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7호 한량무 보유자 금파 김조균 선생의 춤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1961년 만들어진 (사)금파춤보존회. 선생이 떠난 후 맥을 이어온 아내 김 숙도 올해 7월 세상을 등졌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생에서 부부의 연을 맺어 춤가를 이룬 이들의 정신이 아프지만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다. 전라북도 ‘2016 무대공연제작지원사업’으로 29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금파무용단(이사장 김지호) 창단 55주년 기념공연 ‘천년의 미소Ⅱ-겨울햇빛’.

2007년 정기공연 당시 선보인 ‘천년의 미소’에 이은 것으로 백제, 한민족 등 전북의 예술적 이미지를 전통춤에 기반한 창작춤으로 확장, 세계 속 브랜드화하기 위한 연작물이다. 두 번째 무대에서는 김 숙 선생을 보낸 슬픔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내딛고자 한다. 전통을 충실히 따르는 한편 레퍼토리를 재해석하고 자녀인 김무철과 김지호가 예술총감독과 이사장, 무용인으로 함께해 의미를 더한다.

1부에서는 ‘금파의 춤 맹종’을 주제로 4가지 레퍼토리를 펼치는데 시작은 정형인류 ‘호적구음살풀이춤’이다. 정자선, 정형인, 금파, 김 숙으로 이어지는 춤사위가 고스란히 담긴 춤은 하얀 수건과 나부끼는 치맛자락의 날림으로 묘한 매력을 전하고, 한과 슬픔을 환희의 세계로 승화시킨다. 김지호 이사장의 몸짓으로 만나본다.

 금파류 ‘입춤’은 입문과정에서 배우는 기본춤에 금파 특유의 춤사위, 장단, 호흡이 정형화돼 있지 않은 허튼춤 형식을 더한 것이다. 금파는 물론 한국춤이 지닌 심연의 몸짓을 접할 수 있다.

대표적 레퍼토리인 ‘오작교의 추억’은 춘향전 중 이도령과 춘향이 만나 사랑을 나누는 대목에서 착안해,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시대 풋풋한 사랑을 다면적 춤사위로 형상화한다. ‘판놀음Ⅰ’에서는 타악기의 다채로운 음악적 변화와 리듬을 한국춤에 우려낸다.

2부 ‘금파의 춤 안목’에서는 2회 대한민국무용제 참가작으로 1980년 중앙국립극장에서 초연한 ‘겨울햇빛(안무 금파‧대본 문치상‧연출 방승용)’을 김지호 이사장의 재안무로 재회한다.

리메이크작‘ 겨울햇빛-소리 없이 빛나는 희망의 빛’은 신분의 고귀함과 비천함을 뛰어넘은 순결한 사랑이라는 주제의식부터 인간 본연의 외로움과 사랑에의 갈증을 극복한 희망의 빛까지 아우른다. 이미지를 가시화, 현대화하는 한편 감정을 극대화하는 작업도 잊지 않는다.

 김무철 예술총감독은 “금파와 김숙은 억겁의 인연으로 만나 춤가를 이뤘고 안타깝게도 그것을 위안 삼아 멀리 떠나셨다. 삶의 끝에서조차 놓지 않았던 작가적 의지와 열정을 보며 금파가의 예술적 전통을 충실히 계승할 것을 다짐했다”라며 “두 분의 예술적 영감에서 비롯된 공연은 금파무용단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협연자로는 중국중앙민족대학교와 유희컴퍼니가 함께한다. 연출은 박병철, 총괄기획은 이왕수가 맡는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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