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구촌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이 과학기술이 인류에게 축복이 될지 아니면 재앙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인류의 생활에 일대 변

혁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리고 그 어느 시대적 트렌드보다도 활발

하다.
  사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IBM이 딥 블루라는 것을 개발할 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1997년 체스 세계챔피언 카스파로프와 인공지능의

대결에서 인공지능이 이긴 이후 관심은 부쩍 늘었다. 2011년에는 인공지능 왓슨이 미국의 유명 퀴즈쇼에서 기라성 같은 인간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우승하자 세계가 경악했다. 또 2016년에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 바둑의 정상을 달리는 이세돌 9단을 누르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졌다.
  미래학자 커즈와일은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아주 놀라운 예측을 내놓았다. 즉 오는 2029년에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는 로봇이

나올 것이며 다시 2045년에는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고 인간과 기계사이의 융합이 가능해지는 인공지능이 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

면 세상은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서는 특이점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선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이를 위험하게 보는 측은 인간을 능가하는 초지능이 탄생하면 인간을 노예로 삼거

나 학살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인간의 뇌가 얼마나 강력한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

든 만큼 통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의회 법사위원회는 필요할 때 로봇의 기능을 멈추는 킬 스위치가 필요하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로봇을 설계할 때 비상

상황에 대비해 로봇을 정지시키는 스위치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유럽연합 안에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 윤리 등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어떻게든 인공 지능이 가져올지도 모를 전 인류적 재앙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사실 인공 지능은 일상과 먼 이야기가 아니다. 로드니 브룩스는 “인공 지능은 지금 이 순간 당신 곁에 언제나 존재한다.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할 따름이다”고 했다. 자동차, 비행기, 컴퓨터 소프트웨어 모두가 광의의 인공지능 범위에 든다. 그런 마당에 이에 대한 경계심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완벽한 인공지능의 개발이 인류의 멸망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스티븐 호킹의 말을 소홀히 들어서는 안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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