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가고 정월대보름이 왔다. 한 해의 첫 달 가장 큰 보름을 맞아 묵은 액을 털어내는 한편 그 해를 설계하고 운세를 점쳐보는 날로 부럼 깨기, 달맞이, 더위팔기, 쥐불놀이, 지신밟기, 기세배를 해 왔다.

어지러운 시국과 경제악화로 새해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음력 1월 15일인 2월 11일 정월대보름, 활활 타오르는 불길과 함께 마음을 새로이 하는 것도 좋겠다. 도내 곳곳에서 행사가 열린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회장 양진성)는 ‘제36회 필봉정월대보름굿-필봉산에 망월이야!’를 연다. 11일 오후 2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일대.

공동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전통마을굿을 접할 수 있는 기회로 ‘기굿’을 비롯해 마을 수호신에게 축제시작을 고하고 복을 기원하는 ‘당산굿’, 마을 공동 우물에서 벌이는 ‘샘굿’, 가가호호를 방문해 각 가정의 안택을 기원하는 ‘마당밟이굿(뜰밟이굿)’이 잇따른다.

더불어 채굿, 호허굿, 영산굿 등 앞굿과 노래굿, 춤굿, 재능기굿 등 뒷굿으로 구성된 판굿이 펼쳐진다. 관객과 공연자가 한데 어우러져 흥이 절정에 오르면 한 해 소망을 담은 달집을 태우고 굿은 마무리된다. 소원지 쓰지, 연날리기, 쥐불놀이, 부럼 깨기, 고구마 굽기, 음식 나눠먹기도 자리한다. 063-643-1902.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신동원)은 11일 오후 6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에서 정월대보름 공연 ‘복 터졌네! 복 받으란 말이요!를 갖는다. 창극단, 무용단, 관현악단 3단은 한 해의 힘찬 기운과 샘솟는 소망을 야외에서 가무악으로 풀어낸다.

동남풍과 무용단의 ‘길놀이’와 ‘축원 비나리’를 시작으로 국악의 아름다움과 타악의 역동성을 접목한 관현악단의 ‘달을 타고’, 타악과 몸짓이 하나 되는 무용단의 ‘타‧풍‧놀이’가 뒤따른다. 창극단은 달맞이 가세, 자진육자배기, 개고리타령을 선사한다.

풍등띄우기, 강강수월래(대동놀이), 부럼나누기, 달집태우기, 팽이돌리기, 굴렁쇠, 투호던지기, 서커스도 개최된다. 063-290-5531.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은 지난 달 27일부터 진행 중인 ‘제21회 설~대보름맞이 작은문화축전’을 이어간다. 4일에는 서예가 이명순(매당서예원장)이 직접 써주는 입춘첩 및 가훈·좌우명 을 받는 기회가 주어지며 5일에는 한지 염색에 도전할 수 있다.

11일에는 다양한 체험이 꾸려진다. 떡메를 치는 ‘인절미 만들기’, 한복을 기원하는 ‘복조리와 연 만들기’, 투호, 팽이, 쌩쌩이를 완성하는 ‘민속놀이기구 만들기’, 가족의 건강과 평안, 개인의 소망을 직접 찍어 가져가는 ‘희망부적 만들기’가 그것.

소원문을 적어 새끼줄에 끼워 넣고 태우는 ‘달집태우기’를 통해 제액초복을 기원한다. 직전 풍물패의 길놀이 및 식전공연이 마련되며 새해 무병장수를 비는 귀밝이술을 나눈다. 063-220-1011.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은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월대보름맞이 세시풍속 한마당’을 벌인다. 로비에서는 선착순 200가족에 한해 밤, 호두, 땅콩 같은 부럼을 나누며 하늘마당에서는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놀이, 팽이치기, 굴렁쇠 놀이를 즐긴다. 063-228-6485./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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