥부국, 대국굴기의 중국, 그리고 남미와 후진국까지 방문하여 각국의 역사, 흥망성쇠, 세계문명과 경제의 이동 등을 교육과 연구 이외에도 부수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1990년도 미국 경제의 최정점을 유학시에 수혜를 받았고, 일본경제의 세계제패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찬란하였던 고대문명, 포르투갈부터 시작한 스페인, 네덜란드의 해양경제 제패, 영국과 프랑스 박물관에 쌓여져있던 다른 나라들의 고대 유물들 참으로 부러웠던 것들도 많았다.

평생을 아무것도 없던 사막에서 살다가 원유와 천연가스가 무한정으로 나와 돈으로 온갖 치장한 중동, 철광석과 목재와 같은 천연자원만 파먹고 살아도 평생 선진국으로 살 수 있는 호주?캐나다도 참 부러웠다.
반면 1950~60년도에 우리보다 한때 훨씬 잘 살아 6?25 한국전쟁때 우리나라를 도와줬던 우리의 혈맹인 터키, 필리핀, 멕시코, 인도, 태국도 공부했고, 최근에는 남미의 쿠바, 도미니카 공화국, 베트남, 라오스, 몽고 등의 후진국 살림의 흐름도 거의 배웠다.

각국에 대하여 부러움도 많았고, 안타까운 것도 많았고, 배울 것도 많았고, 배우지 말아야 될 것도 많았다. 어쨌든 이들 수 많은 나라들을 직접 약 10~30여 년 계속하여 지켜본 결론은 현재의 우리나라보다 좋은 나라는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치만 빼놓고,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최순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보다 더 좋은 나라는 없었다.

우리나라가 1960년 까지는 국민생산 65달러로 아무것도 없었다. 1970년경까지 오전?오후반 수업을 하였고, 내가 살던 시골에는 1975년 경에 전기가 들어왔고, 1980년까지 점심시간에 도시락 보리 혼식 검사를 하였다. 1990년경 유학 갈 때마다 환전하는 달러를 다 나라에 신고를 했다.

이러한 세계 최빈국에서 죽어라 일하여 현재에는 세계무역대국 6위, 세계 11위권 내의 경제대국, 인구대비 R&D 연구투자 1위, 트리플크라운 (무역 1조달러, 최대수출, 최대흑자), 50-30클럽가입 (인구 5천만, 국민생산 3만달러)을 이루었다. 무역대국 10위내의 국가를 보면 약소국을 침범하여 숱한 사람을 죽이고 도둑질하여 부의 기틀을 잡은 나라들이다.

일례로 우리하고 전혀 국교가 없는 쿠바의 지폐 10CUC (약 12,000원 상당, 쿠바의 약 일주일치 월급에 해당) 짜리 뒷면에 보면 에너지 혁명이라고 써놓고 컨테이너 발전기 사진이 있다. 이는 카스트로의 특별지시에 의해 쿠바 전국에 발전기를 깔아준 현대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넣은 현대 컨테이너 발전기이다. 비수교국 까지 들어가서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았다. 뜨거운 중동에서 일하다가, 알라스카의 추위에 일하고, 다시 뜨거운 아프리카로 옮겨서 현지 음식을 먹고 끄떡없이 일했다. 전 세계 구석구석을 이렇게 뛰고 또 달려 돈을 벌었다. 사람 한사람 안 죽이고, 도둑질 한 번 안했다. 순전히 땀 흘려 돈번 우리나라 기업들은 진짜 애국자다.

그리고 미국을 제외하고 문화 분야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세계를 제패한 나라는 없다. 일본이 그 많은 돈을 벌어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의 문화 수출을 시도했으나 결국은 실패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 최고의 TV 시청률은 대장금이 스리랑카에서 99%, 이란에서 주몽과 함께 90%이었고, 내조의 여왕 등은 쿠바와 남미에서 75%이었다.

급기야는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강타하여 가히 K-Pop, K-Drama 등 우리 젊은이들의 문화가 세계를 휩쓸고, 현재 대부분의 K-Drama는 실시간으로 전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어로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경제와 문화분야를 단기간 내에 휩쓸었으니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렇게 경제적?문화적으로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들어 놓은 선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그런데 드디어 사단이 났다. '이게 나라냐'라고 할 정도의 어처구니없는 지경까지 떨어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났을까?

바로 초고속 압축 성장의 폐해이다. 1780년 1차 산업혁명이 난 후 250여년 걸린 산업화를 우리는 약 50년만에 이루었다. 민주화는 1200년경 마그나카르타 이후에 800여년 만에 이룬 것을 우리는 약 30년만에 이루어 다른 국가들 200~500년 만에 이룬 일을 우리는 단기간에 치루고 있으니 기가 막힐 지경인 것이다. 매 5년마다 개성이 서로 완전히 다른 대통령을 모시고, 맞지도 않은 서구식 민주주의를 하느라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외 경제가 정말로 좋지 않다. 우리 대한민국호가 이렇게 좌초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대한민국의 신화가 이렇게 끝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렇게 우리 후손에게 무기력하게 다시 가난한 빈국으로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업무중단은 현실로 되었다. 잠시 거쳐 가는 우리 헌정사의 오점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호는 다시 뛰어야 된다. 지금까지 어려웠을 때 나라를 구했던 것처럼 각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하여 옛 시대를 마감하고, 비정상화를 정상화시키고 상식화된, 진정한 선진국의 면모를 갖추어 후진국을 마감하는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세계에 보란 듯이 보여 줘야 되는 최적기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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