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시작은 1906년 미국의 레지날드 페선던이 메사추세츠에서 처음 공중파를 이용해 방송을 내보낸 데서 비롯됐다. 그 전에 이미 마르코니에 의해 무선전신이 발명되고 모르스 부호를 이용한 무선 통신이 있었지만 생생한 목소리를 무선으로 전달한 것은 페선던이 처음이다. 당시 기술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이어폰을 끼어야만 들을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1907년 포레스트가 오디오 진공튜브를 선보이면서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청취할 수 있었다.

이후 라디오 발전은 눈부시다. 1915년 라디오 방송국이 세워졌고 비로소 브로드캐스팅 즉 메시지를 광범하게 던져 전달하는 것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오늘날 우리가 방송을 브로드캐스팅이라고 부른 연유다.

1930년대와 1940년대 라디오는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이한다. 먼저 자동차에 라디오가 설치돼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듣게 된 것이다. 이는 라디오 청취자를 엄청나게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1939년에는 휴대용 라디오가 개발됐다. 단 돈 20달러면 살 수 있는 제품이었다.

전성기 라디오의 위력은 1938년10월30일 미국 CBS 드라마 ‘화성으로부터의 침공’ 사건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이 공상 과학 드라마를 어디까지나 허구라는 전제 아래 방송했는데 그 내용은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공해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진짜로 알아들은 시민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당시 100만여 명이 패닉상태에 빠졌고 피난 과정서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사건이 잇달았다.

하지만 라디오는 TV 등장과 함께 서서히 무대에서 멀어졌다. 영상시대가 열리자 단순히 소리로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라디오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라디오 인기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회복 추세라고 한다. 방송 3사에 따르면 그동안 라디오와는 멀었던 2030세대들이 청취자 군으로 유입되고 있다. 특히 출퇴근 길 프로그램들이 득세해 TV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사들은 그 이유로 좋은 음악과 더불어 교감하고 싶은 욕구가 많고 스마트폰 덕분에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보이는 라디오 등 기술 발전 등을 들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낙관적이다. 라디오가 서서히 영향력을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친근한데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부담이 덜하다는 등 장점이 작용할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책 보다 좋은 라디오 없고 라디오 보다 좋은 영화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더욱이 디지털 기술은 라디오의 가능성을 한껏 펼치는 촉매가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날로그적 감성의 생명력은 끈질기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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