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코드 오류라는 말이 있다. 콩코드란 프랑스어로 ‘화합’ 혹은 ‘협력’이라는 뜻인데 영국과 프랑스가 이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를 공동개발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1962년 개발된 이 여객기는 항공노선 운항시간을 크게 줄이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혁신이었다. 모두 10억 달러가 투입됐고 미끈한 외부 디자인으로도 주목 대상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몸체가 좁아 탑승인원이 너무 적었다. 또 초음속으로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연료 소모도 다른 비행기에 비해 훨씬 많았다. 한 마디로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인 여객기였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이미 많은 돈이 들어갔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이 비행기는 천신만고 끝에 완성돼 운항을 했지만 누적되는 적자는 천문학적 숫자였다. 게다가 2000년에는 폭발사고까지 나자 결국 2003년 운항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콩코드 오류라고 하면 잘못된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정당화를 위해 계속 밀고나가는 것을 뜻한다.
  이런 예는 비즈니스계에 흔하게 널려 있다. 카메라 필름의 대명사 코닥은 과거 명성과 노력이 아까워 디지털화에 소극적이었다. 그 탓에 코닥은 시대에 뒤처진 기업으로 생존 위기에 몰렸다. 또 모토롤라 역시 인공위성을 매개로 하는 휴대전화기 이리디움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큰 손해를 입었다. 기지국 설치가 필요 없고 오지에서의 통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비싼 비용이 걸림돌이었다. 이 야심찬 휴대전화기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시장에서 퇴출됐다.
  물론 기술혁신은 경제발전에서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너무 기술 자체에만 매달려 소비자 니즈를 무시하면 이는 재앙으로 다가온다.
  해외에서는 휴대전화 5G 기술 개발을 둘러싸고 콩코드 오류가 발생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견해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에 의하면 AT&T나 에릭슨과 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앞 다퉈 5G 기술 개발에 엄청난 돈을 퍼붓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업계가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 빠른 속도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4G 기술이 일반화된 사례를 들며 기술개발을 강행하고 있다.
  이 논쟁은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다. 5G 기술이 시장에 나와 봐야 정확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콩코드기 예에서 보듯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경제적으로는 타당하지 않은 기술’ 개발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휴대전화 소비자들은 지금의 4G 기술에 별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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