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아마도 건강관리 차원서 이 영양소를 섭취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열풍의 기원은 1954년 미국의 라이너스 포링 박사가 비타민 C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으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비타민 C가 혈관을 튼튼히 함으로써 실로 만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취지의 연구 결과를 냈다. 이후 각양각색의 약제와 식품이 개발되고 또 팔려나갔다.

그런데 비타민 C는 인체 내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학자들은 원래 사람 몸에서도 합성됐지만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게 되면서 그 기능이 퇴화했다고 한다. 즉 몸 안에서 비타민 C를 합성하는 효소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함유 식품을 통해 섭취하거나 아니면 시중에 유통되는 약제로 보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비록 합성 비타민이라는 어감이 좋지는 않지만 다른 식품첨가물과 달리 석유화학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비타민 C 효능은 거꾸로 결핍 때 오는 증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이 영양소가 부족하면 괴혈병이라는 무서운 병이 온다. 또 모세혈관이 쉽게 파열되고 구토나 체중 감소, 면역기능 감퇴, 고지혈증, 빈혈, 스트레스 심지어는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음주자나 흡연자 등은 혈중 비타민 C 농도가 아주 낮아 이런 증상들이 쉽게 온다는 경고다.

물론 과잉되는 것도 좋지 않다. 이 영양소는 강한 산성을 띠기 때문에 상처가 깊어지고 출혈이 올 수 있다. 또 공복시 이를 과다섭취하면 속이 쓰리기도 하고 설사를 일으키는 경우도 잦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 개리 뷔트너 박사는 얼마 전 고용량 비타민 C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의하면 이 영양소를 정맥주사로 투여해 혈중 수치를 대폭 높이면 암세포만 골라 없애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없었다. 임상시험에서 표준 항암치료와 더불어 비타민 C 정맥주사를 병행한 결과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전반적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는 것.

아직 비타민 C 효능을 놓고 논란이 많다. 항암기능이나 심혈관계 질환 예방 등 기능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으로도 적당량의 섭취는 반드시 필요한 게 틀림없다. 무턱대고 많은 양을 먹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소홀히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래저래 사람이 먹고 사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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