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장바구니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도내 역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도내 전문가들은 일부 생활 물가 기준으로 물가가 올랐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9일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북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보다 1.0% 올랐다. 도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0%대를 지속하다가 9월 1.1%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1%대에 머무르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세부적으로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보면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무려 12.7% 상승했다. 배추(97.2%), 무(113.1%), 당근(112.2%) 등은 2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환율 역시 물가 상승 요인 중 하나.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

이에 앞서 음료수, 맥주 등 서민이 즐겨 찾는 공산물이 올랐고, 연말 역시 각종 공공요금이 오르고 있다.

이처럼 일부 생활 물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테그플레이션이란, 스테그네이션(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합성어로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쁘면 수요 부족 등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데 반해 경기가 안 좋은데도 물가까지 뛰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뜻한다.

하지만, 도내 전문가들은 전체 물가를 기준으로 보면 고물가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소비가 크게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생활물가 등이 큰 폭으로 오른다고 해도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태라는 것.

더욱이 조류인플루엔자(AI)나 설 특수 등 계절적인 요인이 일시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여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관계자는 “생활물가가 신선식품 쪽으로 오르고 있지만 현재 도내 물가기준이 고물가로는 보기 어려운 문제”라며 “수년간 저물가 지속에 따른 기저 효과와 함께 조류인플루엔자 등 일시적인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이라 아직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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