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뚝' 매출 '뚝'··· 소상공인 눈물 '뚝뚝'

<신년특집: '김영란법' 시행 3개월> 박세린 기자l승인2017.01.01l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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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김영란법 때문에…’ 도내 바뀌어버린 新풍속도 보완책이 절실하다
-부정정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지난 9월 28일 시행 후 직장인 식사문화 등 바꿔…가족과 식사 택하는 경우 많고, 저녁 약속 일찍 끝내는 풍경
-도내의 경우도 소상공인 매출 하락과 관련 업계 직격탄 등 경제 한파 못지않은 ‘불경기’…농식품 2억 여 원 규모, 음식점업 수요도 4조 2000억 원 등 달할 것으로 예상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모호한 일부 내용에 대한 부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아…부작용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 등 세밀한 분석과 대안 필요하다는 지적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 시행이 벌써 3개월 남짓 흘렀다. 지난 9월 28일 처음 시행된 ‘김영란법’은 공직사회를 비롯한 교육계, 언론계 등 사회 전반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직장인들의 식사 문화부터 연말 회식문화까지 곳곳에 김영란 법 ‘신풍속도’가 자리 잡았다. 가족과의 식사를 택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꼽히는 반면, 소상공인들의 매출 하락과 관련업계 직격탄 등 경제 한파 못지않은 불경기 등 부정적인 요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면에서는 시행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모호한 부분으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새해에도 ‘김영란법’은 여전히 사회 깊숙이 뿌리 내릴 것 같은 분위기다. 코앞으로 다가온 명절 선물부터 영향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김영란 법’으로 인한 신 풍속도, 앞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야 하는 과제 등에 대해 고민해 볼 시기다.              /편집자 주

▲‘김영란 법 때문에…’ 신(新) 풍속도
직장인 박 모(33?전주 효자동)씨는 최근 퇴근 이후 바로 집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이맘때는 송년회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올해는 지난해 보다 송년회가 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가족과의 식사도 늘었다. 저녁 약속이 눈에 띄게 줄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운동을 시작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건 단연 ‘직장인’ 들이다. 식사 접대 횟수가 많이 감소하고 1인당 1회 접대비용이 3만 원으로 줄면서 저녁 약속도 일찍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공직자 및 언론?교육기관 등을 포함한 직장인 3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73.6%가 ‘식사 접대 빈도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1인당 1회 식사 접대비용도 3만 원 미만이 64.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식당가도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았다. 송년 모임이 눈에 띄게 줄고, 진행한다 해도 간단한 식사 자리로 대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단체 손님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2~3명의 손님만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유통가도 ‘김영란법’ 때문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김영란 법 이후 첫 명절인 2017년 설을 맞이해 당장 사전 예약 판매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예약 판매 결과, 전체 판매 수량의 98%가 5만 원 미만 상품이었다. 이마트가 지난달 8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설(1월 28일)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실적 집계 결과, 5만 원 미만 선물 판매 신장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418%나 달했다. 반면, 5만 원 이상 선물세트의 신장률은 94%에 그쳤다.

▲‘김영란 법’ 부작용 속출
‘김영란 법’은 기본적으로 누구든지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 등에게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한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어떤 부정한 청탁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접대나 금품수수 등을 금지해 깨끗한 사회로 바꾸어 나가자는 게 기본 골자다. 적용대상자만 약 224만 명이다.
하지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시행에 따른 많은 혼선이 작용하고 있다.
투명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을 지칭하고 있지만, 농축산과 화훼농가, 인삼재배단지 등 관련 산업들은 경제 한파 못지않은 불경기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농식품 분야를 보면 농촌경제연구원 등 연구기관들은 김영란법 시행으로 농축산물 수요가 연간 1조 8000억 원~2조 3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음식점업 수요는 3조~4조 2000억 원, 취업은 최대 18만 3000명, 고용은 최대 6만 3000명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선물용품 판매점이나 식당가는 손님이 없어 줄이어 폐업하고, 화훼농가, 축산농가, 어민들의 피해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상인들은 ‘속수무책’이라며 업종 전환을 시도하거나 음식 단가를 맞추기 위해 골몰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최근 소상공인 진흥공단에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김영란법으로 인한 소상공인 예상 피해 규모만 2조 6000억 원 규모다.
김영란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화훼 도소매업, 농?축?수산물 도소매업, 음식점업을 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300개 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69.7%가 ‘경영이 어렵다’고 답했다. 어려움이 지속할 경우,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답한 응답 업체도 70.8%다.
사회 분위기도 많이 변하고 있다. 이른바 정해져 있는 3, 5, 10만 원의 허용범위를 떠나 직무와 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위반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사회 분위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더욱이 더치페이 하면 3만 원 이내에서 접대한 것으로 보아 금품수수의 예외에 해당한다거나, 카네이션도 생화는 안 되고 조화는 된다든가 하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어 전반적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예 하지 말자’는 분위기도 지배적이다. 

▲현실에 조화로운 개선방향 모색이 절실할 때
‘김영란법’이 지난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건, 모두 다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우려와 걱정 속에 출발한 김영란 법인만큼,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모습으로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이와 함께 주관부처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기다.
김영란 법 시행이 우선이 아닌, 세밀한 분석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해석이 모호한 일부 내용에 대해서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해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김영란 법‘과 함께 위축되고 있는 소비를 회복하기 위한 잠재적 소비 활성화, 수출 확대 노력 등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다.
허동욱 소상공인 진흥공단 전주센터장은 “정부가 현재 김영란 법과 관련해 내놓은 대부분 방안은 기존에 시행하고 있던 제도의 보완이다”며 “소상공인들에게는 제도적 개선에 따른 혜택이 돌아가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상공인 경영자금의 대출을 확대하고 소상공인은 농수산물 선물용 규격 포장재개발 등 적극적인 대응 전략으로 판로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세린기자?iceblue@

 


박세린 기자  iceblue92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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