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라일보 릴레이 인터뷰
- 한국농수산대학 김남수 총장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이하 '한농대')는 취업준비생에 준하는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 6.0%(28명), 20·30세대 30.2%(142명)가 합격하고, 또 졸업생 85% 이상이 농수산업에 종사하는 대한민국 대표 농업전문학교이다. 특히, 2017년 합격자 중 74.9%(227명)가 1만5,000㎡(구 4,500평 이상) 이상의 영농·영어기반을 갖춘 농어가 출신이고, 2015년 졸업생 가구 평균 연간 소득이 9,000만원 이상일 정도로 농업 전문가들이 집중되는 교육기관이다. 한농대의 전주 이전과 정원 480명 증가를 완성하고 있는 김남수 총장을 만나 한농대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한농대를 소개한다면?
한국농수산대학은 고령화와 개방화에 직면한 대한민국 농수산업을 이끌어 갈 청년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난 1997년 '한국농업전문학교'로 출발했다.
한농대는 3년제에 11개 학과로 운영되는 전문대학으로, 입학금, 수업료, 기숙사비 등 일체의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장점이 있다.
학과 역시 식량작물학과, 특용작물학과, 버섯학과, 채소학과, 과수학과, 화훼학과, 산림조경학과, 대가축학과, 중소가축학과, 말산업학과, 수산양식학과 등 농가별 특성에 맞게 분류돼 있다.
한농대에서 1학년은 전공기초과목, 2학년은 1년간 국내외 선진 농어장이나 연구기관에서 실습하며 실무능력을 배양하고, 3학년은 전공별 전문교육 진행 및 졸업 후 경영계획 수립 등 과정을 밟는다.
지난 2000년 209명의 졸업생을 처음으로 배출한 한농대는 지난해까지 4,04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일반 4년제 농과대 졸업생의 1.9%만이 농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반면, 한농대 졸업생들은 85%(3,251명)가 농수산업에 종사하면서 핵심 경영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15년 기준으로 졸업생 가구 평균 소득이 9,000만원일 정도로 우리 농업을 선도하는 학생들을 육성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 한농대 운영 주요 추진 방향은?
학생 정원 확대와 이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개교 20주년을 기념해 한농대 제2도약을 위한 6개 전략과제를 선정했다.
먼저 ▲미래수요를 반영한 현장 중심의 교육체계로의 개편을 위해 영농·영어 능력 배양을 위한 장기현장실습 내실화를 도모할 예정이며 ▲졸업생의 영농·영어정착 지원 강화를 위해 우수 영농정착 사례를 발굴해 자금과 기술을 지원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또 ▲입시제도 쟁점을 검토하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보편적이고 형평성에 맞는 선발 기준을 마련하고 ▲대학시설 확충 공사를 조기에 준공해 실무·실습 교육 인프라 확충으로 현장중심의 교육 여건을 마련토록 하겠다.
아울러 ▲신뢰와 배려가 우선되는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사기진작 방안을 마련하고 교직원-학생 간 소통 활성화를 위한 환경도 조성하겠다.
▲입학정원 확대 등 규모에 걸맞은 조직 확대와 예산 확보는 물론, A등급 책임운영기관으로 도약도 중요한 과제다.

◆한농대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정원 480명을 증원하는 결과를 냈다. 정원이 더욱 추가될 여지도 있는가?
우리나라 인구 감소가 지원자 감소로 이어져 모든 대학이 정원과 학과를 줄이고 있는 반면, 한농대는 정원 및 학과를 늘려가는 추세다.
경기 장기불황에 따른 도심에서의 취업난, 농업·농촌의 희망적 비젼 등 때문에 한농대 정원 증가라는 획기적 결과를 얻어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농대는 전주로의 이전 후, 학년당 390명, 1,170명 정원에서 학년당 550명(160명 증원), 총원 1,650명으로 480명(40%)의 정원 충원을 이끌어냈다.
먼저 2017년 80명 정도 정원을 늘렸고, 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매년 55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등 단계적으로 정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설원예, 곤충산업 등 미래 농수산업의 신소득원으로 성장하는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과 신설할 계획인데, 기존 11개 학과가 18개 학과로 늘어나며, 교수와 직원 역시 각각 8명, 5명씩 증원될 것이다.
올해는 입학정원 확대에 따라 교육관, 기숙사, 학생식당 등 필수기반 시설과 학과별 실습동 조성을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해 조달청, 시공업체와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6차산업 등 신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실무·실습 중심의 교육 인프라 기반 확충도 올해 사업이다.
다만, 한농대는 국비로 운영하는 대학이다 보니 입학정원을 계속해서 늘리는 것에 많은 제약요소가 따른다.
현 단계에서는 입학정원의 확대보다는 확대된 인원에 대한 교육과정의 내실화 문제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로 이전 후, 한농대의 달라진 점은?
지난 2015년 1월 27일 전주로 학교를 옮겼는데, 이는 단순히 교육공간을 이전했다는 의미를 넘어 한농대의 중흥이 시작되는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평소 강조하고 있다.
전주완주혁신도시 캠퍼스는 경기도 화성 캠퍼스와 비교해 크기가 약 3배로 넓어졌고, 최첨단 실습 시설을 갖추게 됐다.
이는 캠퍼스 설계 단계부터 이론교육을 진행하는 교육관동과 실습시설을 구비한 실습동 지역을 구분했고, 실습동 지역도 학과별로 구분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또 내부에는 최신화된 농수산업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신의 기술을 집약시킨 실습장을 마련해 교육의 질적 수준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한농대 주변에 농촌진흥청, 농식품클러스트, 시드밸리 등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식품 관련 개발 단지와 인근하고 있어 실습교육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도 갖췄다.
총장으로서는 한농대를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스탠다드 농업대학으로 승격시키는게 목표다.
독일이나 네널란드의 농업전문대학이자 직업전문대학 수준으로 한농대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그 과정에서 국제적 트랜드에 맞춰 교과 과목 및 학습질 등을 높여 도약의 계기를 찾고자 한다.

한농대가 이전함으로써 전북의 변화도 다양해지고 있다.
전북지역 학생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전까지는 전북 출신의 한농대 합격율이 16.2%였는데 비해 올해는 비율이 26.4%(124명)로 크게 늘었다.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지원율이 크게 늘어난 경향이 있다.
이는 결국, 전북지역에 젊은 선도농가가 크게 늘어남을 뜻하며, 전북농업이 타 지역에 비해 먼저 경쟁력을 갖추게 됨을 의미한다.
또한 입학 정원이 증가하면 기간제 직원 100여명이 지역에서 충원됨으로써 전북지역 일자리 해소에도 어느정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진청 산하기관과 비교하면 100여명이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일반행정기관과 비교하면 매년 상당히 도움이 되는 수치이다.
아울러 매주 수·금요일 저녁 교내식당 의무 휴업, 지역생산물품 우선구매 노력, 인근 노인복지관 및 1사1촌 마을에서의 봉사활동 등 이전기관의 기본적인 책임도 다하고 있다.
이밖에 귀농·귀촌 지원자를 대상으로 일·학습병행과정을 교육하는 농업마이스터대학, 정읍 단풍미인한우농가 위탁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한농대 산학협력단은 전북지역 각 농업기술센터의 위탁을 받아 귀농·귀촌 교육과 품목별 연구교육, 농업경영 교육, 스마트팜 운용기술교육 등 전북이 해결하지 못하는 교육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AI와 구제역 등 각종 악성가축질병으로 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응책은?
현재 학생들이 방학 중이기 때문에 직장 기본방역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당장 2월 졸업식부터 강력한 방역 통제가 시행된다.
이전에는 졸업식을 2월에서 4월로 옮기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농가 학생들 및 대·중·소가축학과 학생 및 학부모 모두 졸업식 참여를 금지할 예정이다.
아울러 3월 개학부터는 학내 방역 강화는 물론, 가축농가 현장 방문과 실습을 일시 중단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은?
대한민국이 산업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농수산업에는 언제나 '위기'라는 단어가 꼬리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대한민국 농수산업 위기의 핵심은 산업을 끌고 나갈 청년인력이 유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기술이 발전하고 스마트기술이 보급되면서 농수산업도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처럼 '하다가 안되면 농사나 짓지'라는 접근으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농수산업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을 이끄는 핵심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후계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포세대, 5포세대라 불리며 취업난으로 힘들어 하는 청년층에게도 농수산업으로의 도전을 적극 추천한다.
농수산업은 더 이상 사양산업이 아니라 기회의 블루오션이다.
어느 산업보다 청년층의 도전정신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농수산업이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는 분야가 농수산업임을 장담한다.
도전하는 청년층에게 농수산업에 대한 비젼을 심어주고, 전문지식을 교육해 대한민국 농수산업을 선도하는 트렌드센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농대도 노력하겠다.
평소 학생들에게 '긍정적 생각은 긍정적 결과를 얻어 선순환 구조를 이끈다'고 강조하는데, 긍정과 밝음의 바이러스가 전북에도 넓게 퍼지길 기대한다.
지역언론들도 긍정적인 효과가 파급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줬으면 좋겠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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