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공식적으로 무산되면서 남원시와 진안군이 추진 중인 케이블카 설치사업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전북도 및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는 지난 2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강원도 양양군이 추진하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안건을 심의·부결했다.
케이블카 건설 공사와 운행에 따른 생태계와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위원회의 최종 판단이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산양 등 멸종위기종 훼손이 우려된다며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반대해왔다. 문화재위원회는 환경단체의 주장대로 산양 서식지에 케이블카 운행이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을 낸 것이다.
이번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될 것으로 보인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지난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적극적인 추진을 지시한지 1년 만에 환경부가 조건부 승인을 내줬으나 최종 절차를 넘지 못했다.
환경부가 환경단체의 반발과 지역간 경쟁심화로 케이블카 신규 설치사업에 부정적이었으나 박 대통령의 당시 언급 이후 조건부 승인 쪽으로 선회하면서 지리산과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사업도 재추진됐다.
남원시는 지난해 8월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사업의 조건부 승인하자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다시 추진했다. 남원 케이블카 노선은 당초 반선 뱀사골 계곡에서 반양봉 구간이 추진됐으나 지난 2014년 10월 ‘운봉 허브밸리~바래봉(2.1km)’ 구간으로 변경하고 총 2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진안군은 올해 설계 용역비 10억원을 편성하면서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환경단체와 지역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마이산은 천연기념물에 등재된 줄사철나무군락을 비롯해 각종 희귀 동·식물이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지리산·마이산 케이블카 설치사업들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내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가 부결된 것은 문화재청이 개발보다 환경에 더 의미를 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둘 수 있다”며 “지리산과 마이산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해 이들 사업들도 백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김대연기자·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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