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위권 구원 투수로 인정받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4일(한국시간) 2016년에 활약한 구원 투수 10명을 선정하며 오승환을 9위에 올려놨다.

낮은 연봉을 받으면서 엄청난 실적을 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ESPN은 "오승환은 지난해 연봉 대비 최고의 효율을 보인 선수다. 세인트루이스는 연봉 250만 달러에 오승환을 영입했고, 그 이상의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2016년 1월 1+1년 최대 1천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 보장 연봉은 250만 달러였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한 마무리 투수였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었다.

세인트루이스는 보장액과 인센티브를 1대 1 수준으로 정하며 '안전장치'를 했다.

첫해 오승환은 76경기에 나서 79⅔이닝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하며 세인트루이스가 원하던 활약을 했다. 인센티브도 모두 챙겼다.

ESPN은 "오승환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구원 투수는 6명뿐이었다. 상당한 부담 속에서도 오승환은 108탈삼진, 볼넷 18개를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을 했다"며 "애초 세인트루이스는 트레버 로즌솔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했지만, 시즌 중 오승환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19세이브를 올렸다"고 오승환의 활약상을 떠올렸다.

이어 "오승환은 헛스윙률 18%를 기록했다. 타자들이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대처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설명을 더 했다.

ESPN은 2016년 최고 불펜 투수로 잭 브리턴(볼티모어 오리올스)을 꼽았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가 타석에서 브리턴의 싱커를 본 뒤 '우아'라고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고 브리턴의 위력이 드러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앤드루 밀러(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켄리 얀선(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뒤를 이었다.

웨이드 데이비스(시카고 컵스), 마크 멀랜슨(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델린 베탄시스(양키스), 에드윈 디아스(시애틀)가 오승환보다 높은 평가를 받으며 5∼8위를 차지했다. 코디 앨런(클리블랜드)가 10위에 올랐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구원 투수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채프먼이 5년간 8천600만 달러(약 1천26억원), 얀선이 5년간 8천만 달러(약 95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했다.

오승환은 2017시즌 종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올해 활약도에 따라 연평균 1천만 달러 수준의 대형 계약도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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