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과 졸업생보다 재학생 신분이 유리하다는 기대감으로 해마다 급증했던 대학 ‘졸업유예자’ 신청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학생들의 인식변화는 졸업을 연기해도 향후 취업에 있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졸업유예를 위한 의무 학점 이수와 비용 부담도 적지 않은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전북지역 주요 4년제 대학들의 최근 3년 간 학부 졸업유예 현황을 보면, 많은 곳은 3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전북대학교에 따르면 학부 졸업유예 신청자는 지난 2014년 946명(1학기 531명·2학기 415명)에 달했지만 2015년 888명(1학기 553명·2학기 335명), 지난해 575명(1학기 370명·2학기 205명)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전주대의 경우도 2013년 502명(1학기 294명·2학기 208명)에서 2014년 854명(1학기 482명·2학기 372명)으로 급증했었지만 2015년 834명(1학기 492명·2학기 342명), 지난해 649명(1학기 376명·2학기 273명), 올해 1학기 현재 287명 등으로 급감소하는 상황이다.
우석대 또한 2015년 284명이 졸업유예를 신청했지만 지난해 171명, 올 1학기 89명 등으로 상황은 비슷하다.
대학가에서는 이와 같은 졸업유예 감소에 대해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아울러 취업시장이 최악인 현 상황에서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대부분 안정된 공무원 등이다 보니 졸업유예에 대한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졸업유예를 하려면 의무적으로 3학점 이상 수강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에 따르는 학점이수와 비용 등의 부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결국 학생들은 졸업 유예가 과거 취업준비와 스팩 쌓기를 위해 시간을 벌어주는 방법이었지만 현재는 취업 준비에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일부학생들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대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졸업유예가 급증했던 이유는 기업에서 졸업자보다 학생 신분을 더 선호할 것이라는 일종의 기대감과 대학 지원도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따라 졸업을 미루는 경향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졸업유예가 실제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차라리 졸업 후 인턴이나 공무원 시험, 고시준비 등의 적극적인 취업 준비를 하려는 성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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