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구의 세상이야기 皇華臺

3-전북경제 악순환: 상부구조를 무너뜨린다

우리 고향 전북경제가 사상 최악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지역소득(잠정) 자료를 보면 전북의 지역내 총생산(명목, (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은 45조 4천억 원이며, 전국 최하위인 0.0% 성장에 그쳤다. 전국 성장률이 2.8%, 이웃인 경북은 6.1%, 전남은 4.2%이니 전북경제가 얼마나 위기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전북 경제의 전국 점유율은 2.9%로 인구 점유율 3.6%에도 미치지 못한다. 3%미만의 경제라고 하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1인당 지역총소득도 전국 평균이 3,103만원인데 비해 전북은 766만원이 적은 2,337만원으로 75.3%에 불과하다. 강원도 다음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북의 3,005만원에 비해 1인당 소득이 668만원이 적고, 전남의 3,173만원에 비해서도 836만원이나 적다. 같은 나라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고 열심히 일했는데도 전북의 1인당 소득이 형편없이 낮은 것이다.

전북 도민은 말없이 이 같은 상황을 감내할까? 모든 게 불평등한 대한민국에서 특히 전북은 정치적으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살아왔다. 이것이 오늘날 이 같은 지역경제 낙후와 불평등구조를 심화시킨 가장 큰 원인이다. 1960년대 이후 시작된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서 전북이 철저히 소외되면서 지역경제가 뒤처지게 된 것이다. 당시 300만 도민이 열심히 일하고 낸 세금의 상당부분을 특정지역에 쏟아 붓고 전북은 재정지원에서 소외된 것이다. 전북 인구는 180만명 대로 감소하고 정치적 위상도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남의 탓만 할 일이 아니다. 우리가 똘똘 뭉쳐 대통령감을 길러내지 못하고, 이 지역 출신 정치인들도 책임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 크다.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정부와 당당히 대결해서 전북 몫을 차지하지 못했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 강고한 파업투쟁 등도 우리 스스로 기업을 내쫓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래그나 누르크세(Ragnar Nurkse)는 빈곤의 악순환 문제를 지적한다. 즉 자본부족 →저생산성 → 저소득 → 저저축 → 자본부족의 문제이다. 우리는 전북낙후의 악순환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정부족->경제낙후->인구감소->정치력 위축->재정부족의 악순환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북의 존재와 상부구조 자체를 위협하고, 국가공동체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를 빚을 것이다.

헌법은 지역의 균형발전과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선언하고 있다. 이것은 기회의 균등만이 아니라 결과의 균등까지 지향하는 것이다.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사는 사람을 비롯한 500만 전북 도민은 전북경제를 살리는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50년 넘게 지속된 재정지원의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전라북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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