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시인의 첫 청소년 시집 <난 빨강>은 청소년을 극적 화자로 등장시켜 또래의 눈높이에 맞추고 마음에 가닿았다. 7년여 만에 펴낸 두 번째 청소년 시집 <사과가 필요해>(창비)에서는 공감을 토대로 일상에 밀착한다.

이번에도 청소년이 시적 화자로 나서 10대의 마음과 상황을 현실적으로 그린다. 40대의 시인이 썼음에도 쉽고 친근하게 읽히는 건 글쓴이가 사춘기 즈음 정서와 감수성에 깊이 동화하고,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둡게 왜곡하지 않아서다.

이들이 겪는 반항심과 첫사랑, 호기심, 극도의 조울, 진지한 고민 등을 드러내면서 존재만으로도 푸르며 그 가능성은 가늠할 수 없다는 사실을 덧붙인다. 일단 현실의 고단함과 싸우는 아이들의 아픔이 짙게 묻어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10대들은 친구네 집으로 배달 가야 하는 일도 생기고<애매한 치킨>’, ‘교통사고가 났는데 절뚝거리는 자기보다 넘어진 오토바이를 먼저 살피는 사장도 만나며<오토바이>,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옥상 난간에 섰다가 용기 내 경찰서로 전화한 뒤 ’뜨건 눈물이 시원시원 터져 나와 흐르는<숨을 크게>’에서 엿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녹음이다. 눈부시게 푸르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파란색으로 상징되며 풋풋한 첫사랑과도 이어진다. ‘옷자락을 어정쩡 잡고 있던 미진이가/내 점퍼 주머니에 슬쩍 손을 넣어 왔다/아아, 얼굴을 살짝 대 오는 느낌도 났다//…/페달을 더 세계 밟아, 바람을 파랗게 갈랐다<밀착 자전거>’ 등.

정읍 출생으로 원광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거미’가,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2009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 저작 및 출판지원사업에 청소년시가 당선됐다. 신동엽문학상, 윤동주 젊은 작가상을 받았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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