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부단히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연결을 유지해야 한다. 그 방법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행위다. 커뮤니케이션에 해당하는 정확한 우리 말이 없어 그냥 이렇게 쓴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의사교환과 정보 전달을 통한 불협화의 극소화와 합의의 극대화다. 소통을 통해 생존과 번영을 함께 하자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요소는 두 가지다. 하나는 사고력이고 다른 하나는 전달력이다. 사고력은 정보를 수집하고 발상을 하며 상황을 분석하는 힘이다. 아무리 의사교환을 하고 싶어도 담을 내용이 없으면 헛수고다. 또 하나 필요한 기술은 바로 전달력이다. 설득력과 대인관계력, 분해력이 그 내용이다. 자신의 의사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전달력 함양이 필수다. 그 전달력은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해 구현된다.
  그래서 미국 대학들은 글쓰기 지도에 전력을 기울인다. 학생들이 장차 사회로 나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려면 글 쓰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하버드 대학에서 글쓰기는 필수과목이다. 학부든 대학원이든 모든 학생은 관련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학교 측은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세분화하고 1대1 첨삭지도까지 해가며 글쓰기 능력을 높이려 애를 쓰고 있다. MIT 역시 전담 교수진이 30-40명에 이를 정로로 이 분야에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들 글쓰기 교수진은 시인이나 소설가, 에세이 작가는 물론 역사가, 과학자 등 각계 인사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다루는 범위도 과학 저널리즘에서 SF 소설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국내 대학들도 최근 글쓰기 지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대학은 올해부터 신입생 글쓰기 능력평가를 통해 수준을 파악한 뒤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멘토링을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한다. 이는 대부분 학생들이 고교 시절 입시에만 몰두하느라 글쓰기 능력을 배양하지 못한데서 온 현상이다. 막상 대학에 들어오면 시험 답안을 쓰는 것부터 리포트, 과제물 등 모두 글쓰기 능력이 필요한 상황인지라 이런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사실 사회생활 거의 모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과 글을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면 손해를 많이 보게 돼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 대학의 신입생들이 글쓰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면 다른 대학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개선하려면 역시 중고교 때부터 글쓰기 훈련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 참 답답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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