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기능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교화적 기능 즉 교훈을 주는 것과 또 하나는 쾌락적 기능 즉 재미를 주는 것이다. 독자들은 간접경험

을 통해 교훈과 재미를 얻는다. 작중 인물들의 행위와 생각 등은 읽는 이에게 작가의 사상과 관념들을 구체적으로 전달해주는 것이다.
 특히 이름난 고전들은 이런 문학의 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고전이란 시대를 초월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계속 전해지고 읽히는 작품이다. 비록

꾸며낸 세계이고 현실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거기서 오는 감동은 현실 못지않다. 왜냐하면 허구의 세계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을 바탕으로

하는데다 있을법한 즉 개연성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명작이 대부분인 이 고전문학작품들은 따라서 독자에게 보다 웅대하고 의미 깊은 비전과 감

동을 선사한다.
  고전읽기는 좀 더 높은 수준의 독서에 속한다. 작품에 담긴 선인의 지혜와 혜안은 심미적 쾌감은 물론이고 폭넓은 식견과 소양을 함양해주며

사고력을 높이고 인생관을 확고히 하는 힘도 갖고 있다. 특히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고전이 갖는 강점이라고 하겠다.
  고전 중에서도 세익스피어는 단연 돋보인다. 세익스피어는 비록 16세기를 살다간 인물이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힘을 발휘한다. 특히 그가 쓴

비극들은 고통의 원인을 외부의 초월적 요인에서 찾지 않고 인간의 성격에 두었다. 그러한 인간에 대한 통찰이 감동적이고 시적인 언어로 형상

화돼 지금껏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세익스피어를 읽으면서 지금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세익스피어를 비롯해 고전에 속하는 문학작품들은 방대한 양과 지루함 때문에 독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일 퇴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재임 8년간 자신을 지켜준 책으로 세익스피어를 들었다. 의

외로 받아들여진다. 오바마는 세익스피어 작품들은 자신에게는 시금석 같은 존재라며 대학 때 우연히 들은 강의를 통해 경이감을 느꼈고 그 이

후 그의 비극들을 파고들었다고 술회했다. 오바마는 특히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특정 패턴의 비극이 반복되는지, 비극은 왜 생겨나는지 이해

하게 해주는 바탕이라고 했다.
  오마마는 퇴임시 지지도가 무려 60%에 달했다. 이쯤 되면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런 그의 바탕은 세익스피어 비극이었다

는 사실이 이채롭다. 그의 연설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이유도 밝혀지는 셈이다. 꼭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사회의 리더가 되려면 고전들에 어느

정도의 조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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