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비즈니스계는 중국의 왕훙을 주목하고 있다. 흔히 걸어다니는 광고판이라고 불리는 왕훙은 우리나라의 유명 인터넷방송 진행자 혹은 파워

블로거에 해당하는 직업군이다. 중국의 왕훙은 주로 패션이나 미용에 관한 전문지식을 무기로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데 웬만한 연예계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
  왕훙의 위세를 보면 어마어마하다. 파피장이라는 왕훙은 무려 210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또 어떤

왕훙은 1분 만에 10만 명이 넘는 시청자를 동원하는가 하면 몸값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렇게 되니 기업들로서는 최고의 광

고모델이자 마케터로서 왕훙을 칙사 대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래서 등장한 용어가 왕훙 경제 혹은 왕훙 마케팅이다.
  여기서 보듯 요즘 미디어계의 최신 트렌드는 바로 1인 미디어다. 미니 홈피나 블로그, SNS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뉴스 전달 등 모든 정보 발신

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미디어 생태계가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정보 송신자 겸 수신자의 세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스마

트폰과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의 광범한 보급이 그 기반이다. 촘촘한 디지털 네트워크가 네티즌 모두를 송신자이자 수신자 즉 프로슈머로 만

든 것이다. 
  더욱이 1인 미디어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공론장 기능까지 맡아 하고 있다. 모두들 아무런 제약 없이 정치나 사회 일반에 걸친 토픽을 놓고

토론할 수 있다. 열려 있고 자유로우며 합리적인 숙의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 결과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네 명중 1명이 1인 미디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 대상 2291명의 26.4%가 인터넷 방송 등 1인 미디어를 소비했다. 남자 청소년의 비율은 3명 중 한 명으로 더 높았

다. 학교 급별로는 중학생이 32.2%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고등학생 24.8%, 초등학생 22.6% 순이었다.
  어느덧 1인 미디어가 우리 곁으로 바싹 다가온 셈이다. “똑똑한 개인이 모두 신문 방송기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2018년에는 신문기자가 그

리고 2020년에는 방송기자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이다.”  빌 게이츠의 말이다. 다소 황당하게 들리지만 일면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짚고 있다.

다만 미확인 허위사실이라든가 정보 편식, 파편화된 공론장으로 변할 우려 등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1인 미디어의 앞날이 밝지만은 아닌 연

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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