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정비소 창업이 만든 기적
/전주비전대학교 자동차학부 박경민 교수
인간이 가축을 사육하고 곡식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또한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생활 속에서 겪는 다양한 활동에 있어서 보다 쉽고 편리한 이용을 추구하며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어 냈다. 그 많은 발명품 중에서 인간이 누리고 있는 가장 큰 과학기술의 혜택이 ‘자동차’가 아닐까 싶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서 컴퓨터다 핸드폰이다 의견이 분분할 순 있겠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나 공간영역을 더욱 확장시켜 준 혁신적인 변화에 대한 자동차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잠시 자동차의 역사를 살펴보면, 1879년에 프랑스인 조세프 퀴노가 발명한 증기자동차가 최초의 자동차였다. 이후 1985년 독일인 다임러가 가솔린엔진을, 1893년에 역시 독일인 디젤이 디젤엔진을 개발하면서 이전에 만들어진 독일의 벤츠사, 다임러사는 물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랑스 푸조사, 르노사, 이탈리아 피아트사 등이 설립된 1887년에 자동차회사가 본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하였다. 그로부터 약 10년 뒤에 미국인 헨리포드가 설립한 포드사에서 컨베이어 방식을 이용한 대량 생산을 성공시키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자동차의 시대가 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 자동차의 역사는 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1967년에 고(故) 정주영 회장이 세운 현대자동차가 그 시초이다. 처음에는 미국 포드사와 합작회사 형태로 아시아 자동차 생산을 홀로 이끌어가던 일본의 첨단기술을 어깨 너머로 배우면서 단순 조립 생산하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그러다가 1975년에 현대자동차의 기업정신과 도전의식을 바탕으로 과감한 디자인 투자를 통해 한국 최초 양산모델인 ‘포니’를 탄생시켰다. 당시 자동차 디자인업계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이탈디자인사의 수장이 파격적인 해치백 스타일로 디자인하여 전 세계적인 주목을 이끌어냈다. 우리나라 양산모델이 일본에 이어 아시아로는 두 번째로 남미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캐나다,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등 현재 우리나라 수출액의 약 10%를 책임지는 효자상품으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할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 자동차의 국제적 위상은 어디까지 왔는가? 120년의 전통과 기술을 가진 내놓으라하는 전 세계 수많은 메이커들과 당당히 맞서 50년 정도의 역사에 불과한 아시아의 후발국가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TOP 5, 세계 5위의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물론 2016년부터 인도 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하여 5위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수시장이 불과 190만대에 불과한 한국이 전 세계 시장에 거의 1천만대 이상을 판매해내는 기적 같은 일을 이뤄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의 뿌리가 자동차 정비업이라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잘 모르고 있다.
고(故) 정주영 회장은 1940년대 초에 서울에서 아트서비스라는 작은 자동차정비소를 창업하면서 현재의 현대자동차라는 국내 최고의 자동차 그룹으로 만들어 간 것이다.
그럼 시대와 환경이 달라졌으니 현재 자동차 정비업의 전망은 어떠한가?
요새 남학생들은 자동차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의 자동차 튜닝산업 육성과 청년창업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향후에 외제차 정비업이나 튜닝숍을 창업하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갖는 학생들이 최근 들어 많이 증가하고 있다. 사실 정비업이 예전과 같이 거칠고 투박한 직업이 아니다. 자동차가 첨단화되면서 자동차 정비도 자동차 진단장치(차량 스캐너)를 활용하여 똑똑하게 진단함으로써 정확한 정비기술로 작업하는 고급 엔지니어로 인식이 전화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전주비전대학교 자동차학부 학생들은 자동차 정비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있으며 정비사 국가자격을 갖춰가고 있다. 날로 복잡해지고 스마트한 자동차 기술에 발맞춰 빠르고 정확한 정비를 할 수 있는 미래 정비사들을 키워내는 것은 참 보람된 일이다.
자동차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것 이상으로 자동차를 고치고 정비하는 일도 그 이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정비를 배우는 학생들이 또 하나의 자동차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이 땅의 모든 정비업자들이 높은 자긍심으로 지켜 나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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