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전북 남원의 몰락해가는 양반가 며느리 3대 이야기를 다룬 고 최명희 선생의 대하소설 <혼불>. 전라도의 정서, 문학, 민속, 역사, 풍습이 고스란하고 특히 풍부한 어휘가 담겨 있어 필독서로 꼽히지만 방대한 내용 때문인지, 바쁜 일상 때문인지 망설여지는 게 사실.

올해는 꼭 혼불을 읽으리라 다짐한 이들, 이곳으로 향하면 되겠다.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와 최명희문학관이 소설 <혼불> 읽기 프로그램인 ‘꽃심소리’를 진행, 참가자를 모집한다.

10권 분량의 대하소설 <혼불>의 완독을 돕고자 2009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꽃심소리’는 전북 문학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전라도를 새롭게 인식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더 깊은 사고와 공유하는 삶의 기쁨도 느낄 수 있다.

매 시간 혼례·장례·지명·설화·동백꽃·음식·방언·전통놀이 등 각 권의 특징을 살린 다양한 주제로 강연하고 참가자들 간 감상평을 나누는 방식이다. 올해는 24일부터 7월 21일까지 매월 두 번째 주와 네 번째 주 금요일 오전 10시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2월 24일 오리엔테이션-최명희와 혼불△3월 10일 혼불 1권 감상평/전통혼례와 설화△3월 25일 혼불 문학특강-우리는 왜 혼불을 읽어야 하는가△4월 14일 혼불 3권 감상평-전통장례△4월 28일 혼불 4권 감상평-시와 문△5월 12일 혼불 5권 감상평-방패연(최명희 미공개 육성강연)△5월 26일 혼불 6권 감상평-지리와 지명△6월 9일 혼불 7권 감상평-전라도 방언△6월 23일 혼불 8권 감상평-동백꽃과 선운사(최명희 미공개 육성강연)△7월 14일 혼불 9권-전통문화△7월 21일 혼불 10권 감상평-전통놀이(가투) 순.

이번 특징은 ‘아름다운 혼불의 문장과 하나 되기’다. 참가자의 눈과 손으로 잊혀가는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다시 살피며 ‘나만의 혼불 어휘 사전’을 만든다. 또한 마음에 와 닿은 소설 속 문장을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해 전라도 사투리에 대한 친근감을 높이고 SNS에 공유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주강사는 최명희문학관 이진숙 전문위원(HPA수석연구원)이다. 이 전문위원은 “문학을 통해 나와 우리를 되돌아보고 삶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우리 삶을 이끌어온 도도한 정신의 맥을 찾아 전라도의 다양한 전통문화 폭넓게 공부하고 공감하고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학특강은 오랜 기간 <혼불>의 문화적 소통을 연구해 온 전주대 장미영 교수다. 장 교수는 ‘혼불과 소통하기’를 주제로 ‘우리는 왜 혼불을 읽어야 하는가?’, ‘혼불을 어떻게 읽고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무료로 진행된다. 신청은 23일까지. 063-284-0570./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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