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여 도전하라··· 성취·희열 기다린다"

<신년특집: 도전하는 청춘 이우찬씨> 하미수 기자l승인2017.01.01l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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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앞세워 힘든 삶을 보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도전의 소중함과 성취의 희열을 전하고 싶어요”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우찬(27)씨가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으로 이어지는 길이 4300㎞에 달하는 일명 '죽음의 코스' PCT(Pacific Crest Trail)를 완주했다.
  PCT는 멕시코 국경에 있는 캄코 지역에서 캐나다 국경에 있는 매닝파크까지 4300km에 달하는 거리의 미국 서부를 오로지 두 발로 걸어서만 종주하는 트래킹이다.
  이씨의 이 험난한 여정에는 사진을 담당하는 황재홍(26)씨가 함께했다.
  이씨는 출발 전 트래킹에 필요한 경비 등을 전북대학교 총동문회와 전주 제일치과 등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1000만 원을 마련했다.
  드디어 지난 5월 5일. 종주를 목표로 세우고 미국으로 떠났다.
  지난해 5월 5일부터 7월 26일까지 이미 6000여㎞에 이르는 미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한 경험이 있는 이씨였다.
  그래서 였을까. 이번 도전에도 더 자신감이 생겼고 이 또한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거친 등산로가 겹겹이 펼쳐져 있을 뿐만 아니라 9개의 산맥과 사막, 눈 덮인 고산지대, 화산지대가 있는 ‘죽음의 코스’가 이씨를 당황하게 했다.
  도보여행이 처음이었던 이씨는 첫 날부터 종아리 근육이 경직되고 무릎마저 한 걸음도 내딛을 수 없는 상태가 돼 절룩거리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루 도보 계획을 30~40㎞로 무리하게 세웠고 긴 거리를 두 다리로만 걸어야 하는 상황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탓이다.
  이씨는 첫 날을 생각하며 “즉흥적으로 열정, 욕심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첫 날이었다”며 “미리 계획을 보다 철저하게 세우고 현실성을 따져 차츰차츰 나아가려고 노력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씨 일행은 몸과 마음을 다잡고 다시 도전에 나섰다.
  PCT 코스에 적응할 즈음 거리에서 같은 처지의 수많은 하이커를 만났다.
  힘든 여정에 너나 할 것 없이 서로에게 힘이 돼 주었고 발을 맞추며 함께 걸었다.
  귀한 물과 음식도 나눠 먹고 길바닥에서 함께 잠을 청했다.
  험난한 여정이다 보니 간담이 서늘했던 순간도 마주했다.
  야생동물이 자주 출몰하는 코스에서 야생곰 2마리의 습격을 받은 것.
  "설마 곰이 덮치겠어" 하는 생각과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이미 다른 5~6팀의 하이커들은 쇠그릇을 두드리는 등의 큰 소리를 내며 곰을 쫓으려고 안간힘을 쏟는 중이었다.
  야생곰을 처음 본 이씨 일행은 커다란 곰 두 마리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피할 생각을 못했고 그저 신기해했다.
  다행히 이씨 일행이 쳐 놓은 텐트가 곰 출몰지역보다 20~30m 떨어진 곳이라 부상을 입는 등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지만 음식과 여권이 든 가방을 물어가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그 이후 이씨는 길에서 잠을 잘 때면 항상 야생곰의 출몰을 알아차리기 위해 식량이 든 '베어 케니스터'를 멀찍이 두거나 나무에 묶어 높이 올려놓았다.
  이씨는 “살아 돌아왔으니까 이런 얘기를 하는데, 돌이켜보면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다른 하이커들이 곰에게 습격을 받아 온 몸에 부상을 입는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그 곰은 우리가 봐오던 동물원에 있는 온순한 곰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포기를 모를 것 같던 이씨에게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
  400마일 정도 되는 오리건 주를 지날 때의 일이다.
  그날따라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꼈고 세찬 바람을 동반한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심지어 보이지 않은 탓인지 발을 헛디뎌 왼쪽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까지 입었다.
  텐트를 칠 수 있는 다음 캠프가 나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 도착했지만 상황은 설상가상이었다.
  텐트와 갈아입을 옷, 음식 등 모든 소지품들이 다 비에 젖은 것.
  이씨는 그 날을 회상하며 “물론 모든 여정이 다 힘들었지만 이 구간을 지날 때는 최악이었다. 다 포기하고 싶었고 심하게는 오늘은 진짜 죽는구나 싶었다”면서 “함께 했던 재홍이가 밀어주고 이끌어주지 않았으면 완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죽음의 코스’를 완주할 수 있게 한 건 바로 주변에서 묵묵히 도움을 주고 믿어줬던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이씨는 “과연 이 길을 걷는 게 정말 의미가 있나 싶었던 순간이 매일, 매순간 찾아왔다”며 “배움이나 성장에만 키워드를 맞춰 열정을 갖고 나아갈 생각만 하다가 하루 10시간씩 걸으면서 생각을 많이 해보니 제 인생에 우선순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 일행은 ‘도전의 소중함’과 ‘성취의 희열’을 느끼며 지난 10월 5일 캘리포니아 매닝파크에서 160일이 넘는 힘든 여정을 무사히 마쳤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나 또한 매일 성장하고 나아가고 또 나아가는 것에만 몰두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외에도 내가 봐야할 가치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느꼈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경험은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취업준비와 학업으로 힘든 청년들에게 스스로를 믿고 응원해주고 격려했으면 좋겠다”며 “사람마다 처한 환경, 배경, 관심사, 능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날 100%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믿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취업, 입사 등 사회가 강요한 목표를 좇을 필요는 없으며 과감히 나만의 꿈을 설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하미수 기자  misu77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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