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영애 작

십이지신 동물 중 유일한 날짐승으로 하늘을 날면서 땅 위에서도 살 수 있다. 상상의 동물 용과 친하며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길조로 여긴다.

유교에서는 다섯 가지 덕을 가진 동물로 칭송된다. 아름답게 솟은 닭 벼슬은 ‘문’, 날카로운 발톱은 ‘무’, 적을 앞에 두고 용감히 싸우는 건 ‘용’, 먹이를 보고 무리를 불러 나누는 건 ‘인’, 때를 맞춰 울어 새벽을 알리는 건 ‘신’이라 했다.

집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가축 중 하나로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다. 울음소리는 자명종이 없던 시절 아침을 알리는 시계였고 씨암탉과 달걀은 귀중한 손님을 대접할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었으며 삼계탕은 여름철 더위를 이기기 위반 보양식이었다.

2017년 정유년 닭띠 해, 지역작가들이 빚어내는 닭이 궁금하다. 우진청년작가회가 12일부터 2월 8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첫 띠전 ‘Dǎk’을 연다.

우진문화재단 청년작가초대전 공모에 선정된 작가들이 2012년 결성한 ‘우진청년작가회’는 정기전과 해외미술기행을 통해 친분을 쌓아온 이들이 학연, 지연을 부수고 뜻을 같이하며 앞날을 도모하기 위한 단체다.

심사로 뽑히는 등 실력과 개성을 인정받고 중견부터 청년까지 폭 넓게 모여 기대를 모았다. 2013년부터 그들의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정기전을 개최 중이며 2017년부터는 띠전을 정례화한다.

관객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쉽고 작가에게도 다른 소재와 기법을 연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돼서다. 올해의 띠, 닭은 조형적으로나 색감적으로 멋스러워 특히나 욕심내는 소재.

전시에는 한 해를 기원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덧댄 30여점이 자리한다. 참여작가는 이일순 고은화 이철규 서완호 김학곤 양성모 조현동 탁소연 송지호 김수진 김판묵 박천복 이주리 이정웅 장영애 조헌 최정환 이홍규 강현덕 김용수 박성수 조병철 이은경 박시완 임택준 김동헌 김성석 김성수 이효문 이호철 임택준 등 30여명이다.

작업의 경우 닭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정교하게 묘사하는가 하면 평소 연작물과 더한다. 가령 맨드라미를 그려온 박천복은 불그스름한 닭을 구현, 맨드라미와 닭 그 어디쯤을 향하고 이주리는 특유의 입체감과 세련미를 불어넣는다.

탁소연의 이번 무명씨는 닭과 병아리다. 이정웅의 책 나아가 하고픈 이야기, 김수진의 대담함과 화려함, 추상성, 김성석의 실감나고 섬세한 움직임도 배어있다. 장영애는 화사한 빛깔과 풍성한 질감으로 붉은 닭의 기운을 극대화한다.

김성석 작가는 “우진 주최로 청년작가전을 해 오곤 있었지만 실질적인 연대가 늘 아쉬웠다. 2012년 베이징 미술기행 당시 그러한 바람들이 현실화됐고 모임을 갖기 이르렀다”면서 “12년 주기인 띠전은 평소와 달라 새롭고 재밌지만 12년 후 작가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했는지 살필 수 있어 더 뜻깊다. 관람객들의 호응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063-272-7223. 월요일 휴관./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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